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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ed Marine May 04. 2020

낙타 바늘구멍 통과하던 나의 첫 번째 취업 도전기

#. 25번째 이야기

지금 현재 내 인생의 가장 빛났던 순간이 언제였을까?를 한참 동안 고민해봤다. 아마도 학교를 졸업하고 첫 직장에 입사하던 그때가 아니었을까? 이 글은 건축학도로서 걸었던 나의 첫행보와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있는 건축가 집단에 들어가기까지 학창 시절 처음 도전한 공모전을 시작으로 좌충우돌 벌어지는 에피소드와 좌절하지 않고 끝까지 도전하여 취업에 골인하던 그 순간순간들을 모아 지금 시작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줄 수 있는 글이다.




아마 2007년쯤으로 기억된다. 대학교 학창 시절 우연한 계기로 취업특강을 듣게 되었는데 현재를 기준으로 자신의 이력서를 써보는 시간이었다. 하지만 나는 정말이지 개인 신상정보 이외에 아무것도 채울 수 없다는 것에 너무너무 놀랐던 기억이 난다. “대외활동 및 수상경력은 뭐지? 건축에도 상을 받을 수 있는 게 있는 건가?” 지금 생각하면 웃음만 나온다. 학과 선배들과 지도교수님을 통해서 건축공모전이 있다는 걸 처음 듣게 되었고,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대학생들의 치열한 아이디어 싸움을 하는 경쟁 대전이었다. 복학 후 첫 전공과목인 건축설계에서 A+를 받게 되어 나름 자신감이 있던 시절이었기에 학기를 마치고 여름방학이 시작될 무렵 다른 친구들이 알바를 할 때 나는 연구실에서 학과 후배들과 3인 1조로 “LH 대학생 주택 대전”에 참가하게 되었다. 그렇지만 고작 단독주택이나 설계했던 나의 실력으로 공동주택 전국대회에 나간다는 건 마치 계란으로 바위 치기나 다름없었다. 머리를 싸매고 3주를 보냈지만 결국 마감조차 하지 못했다. 부끄럽지만 그렇게 나의 첫 건축공모전은 좌절과 충격을 명백한 실패의 쓴 잔을 안겨주었던 기억으로 남았다.


지금에 와서 곰곰이 생각을 해보면 취업을 위한 나의 첫 공모전의 에피소드가, 이 실패가 나에게는 너무나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되어주었던 것 같다. 그 후로 나는 좌절보다는 정복을 선택했다. '안되면 될 때까지'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여러 가지 나만의 무기를 갖추어 다시 재도전해야겠다고 생각했고 기존 수업시간 이외에 실천하면 좋을 나만의 방법을 적어보았다.


1.  내 생각을 구현하기 위한 3D 모델링, 포토샵, 오토캐드 등 표현을 위한 프로그램 정복하기

2.  건축공모전 대상 및 입상한 팀을 찾아가 인터뷰하기

3.  건축공모전 수상작 전시회, 대학교 졸업전시회 등 관련 자료 수집하기

4.  건축 논리에 대한 전공서적 읽기/쓰기


이후 방학마다 연구실에서 건축공모전을 수도 없이 참가했고, 졸업하기까지 계산해보니 14번의 국/내외 건축공모전에 참가해서 8번의 입상을 하게 되는 결과를 얻게 되었다. 비록 대상의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공모전에 꾸준히 참가하면서 그 수상작들이 취업할 때 제출해야 하는, 나를 알릴 수 있는 '작품 포트폴리오'가 되어주었다.


꾸준히 공모전에 참가하면서도 또 다른 활동은 실제 건축가들을 만나는 일이었다. 내가 가고 싶은 건축사사무소 회사에 방학기간 4주 정도 지원하여 현장실습을 가보니 너무나 어려운 건축법과, 구조, 전략 등등 매일매일 업무를 함에 있어 실수투성이었다. 그렇지만 마음속으로 5년 뒤 10년 뒤 나는 미래의 내 모습을 기대했다. 그리고 프로들과 함께 건축 작품을 만들어가는 이 순간을 즐기기로 마음먹었다. 그 시간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값진 경험이 되어주었고, 간접적으로나마 실무의 분위기와 업무를 익힐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아마 취업하고 나서야 알게 되었지만 이곳에서 실습을 진행하면서 이 일이 내 심장을 뛰게 하면서 동시에 가장 즐겁고 좋아하는 일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던 것 같다. 훗날 대학원까지 마치고 취업 최종면접에서 “내가 처음으로 실습한 이 회사에 꼭 오고 싶습니다”라고 강하게 어필했던 이유가 그것이다.


"현장실습을 하면서도 나 스스로 약속하며 실천한 방법이 있다."


1.   매일매일 오늘 보고 느꼈던 부분을 포스트잇을 이용해 일기로 기록하기

2.   모르는걸 부끄럽게 생각하지 말고 하루에 한 가지씩 질문하기

3.   항상 메모하고, 내가 했던 업무를 저장매체를 이용해 저장하자.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매년 이력서와 자소서를 업데이트하게 되었고, 처음에 빈칸으로 되어있던 종이가 한 칸씩, 한 칸씩 가득 채워지는 것을 보며 무엇이 부족한지 느꼈고, 무엇을 더 준비해야 하는지 그리고 조금씩 걱정과 불안이 자신감으로 바뀌게 되는 순간이었다.


현재는 내가 원하는 건축가 집단에 당당히 입성하여 나의 꿈을 위해 달려가고 있다. 나의 첫 직장이자 현재 진행형인 이 순간을 너무나 즐기며 디자인을 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무모했고, 막연하게 시작했던 나의 건축 인생이지만 나 자신의 실력과 내가 처해있는 위치를 스스로 인정했고 부족한 부분들을 채워나가다 보니 원하는 일을 할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Note.
여기까지 <나의 시작, 나의 도전기>에 대한 나의 경험을 바탕으로 쓰인 글입니다. 시작했다면 그것 만으로도 멋진 당신입니다. 누구나 시작과 도전은 다양한 이유들로 어려움에 부딪히지만 나 자신을 믿고 내 미래를 그려보십시오. 언젠가 그 꿈과 닮아가고 있는 나와 마주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들 인생에 가슴 설레는 첫 시작과 도전을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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