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가고 싶은데, 나는 분명 집이었다.
나는 한국에서 살기 시작하면서 부업으로 번역, 통역, 영어회화강사 등 영어와 관련된 일들을 부업으로 하기 시작했다. 부업으로만 벌써 8년이 넘었는데, 아래는 영어 회화 강사일을 하던 학원에서 있었던 일이다.
회화 학원에는 나와 1명 더를 제외한 모든 선생님들은 호주, 미국, 캐나다 등 세계 각지에서 온 원어민 선생님이었다. 수업 시간이 1시간 정도 비어 선생님 대기실에서 다른 선생님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고향이 그리운가 에 대한 주제로 얘기를 하게 되었다. 내 발음과 억양만 듣고 내가 캘리포니아에서 왔다는 것을 맞춘 선생님이 계신데, 그분과 여러 이야기를 나누다가 문득 너도 고향이 그립니 라는 질문을 받았다.
순간적으로 나는 생각이 멈췄고 바로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잠시의 시간이 지나고 나는 "Um... that's... deep"이라고 답했다.
한국에서 사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나는 집이 그리워졌다.
집에서의 편안함, 집에서의 포근함 그리고 고향에서의 삶, 그곳의 사람들 등 모든 게 그리웠다.
이곳에서 살면서도 항상 '언젠간 돌아가야지'라는 마음이 있었다. 마치 고향으로 돌아가야 하는 느낌이었다.
생각해 보면 웃긴 일이다. 분명 내 집은 한국이고 고향도 한국이다. 부모님이 계시는 집도 한국에 있고 나의 국적, 나의 눈과 머리 색 등 '나'를 제외한 모든 게 한국이 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나는 마치 돌아갈 고향이 있는 것처럼 생각했다.
나는 온전히 '나' 자신이 될 수 있는 미국에서의 삶이 그리웠다.
여러 얽혀있는 이해관계와 복잡한 삶을 뒤로하고, 물론 그러한 삶은 어디에나 있겠지만, 그런 복잡함을 '나'로서 대하고 싶었다. 주변에서 정하는 데로 대하고 싶지 않았다. 그 주변에서 벗어나보지 않은 한국사회의 사람들은 이런 생각을 절대 이해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생각했다.)
사실 장단점을 현실적으로 하나하나 따져보면, 한국에서의 삶이 더 좋은 조건인 것은 사실이다. 일단 나는 이곳에서 '주' 인종이니까. 그 사실 하나만으로 모든 미국에서의 장점을 이길 정도로 좋은 조건이다. 그래도 나만의 고향이 그리웠다. 그곳에서 다시 식당 서빙을 하며 지낸다 하더라도, 그곳이 그리웠다.
나는 분명 Home에 있지만 Homesick을 겪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