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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냥이 Sep 05. 2022

진짜 동네 책방을 찾다.

여름책방 (2021.11)



진짜 동네 책방을 찾다.


주유 등에 불이 들어왔다.

기름값이 연일 치솟던 7월 중순 어느 날.

1,970원대의 기름값의 유혹을 떨치지 못하고 오늘의 목적지와 반대 방향인 가장 저렴한 주유소로 향한다.

왕복 10km의 기름을 길바닥에 버리고 이게 이득인지 뭔지 모른 채로 오늘의 목적지에 도착한다.


사실 오기 전에 좀 설렜다.

독립 서점을 돌아다니며 그림도 그리고 기록도 하고 있지만, ‘나의 동네책방’은 아닌 곳들이다.

반나절은 시간을 비워두고 미리 스케줄을 정해서 움직이는 곳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집 근처라고 하기엔 살짝 애매한 거리이긴 하나,

어쨌든 맘 편히 갈 수 있는 위치에 드디어 독립서점이 생긴 것이다.

며칠 후면 아이의 여름방학이 시작될 예정이었고, 방학 전 약간의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때 혼자 와보고 싶었다.


아파트 상가건물 2층에 위치한 책방. 지하에 주차를 하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야외로 빠져나왔다가 상가건물로 들어가는 구조다.

조심스레 유리문을 열고 들어가 본다.

입구에서부터 큐레이션 된 책들이 보기 좋게 진열되어 있다.

아는 책도 있고, 모르는 책도 있고, 알아가는 중인 책도 있다.

아이들 책의 비율이 높다는 것이 다른 독립서점과의 차별점이다.

아이들의 흥미를 끌만한 그림책들, 무려 포켓몬 도안 책도 구비되어 있다.

주제를 갖고 나뉘어 있는 책 중에서 글쓰기 모임에 관한 책이 눈에 들어왔다.





책 한 권과 커피 한 잔 값을 지불하고 창밖 풍경이 잘 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는다.

점심시간이 막 지났을 뿐인데 시험 기간인지 교복 입은 학생들이 거리의 풍경을 채운다.

근처에 생긴 책방이 너무나 반가운 나에게는 한 번 가고 마는 곳이 아닌,

날이 좋으면, 비가 오면, 쌀쌀해지면 그냥 문득 생각나서 찾아가는 그런 곳이 되었으면 한다.

휴식과 위안을 주는 그런 존재로 자리 잡았으면 한다.


그렇게 진짜 ‘동네 책방’과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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