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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ed Marine Feb 27. 2022

누구나 한 명쯤은 마음속에 그리운 사람을 품고 산다

#. 59번째 이야기

오늘 찬바람과 기온이 영하의 날씨로 떨어지는 맹추위가 기승을 부린 날이었습니다. 퇴사 후 친구와의 약속을 가기 위해 한 참 동안 고속버스를 기다리는데 문뜩 머릿속에 그리운 한 사람이 떠올랐습니다.


여러분 가슴속에도 그리운 사람이 존재하시나요?
생각만 해도 가슴이 아프고 눈물이 날 만큼 간절한 사람이 있으신가요?

저마다의 사연은 다르겠지만 그런 존재는 모두에게 한 두 명쯤은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많은 분들이 이러한 그리움에 대한 감정을 스스로 어떻게 극복하고 자신을 위로하며 살아가는지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게 되네요.




최근에 많은 기억들이 마음속에서 하나씩 하나씩 올라와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깊은 한 숨을 내쉬는 일들이 늘었습니다. 얼마 전 오랫동안 다녔던 회사를 그만두고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서 여수행 티켓을 끊고 고속터미널로 갔어요. 그곳에서 부푼 가방과 함께 여행을 위한 설렘으로 가득한 눈동자를 한 많은 사람들을 봤습니다. 주말이라 그런지 고향 집으로, 사랑하는 사람들 곁으로 다시 돌아가느라 바쁜 발걸음들을 보았고 그 표정과 모습에서 이렇게 어딘가 돌아갈 곳이 있다는 건 참 감사한 일이구나라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저는 불과 4년 전만 해도 돌아가고 싶은 곳도 사람도 없어서 끊임없이 일을 하거나 여행을 다녔습니다. 큰 충격으로 인해 무엇에도 안정을 느끼지 못해서 일에 빠져 지내면서 바깥으로만 나돌던 시절이었던 것 같아요. 그런 기나긴 시간을 보내서 그런 걸까요? 지금은 무수히 많은 감정이 일어나도 꽤나 괜찮은 내가 된 것 같아서 괜찮아졌어요. 시간의 흐름으로 인해 나로부터 비롯된 감정은 깊어져도 타인에 대한 감정은 일정 거리를 유지하게 되었습니다. 심리적으로 누군가를 너무 사랑하거나 미워하거나 그리워하는 일도, 누군가에게 상처받지 않으려고 사랑을 애써 외면하는 일도 이제는 잘 일어나지 않거든요. 그러려고 굳이 애쓰지 않는다는 것이 맞을 거예요.


그래서 그랬던 것인지 저는 터미널 앞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안고 펑펑 울던 한 사람을 보며 많은 감정이 교차했습니다. 누군가가 정말 그립다는 건 저런 것일까? 이제는 사람들이 그리움을 말할 때마다 어김없이 그 장면이 떠오를 것 같습니다. 20분 후 버스가 플랫폼에 들어올 때까지 그들은 그렇게 서로를 안고 있었습니다. 그 광경이 너무 영화의 한 장면 같아서 멍하니 한없이 바라봤어요. 하지만 그들은 주변의 시선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 순간에 빠져 있었습니다. 이내 버스에 올라 저들은 어떤 사연이 있을까.. 무슨 기분이 들까.. 마음속으로 혼자 이런저런 생각을 했습니다. 돌아가는 버스에서 내내 나에게도 저렇게 사무치게 그리운 사람이 존재하는 걸 잊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강하게 밀려왔습니다.


