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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성은 생명력

by soulgarden

살다 보면 나도 모르게 말이 강하거나 심하게 나가는 경우를 경험하게 된다.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도 심한 말을 듣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런 말이나 행동들을 공격성이라는 용어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공격 (攻擊)이라는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나아가 적을 침, 남을 비난하거나 반대하여 나섬, 운동 경기나 오락 따위에서 상대편을 이기기 위한 적극적인 행동이라고 한다. 여기에 성향이나 성질을 뜻하는 성(性:사람이나 사물 따위의 본성이나 본바탕)이 붙게 되면 상대편에게 적대적 행동을 취하고 공격을 하며 파괴적 행동을 하는 성질을 뜻하게 된다.


이러한 공격성은 일찌기부터 심리학의 주된 주제였다. 왜냐하면 공격성을 가진 행동으로 인하여 관계와 일에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관계에서 누군가가 상대편을 아무 이유없이 반대하거나 비난할 때 그리고 이기기 위해서만 행동하게 될 때 상대는 불편감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이러한 공격성은 관계를 불편하게 하는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초기에는 없애야 한다는 견해가 많았다.

반면에 위니컷(Winnicott)이라는 학자는 아기의 공격성은 생명력이라는 말을 했다. 그래서 아기가 공격성을 나타내는 것은 자신의 욕구가 채워지지 않는다는 것이며, 그것의 원인은 ‘아기의 환경 즉 엄마의 반응에 있다’라는 말을 하면서 엄마라는 환경의 중요성을 말하였다. 이것을 표현한 것이 ‘충분히 좋은 엄마(good enough mother)’라는 개념이다. 그리고 충분히 좋은 엄마나 환경의 개념이 유아기, 초등학년기로 넘어오게 되면 몬테소리의 이론인 ‘아이들에게 자율적인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과 연결되어 있다.


아기들의 공격성은 아기가 엄마를 물거나, 물건을 물거나, 울거나 떼를 쓰는 행동으로 드러난다. 이 때 엄마는 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화내지 않고 아이의 감정과 욕구를 언어로 말해주고, 아기의 행동에 대해 일관된 행동으로 반응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행동이 공격성을 중화하고 아기가 자신의 욕구를 엄마와의 관계에서의 적절한 방법으로 풀어낼 수 있도록 해준다. 이렇게 아이가 아기일 때는 엄마의 노력으로 공격성을 조절할 수 있게 된다.


초등 때는 엄마와 교사, 학교 및 주변 환경의 노력으로 공격성의 조절이 가능해진다. 그래서 초등때부터는 교사와 주변 사람들 즉 더 많은 사람들의 역할이 필요해진다.


중고등이 되면 이제는 정치, 사회, 경제, 문화 등 사회 전체의 역할이 필요해지는데 현재의 상황은 이러한 중고등시기 즉 청소년 시기의 모든 욕구와 활동의 초점이 입시제도에 맞춰지고 있다. 그래서 어쩌면 청소년기의 드러나는 공격성과 그 공격성이 상대나 환경이 아닌 자신에게로 방향을 틀 때 드러나는 증상인 우울은 당연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청소년기의 공격성은 청소년기의 욕구인 자율적으로 자신과 타인, 그리고 사회를 알고 자신을 확장시키고 싶은 욕구를 드러낼 수 없는 환경으로 인해 생기는 것이다. 이 공격성은 스스로 결정하지 않고, 결정지어진 입시제도를 위한 인위적인 학습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초 4부터 시작되어 중고등시기(청소년기) 내내 까지 지속된다. 즉 자율성의 침해로 인한 전쟁이 시작되는 것이다.

이럴 때는 가정 그리고 주변의 주요 인물들(교사, 조부모 등의 가까운 환경에서부터 학원교사, 가게 주인들 등 아이들이 만나게 되는 모든 성인들)이 아이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잘 표현할 수 물어봐주는 환경, 질문이 가능한 환경을 만들어주고, 모델이 되어주는 것으로 극복될 수 있다. 또한 공격성이 드러났을 때는 더 좋은 방법이 없는지 함께 고민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주는 것이 해법이 될 수 있다.


공격성은 자율적인 욕구들이 적절한 환경과 함께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는 환경을 만나지 못하게 되면 성인이 되어서도 지속된다. 성인의 공격성은 인간관계에서 다른 이를 이해하고 수용하기 보다는 무조건 비난하고 싸우려 하는 행동으로 드러나게 된다. 또 중년기에는 자신과 관계있는 가족들을 비난하고 무시하는 말투나 행동 그리고 잔소리들로 나타나게 된다.

이러한 성인기의 공격성은 어린 시절처럼 주변 환경이나 사람들의 조력을 받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성인기의 공격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격성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다 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실제로 이러한 공격성이 의지, 추진력, 투지로 변화하여 도움이 되거나 필요한 상황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공격성이 발동될 때에는

첫 번째 내가 화가 나는구나, 짜증이 나는구나 라고 스스로를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

두 번째로 내게 이런 감정이 생기는 것은 즉 공격성이 생기는 것은 현재의 환경과 사람들이 나에게 요구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과 좌절로 인한 우울과 자격지심, 분노 등의 다양한 감정들 때문이구나 라는 것을 아는 것이 필요하다.

세 번째 그런 감정들을 일으키게 하는 원인을 생각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네 번째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적절한 방법을 찾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이 때 표현할 적절한 방법이 없을 경우에는 스스로 그 감정을 참아야할 때도 있는데 그 이유는 나의 모든 감정을 다 표현할 수 있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네 번째 표현할 방법을 찾았으면 용기를 가지고 표현하고 지속적으로 자기 훈련을 하는 것이 해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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