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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네모의꿈 Oct 24. 2021

널 있는 그대로 사랑해주는 사람은 없다

사랑을 노력하는 게 말이 되나고?

"널 있는 그대로 사랑해주는 사람을 만나"


출처 연애의 참견


이 문장은 너무나도 무책임 한 것 같다. 드라마, 영화 및 각종 연애 예능 프로그램에수 단골로 사용되는 멘트인데, 이 멘트가 내 생각엔 연인 간 싸움의 핵심이 되는 것 같다. 상담을 받으면서 이 문장이 얼마나 근거가 빈약한지 느끼게 되었다.


"남자 친구는 저에게 바라는 것을 계속 말해요."

"그건 아마 너가 더 많을 거야! 날 있는 그대로 인정하지 않는 건 너도 마찬가지라고!!"


물론 날 있는 그대로 좋아해 주는 사람도 있다. 그건 바로 엄마랑 아빠다. 물론 부모님들 중에 자식에 대한 기대치가 있는 사람들은 자식이 그 기대(명문 대학이나 결혼 등)를 충족시켜야지 사랑을 주기도 하지만 말이다. 또 다른 케이스는 아마 10년에 1번 나타날까 말까한, 바로 나에게 첫눈에 반한 짝사랑 남이다. 아주 가끔은 큰 노력을 하지 않더라도 관계가 잘 이뤄질 때도 있다.


출처 21세기북스


그러나 인간관계는 철저하게 '기브 앤 테이크' 방식이기 때문에 사실 아무 노력도 안 하고 사람과 관계를 맺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건 내 개인 의견이 아니라 유명한 심리학자인 로버트 치알디니와 보상 심리를 주장한 행동학자들의 주장이다. 사랑만 받으면서 사랑을 주지 않는 것은 사실 불가능한 관계이다.


좋아하는 것을 위해서는 스스로를 개선하고 맞춰가며, 바꾸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사랑받을 만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관계에서도, 일에서도 말이다. 인간은 좋아하는 것을 쟁취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고, 그 과정에서 발전하고 성장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 200만 원짜리 상담을 시작하게 된 것 같다.


출처 플로


그래서 박 모 가수의 "사랑을 노력하는 게 말이 되니~"라는 가사는 정말 X소리 노래라고 생각한다. 아마 그 가사를 쓴 작곡가는 3개월 동안 불타는 사랑만 한 사람일 가능성이 크다.


상담을 받으면서 나는 그동안 남자 친구라면 '으레' 당연하게 여겨졌던 것들을 당연하지 않게 여기는 방법을 배우게 되었다. 주변 친구들의 수많은 담론에서 조금은 자유로워질 수 있게 된 것 같다.


1."사람은 고쳐서 쓰는 게 아니다"


상담을 받기 전 주변에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이다. 그러나 실제 상담을 통해서 나와 남자 친구 모두 의사소통 방식이나 고정관념이 많이 변화했다.


EBS 유튜브 채널 <딩동댕 대학교>에서 오은영 박사가 한 말을 인용하고 싶다. 내 기준에 맞춰서 상대방을 일방적으로 고치는 것은 당연히 불가능하다. 하지만 상대의 장점, 단점, 약점을 모두 인정하고 조화롭게 변화하는 것은 가능하다. 그리고 상담의 목적은 이 사람을 내 방향대로 '고쳐 쓰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특성을 조화롭게 만들어 더 이상 싸우지 않는 것이었다.


2. "남자가 여자보다 능력이 없는 게 말이 돼?"

물론 KBS 8시 주말 드라마에서는 말이 안 될 수도 있다. 남편들 직업은 변호사, 건물주, 식품회사 CEO 이면서 여자들은 그냥 가정 주부인 시나리오는 5060 맞춤형 드라마이고, 경제적 활동과 함께 자유연애를 시작한 2021년에는 저 문장은 더 이상 통념이 될 수 없다. 우리는 이제 미디어에서 분리되어 각자의 연애 이야기를 만들어 내야 한다. 


3. "남자가 먼저, 더 좋아하는 연애를 해야지 여자는 행복한 거야"

방송에서 본인이 먼저 남편을 좋아했다고 고백한 홍진경


오은영 박사와 나의 상담 원장님이 공통적으로 한 말인데, 사랑은 쌍방이고 서로 좋아해야 하는 것이 맞다. 그리고 이 문장은 너무나도 구시대적이고 여성의 주체성을 무시하는 발언이다. 물론 남자가 먼저 좋아하면 여자가 더 편하기도 하지만, 그것도 처음에만 그렇고 수동적으로 사는 것은 건전한 관계의 지속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개인이 가진 자본, 사랑이나 애정을 표현하는 방식, 삶을 개척하는 능력, 사람들을 배려하고 소통하는 능력, 매력적인 외모, 넓고 견고한 인간관계 모두 '사랑받을 만한 준비'가 될 수 있다. 지금 있는 그대로 사랑받고 있다면 상관없다. 하지만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으면서"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해주는 사람은 없네..."라고 한탄하고 있다면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출처 웹툰 덴마


처음 200만 원을 투자하자고 결심하게 된 것은 단순히 싸우는 것을 그만하고 싶어서였다. 하지만 상담을 통해 배우게 된 것은 나 자신을 스스로 지키고 사랑받을 만한 소통법이었다.


아직 상담은 진행 중이고, 상담을 받으면서 이 돈으로 가방을 사는 게 좋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었을 때도 있었다. 그러나 이 투자가 나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에 확실한 도움을 주고 있고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자극한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만약 당신이 관계 때문에 힘들어하고 있다면, 그리고 그 방법을 배울 공간이 부재한다면 인생에서 한번쯤 투자를 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오늘도 나는, 더 나은 내일의 나를 사랑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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