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언제부터 서로를 믿지 않게 되었을까

신뢰는 사라지고, 의심이 일상이 된 시대

by Dㅠ
ChatGPT Image 2025년 5월 15일 오후 09_10_12.png


점심시간이었다.
팀장님이 갑자기 커피를 건네며 말했다.
“요즘 고생 많지?”

기분이 좋아야 정상인데
먼저 든 생각은 이거였다.
‘뭐지...? 뭘 시키려는 거지?’

그 순간 스스로가 좀 슬퍼졌다.
누군가의 호의 앞에서 먼저 의심부터 하는 내 모습.


요즘은 누가 잘해주면
“왜?”라고 묻는 게 먼저다.

그 사람이 나빠서가 아니다.
그동안 너무 많이 속았기 때문이다.

칭찬 뒤에 더 큰 업무가 따라왔고,
호감 뒤에 갑작스런 차가움이 있었고,
친절 뒤에는 늘 뭔가 ‘목적’이 숨어 있었다.

그리고 어느 날, 내 안에 이런 목소리가 생겼다.
“다시는 바보처럼 믿지 마.”


한 번은 소개팅 자리에서
상대가 먼저 웃으며 연락처를 줬다.
순간, 설렘보다 경계심이 먼저 올라왔다.
‘혹시 외로워서 아무한테나 그러는 건 아닐까?’
‘아니면 내가 너무 오버해서 착각하는 걸까?’

그리고 그런 생각을 하는 내가,
조금은 서글펐다.


신뢰란 건 원래 그렇게 대단한 게 아니다.
말 한마디, 기다려주는 태도, 사소한 반복.
그 벽돌 같은 조각들이
조금씩 쌓여서 만들어지는 거였다.

하지만 요즘은
그 벽돌 하나 쌓을 시간도 없다.
다들 바쁘고, 조급하고,
조금이라도 이상하면 바로 거리 둔다.
'괜히 정 줬다가 손해보지 말자’는 식이다.


그렇게 우리 사이엔
'불신’이라는 공기가 자연스럽게 깔린다.

“너무 친해지진 말자.”
“불편하지 않을 만큼만 친하게 지내자.”
“기대하지도, 정 주지도 말자.”

우리는 서로에게 다가가는 대신,
‘적당한 거리’를 관리하는 데 익숙해졌다.
그리고 그 거리는
더 이상 가까워지지 않는다.


가끔은 정말,

그저 누군가가 내 얘기를 조용히 들어주기만 해도

가슴이 묘하게 뜨거워진다.

그게 너무 오랜만이라서.


요즘은,

내 마음을 잠깐이라도 내려놓을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게

제일 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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