제게도 헤어짐에  그리운 사람이   있거든요. 바쁘게 살아가는 시간 속에서도, 눈을 감고 잠이 드는 시간에도 마음에 한가득 차지하는 그런  사람입니다. 위드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고 있기에 어려운 시기를 보내는 시간들이 힘들고, 괴롭거나 외롭지는 않은지 그리고 밥은  먹고, 잠은  자는지 이러한 사소한 일상의 궁금증이  많이 생각나는  같습니다. 예전에는 그리운 사람이 생각나면 억지로  그리움의 마음을 가슴속 깊이 넣어두려고 했던  같아요. 제가 살려고 두려웠부정시간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스스로 그리움과 마주하며 지금의 감정에 대해서 받아들이기로  순간부터 그리운 사람이 생각날 때마다 애써 부정하기보다   긍정적인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현실적으로 용기 내지 못하고 있지만 그래도 만나야  사람은 언젠가  다시 만날 거라는 생각을,  희망의 끊을 놓고 싶지 않기 때문인  같습니다.


많은 분들이 살아가면서 어떤 대상과 만나고 헤어짐을 겪으면서 '그리움'이라는 감정을 느끼고 배우며 살아왔을 거예요. 하지만 이러한 감정과 마주할 때 많은 분들이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저 나름의 방법으로 주변의 많은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고 있습니다. 제가 겪은 일들과 그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그리움'에 대한 주제를 가지고 말이죠. 그중에 지인이 해준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립다는 말이 저는 참 좋아요. 그 그리움 속에는 참 많은 것들이 담겨 있잖아요. 함께한 시간도, 함께한 이야기도, 함께한 기억들이 추억이 되어 주잖아요. 사람은 추억을 먹고 산다고 하는데 그리워한다는 것은 좋던 나쁘던 나만 간직한 추억을 하나하나 꺼내볼 수 있는 거 아닐까요? 정작 그리워할 대상조차 없는 것에 비하면 참 좋은 감정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리움이라는 단어는 힘들고, 눈물이 나고 가슴 아프다는 학습에서 벗어나 정면으로 마주 해보는 건 어떨까요?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어도 기억 속에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것들이 존재한다네요...."


너무나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주었고, 내가 앞으로도 그리움이라는 단어와 어떻게 마주해야 할지 방향을 보여주는 메시지였다고 생각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리움'에 대한 오늘의 기록을 해보고 싶다.


어느새 그리움은 무뎌져 흐려지겠지? 그러나 추억은 지워지지 않는 거라고 생각해.

계속 흐릿해져 가는 너의 모든 것과 반대로 기억은 더욱 선명해져 갈 거라고 나는 분명히 생각해.

너는 내 존재의 이유이며 나에게 참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끼게 해 주었던 사람.

부정적인 감정이 아닌 긍정을 공유할 수 있게 해 주었던 사람.

언젠가 약속해. 꼭 다시 만나서 함께 하자고 함께 살아가자고.

너와 내가 가는 길에 어떤 시련과 고난이 펼쳐져 있을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꼭 다시 만나자.

봄의 끝자락에서, 여름의 수평선에서, 가을의 초입새에서, 겨울의 한가운데서

그렇게 하루하루를 한 달을, 일 년을, 평생을 서로의 이야기로 채워가길 바랄게.


"그렇게 나는 오늘도 너를 그린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저에게 '그립다'라는 표현은, 현재 내가 그것을 가지고 있지 못하기에 그것을 가졌던 그 과거를 돌아보며 기억하는 것이자 현재 내 손안에 없기에 더 애틋하게 느껴지는 감정입니다. 오늘은 음악을 듣던 중 란 '어쩌다가'의 가사가 참 그립다는 감정에 공감이 되는 노래였네요. 한 번쯤 들어보시길 추천드리며, 우리가 생각하는 그리운 감정은 부정적인 의견보다는 누군가와의 추억이 있다는 것이고 그 사람을 생각하게 해주는 내 아름다운 기억으로 바라보는 건 어떤가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억눌러야 할 감정이 아니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지내보시길 저도 응원하겠습니다.




NOTE
벌써 새해가 시작한 지 2달 여가 지나가는 시점이네요. 인생에서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되는 과정에 있어 2022년의 글이 다소 늦어졌습니다. 올해도 좀 더 여유를 가지고 많은 분들에게 제가 쓰는 글을 통해서 희망과 응원의 메시지가 될 수 있도록 열심히 쓰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관심과 소통을 통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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