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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hinstory May 07. 2024

어딜 가나 외국인

한국에서 외국인이 된 한국인

미국은 전 세계에서 모인 다양한 사람들의 이민 국가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케냐, 스웨덴, 아르헨티나 등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을 만났다. 그곳에서 어려서부터 지내며 깨달은 게 있다면, 어느 나라 사람인지 보다는 어떤 인종인지 가 가장 중요하다는 점이다. 

내가 영어를 아무리 원어민처럼 해도, 생각이 미국인과 같다고 하더라도 넘을 수 없는 사회의 벽이 있다. 미국 사회는 항상 정기적으로 백인이 아닌 사람들은 minority라는 점을 사회적 인식을 통해서 인지시켜준다. 다만 당황스러웠던 점은, 내가 태어난 나라, 한국에서도 이젠 미국에서 느꼈던 minority 로서의 느낌을 느끼게 되었다는 것이다. 


물론 미국에서 느꼈던 '인종'이 다름으로 인한 느낌은 아니지만, 내가 한국인처럼 생겼기 때문에, 그리고 한국말을 모국어로 구사하기 때문에 (물론 당연히 난 한국인이다) 사회, 혹은 사람들이 기대하는 '한국적인 모습'이 있다. 이 모습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난 행동, 생각 등이 있다면 어느 순간 '이방인'이 되어 있게 된다. 특히나 '다름'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한국사회에서는 더 그런 것 같다. 


다시 한국에 정착하여 살기 시작하면서부턴 나도 이 '한국의 모습'을 그대로 따라 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한국인인 내가 한국인처럼 행동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웠다. 생각의 흐름, 사고방식 등 너무나 당연하게 형성된 '나'라는 모습은 내 나라 문화와는 너무도 달랐다. 그리고 나의 '한국인과 다른 모습' 들은 외국에서 어렸을 때부터 오래 살아서 라는 단 하나의 설명으로 모두가 이해하고 넘어갔다. 사실 이런 설명이 없으면 오히려 괜찮을 것 같은데, 외국에서 오래 살았다는 사실이 공개되는 순간, 다시 나는 한국사회의 이방인이 되곤 했다. 


이미 20대 중반이 돼서야 다시 시작한 본격적 한국생활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무언가 다르다고 판단되는 나의 행동 뒤에는 항상 '외국에서 오래 사셔서 그런가 보다'라는 말이 따라왔고 그냥 평범하게 살아가면서도 '한국사회에서는 안돼'라는 말을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보통의 한국 사회, 문화와 다른 무언가를 내게서 발견한다면, 대부분의 한국사람들은 이를 '고쳐야 하는 대상'으로 보았다. 무언가 문제가 있어서 고치거나 수정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정작 '왜'라는 물음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이는 많지 않았고, 대부분 '원래 한국은 그래'였다. 


특히 중년, 혹은 그 이상 나이가 드신 분들을 대해야 하는 시장에서 일을 하던 나는 더욱 크게 '이방인'이 된 느낌을 받은 것 같다. (적어도 '다름'이라는 느낌이 더욱 부각되는 환경에 있었던 것 같다) 타지에 떨어져 혼자 지내던 때에도 고민한 적 없던 '나'라는 정채성을 20대 중반이 돼서, 그리고 나의 고향 우리나라에 와서 처음으로 나는 생각해 보기 시작했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한국인인가? 미국인인가? 교포인가? Alien인가? (국내에서 체류하는 외국인들에게 우리는 Alien이라고 표기한다 - 외국인등록증을 Alien Registration Card라고 표기한다) 

우리 사회에 맞춰 고쳐져야 하는 사람인가? 

어떤 사회적 타이틀로 나를 정의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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