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의 시대에 고립을 선택하는 사람들
그날은 정말 너무 힘들었다.
그냥 누군가한테 말하고 싶었다.
“나 요즘 좀 많이 버겁다”고.
근데…
이상하게도 단 한 사람도 떠오르지 않았다.
그런 내가 서글퍼서,
평소에 눈팅만 하던 단톡방에 문득 메시지를 남겼다.
“요즘 다들 잘 지내?”
1시 12분.
보낸 지 3분 만에 '읽음 4'.
그 후로 10명까지 늘어났지만, 여전히 아무도 말이 없었다.
2시간이 지나고,
오후 3시 26분.
한 사람이 올린 메시지.
“ㅋㅋ 오늘 회사 진짜 개판남 ㅠㅠㅠ”
그 순간 느꼈다.
아, 나는 그냥 지나가는 알림이었구나.
존재하되, 중요하진 않은 사람.
무시당한 것도 아닌데,
그보다 더 서운한 방식으로 무시된 느낌.
요즘 우리 모두, 연결돼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더 깊이 고립돼 있다.
톡은 계속 오지만,
그 안엔 진짜 대화가 없다.
‘ㅋㅋ’, ‘ㅇㅋ’, ‘ㅎㅇ’
짧고 가벼운 반응들만 넘친다.
사람은 많은데, 정적만 가득하다.
우리는 언제부터 이렇게 되었을까.
어릴 때는 누군가의 눈치를 보지 않고 마음을 털어놨던 적도 있었는데,
언젠가부터 감정을 나누는 일이
부담스럽고, 위험하고, 귀찮은 일이 되어버렸다.
왜일까.
아무도 누구의 감정을 버틸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슬픔을 들어준다는 건,
그 무게를 같이 들어야 한다는 뜻이니까.
내가 힘든 상황에서,
타인의 고통까지 받아들이는 건 너무 벅차다.
그래서 우리는 점점 더 말하지 않고, 듣지 않는다.
이상한 일이다.
인터넷으로 언제든지 연결될 수 있는 시대인데
정작 마음을 나눌 곳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카페는 조용하고,
사람들은 서로 얼굴을 보지 않고,
거리에는 목소리가 없다.
각자의 방, 각자의 마음, 각자의 고립.
우리는 더 이상 혼자가 외로워서가 아니라,
연결이 너무 피곤해서 혼자를 택하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하지만 문득문득,
혼자 있는 침묵이 너무 차갑게 느껴질 때가 있다.
누군가 내 말에 “응, 나도 그래”라고 답해주기만 해도
견디기 쉬워질 텐데…
그 작은 위로조차
요즘은 사치처럼 느껴진다.
우리는 아직 '연결되어 있는 사람'이지만,
마음은 점점 더 도달하지 않는 곳에 홀로 남겨진 채
오늘도 말 대신 침묵으로 하루를 끝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