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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냥이 Aug 31. 2022

프로젝트는 달력으로부터 시작되었다.


2022년 달력 샘플 제작




프로젝트는 달력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동네책방 그 자체가 좋았다.

그림을 좋아하지만 창의력 있는 그림을 그리는 재주는 없었던 나는 골목과 여행, 아이들 위주로 그려왔었는데,  책방이 주는  따뜻하고 안정감 있는 느낌에 매료되어 한 장 두 장 그리다 보니 책방 그림 지분이 가장 커지게 되었다. 그림을 본격적으로 그리기 시작한 이후 매년 연말 내 일러스트를 모아 달력을 만들기 시작했다.

첫해에는 취미 삼아 그린 그림을 모아서 작은 사이즈로 소량 제작해 지인들에게 선물로 나누어주었고, 인스타에서 이벤트를 열어 인친들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다음 해에는 일상 그림 외에 책방 그림 많이  일상 일러스 서점 일러스트 두 가지 버전으로 텀블벅에서 후원 형식으로 진행해보았다.

혼자 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림만 열심히 그리면 되는 게 아니었다.

제품을 발주하고 시안이 나오면 사진을 촬영해서 텀블벅에 프로젝트를 올리고, 홍보를 하고 주소를 취합하고 포장재 구입부터 발송까지 모든 것을 혼자 해내야 하는 작업이었다.

연말이라 인쇄소 달력 주문이 밀려서 약속한 날짜에 배송을 하지 못할까 봐 전전긍긍하기도 했다. 그렇게 가슴 졸리는 경험을  후에 뭐든 닥쳐서 하면 안 된다는 당연한 교훈을 다시 한번 되새기고, 이번엔 꼭 미리미리 하리라 다짐하며 새해가 밝자마자 1월부터 2023 달력을 계획했다.  

이름하야 ‘독립서점 그리기 프로젝트!’ 아무도 관심 없을지라도 나는 진행하기로 했다. 달력 12장. 서점도 12곳이 필요했다.

2022 1월부터 모집한 달력 프로젝트는 열호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전국의 독립서점들이 서로 그려달라고 아우성을... 치는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소리 소문 없이 조용히 12곳의 신청이 마감되었다. 가을에 접어든 현재 2곳을 제외하고 책방 그림 완성되었고, 이제 서두르지 않고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숨을 고르는 중이다.

1월부터 모집하지 않았다면 지금 몇 군데 그리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미리미리 준비한 나 자신 칭찬해)

  있는 곳은 가보고 직접 사진을 찍은 후에  사진들을 토대로 그림을 그렸고,   없는 곳은 예쁜 사진들을 직접 받거나 피드에 올라온 사진들을 바탕으로 재구성해서 그렸다. 대표님들은  사진 실력보다 훨씬  좋은 실력자 분들이시기에 사실 직접 가지 않아도 충분히 좋은 그림을 그릴  있었다. 하지만 내가 그곳에  가고 싶은 마음이 있었기에 여건과 시간이 허락하는 선에서는 최대한 많이 가보려고 했다.

 달력 프로젝트가 아니더라도 서점을 찾아보는 과정에서 정말 많은 종류와 다양한 개성을 가진 서점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과정 자체가 나에겐 기쁨이었다.

서점이 좋아서 그리기 시작했고, 달력 프로젝트로 서점 대표님들과 인연이 되어  올해 세 번의 서점 전시로까지 이어졌다.

(서점 전시에 관한 이야기는 후에 다른 꼭지에서 자세히 다루려고 한다.)

한 치 앞도 알 수 없고, 가끔씩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도 흐르는 것이 인생이다.


직접 제작했던 2022년 달력, 2021년 달력 투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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