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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rgen Sep 03. 2020

궁금증을 풀다 - 탐구3

북아트 <풀다>

궁금증을 풀다 - 탐구 3


<길상사> 백석과 자야

길상사 산책길에 찍은 사진과 백석과 자야의 사랑이야기를 곁들여 책을 만들었다. 사진은 여름과 가을을 나누어 담았다.

길상사에 가면 사랑이야기에 푹 빠진다.

시인의 절절한 사랑! 시인을 사랑한 여자. 1000억을 준대도 그 사람 詩 한 줄만 못하다는 여자.

여름이면 여름대로, 가을이면 가을대로, 산책길로서는 최고인 길상사 사진들과 함께 백석과 자야의 사랑이야기를 간단하게 묶었다.

백석은 詩를, 자야는 길상사를 남기고 갔는데

내가 남길 것은.........


책 크기는 가로 12.5Cm, 세로28.5Cm의 긴 책이다.

길상사 홈페이지 도량소개 창건전

1987년 공덕주 길상화 김영한님이 법정스님께 음식점이던 대원각을 청정한 불도량으로 만들어 주시기를 청하였다. 1995년 법정스님께서 그 뜻을 받아들이셔서 6월13일 대한불교 조계종 송광사 말사 대법사로 등록을 하고 주지에 현문 스님이 취임했다.

1997년에는 맑고 향기롭게 근본도량 길상사로 이름을 바꾸어 등록하고 같은 해 2월 14일에 초대 주지로 청학 스님 취임 및 1차 도량정비불사 회향을 했다.


백석의 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 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 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 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백석이 사랑한 여자는 오직 김영한 한 사람만은 아니다. 자야를 만나기 전에 이미 사랑했던 란(蘭) 박경련이 있었고, 이후에도 김진세의 누이와는 결혼 이야기까지 있었고, 자야는 늦게 만난 여자이다.

사람들은 사랑이야기에 약해서 그 과정이 어찌되었든 시인의 사랑은 아름답게 본다.

백석과 자야의 사랑뿐 아니라 청마(유치환)와 정운(이영도)의 사랑은 또 어떤가. "오늘도 나는 에머랄드빛 하늘이 훤히 내다보이는 우체국 창문 앞에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는 시에 빠져든 사람들은 청마의 아내를 까많게 잊어버린다.

길상사에 있는 길상화의 공덕비와 길상화 조각품


<Friedensreich Regentag Dunkelbunt Hundertwasser>

훈데르트바써의 건축물들을 둘러보았다.

그냥 특이하고 재미있게 이상하게 지은 건축물이라고만 여겼던 그의 건물들을 둘러보면서 그의 정신과 만나게 되었고 공감이 일었다.


<훈데르트바써의 생애와 예술> 이런 제목을 사용할까 많이 생각했지만 책의 제목은 이름 그대로 <프리덴스라이히 훈데르트바써>로 정했다.

그의 생애에 대해 자세히 아는 부분도 부족하고, 그의 많고 많은 건축물 중에 일부만 보고 온 내가 그의 생애와 예술이란 제목을 붙이는 것은 좀 낯간지러운 일이라는 생각이다.


텍스트의 많은 내용을 훈데르트바써 공식 홈페이지에 공개된 자료를 인용, 발췌, 번역하였다.  텍스트에 삽입된 사진은 공식 홈페이지에 공개된 사진을 옮겨왔고, 건축물 사진은 여행 중에 훈데르트바써의 건축물이 있는 도시를 방문하여 직접 촬영한 것이다.


완성책과 내용

책을 만들기위한 작가노트

 종류의 책이  것이다. 하나는 기존 책과  다르지 않은 평범한 ,  하나는 재활용품도 사용한 아주 자유로운 . 책의 내용은 크게 2 부분으로 나뉘게 된다. 훈데르트바써에 관한 자료 모음과 여행중 찍은 건물 사진으로 나뉜다.

자료 모음에서도 사진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종이 선택이  어렵다.

지금까지 거의 결정에 가깝게 생각한 것은 책의 크기는 B5보다는 아주 조금  Executive(18.41Cm X 26.67Cm)  것이다. 종이 판매하는 곳에서  사이즈를 잘라주지 않는다면 집에서 작두로 직접 잘라야하니까 18.5 X 27 크기가  것이다.

 하나 생각해  것은 가장 쉬운 B5 크기이다. B5 크기는 가로로 묶을  종이결도 제대로 되고, 종이 판매처에서 잘라 보내기 때문에 손쉽다.가로 길이가   싸이즈를 생각하는 것은 낱장 바인딩을 염두에 두기 때문이다.바인딩 부분에 약간의 넓이가 들어가기 때문에.

사진 인쇄를 생각하니 종이 선택이 자유롭지 못하다.두성종이의 매쉬멜로우 White 평량 128g에 사진 부분이 들어가도록 하고, 스타더스트 소프트크림 평량 128g에는글이 많이 들어가는 쪽을 인쇄하려고 한다.

낱장 곱틱 바인딩으로 묶어보려고 하는데 아무래도 책등을 보강해야할것 같다. 곱틱바인딩을 한 다음에 책등을 가죽처럼 질긴 것으로 감싸면 어떨까......숨은 곱틱바인딩, 겉 모습은 둥근 책등의 코덱스 북. 모델을 만들어봐야겠다.

앞으로도 갈 길이 멀다. 완전한 파일을 만들어 인쇄하기. 인쇄 이전에 책 모델을 만들어 보기. 표지에 대한 구상 - 이건 너무 여러가지 생각들이 섞여있어서 좀더 시간을 두고 확정해야 한다. 텍스트 블록이 완성될 무렵이면 표지에 대한 구상도 확정될 것이다.


언제쯤  책이 완성될지는 나도 모른다. 목표로 정한 책을 꾸준히 조금씩 만들어가는 과정이 좋다. 물론 많은스트레스가 따르지만 즐거움은 공짜로 얻을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러한 과정을 즐기며 책을 만든다. 


편집과 제본

곡선 바늘로 낱장 바인딩 하는 과정

레이아웃은 종이 가로방향, B5(JIS) 크기, 여백은 위 아래 바깥쪽 2.54Cm, 안쪽 3.17Cm. 제본용 여백 1.5Cm, 위치는 왼쪽, 페이지 마주보기로 편집하였다.

종이는 두성종이 스타더스트 소프트크림 128g/평량, 글자 없이 앞뒤 쪽 모두 사진 화보만 들어가는 페이지는 매쉬멜로우 화이트128g/평량을 사용하였다. 훈데르트바써의 색감이 느껴지는 빛고운 원색의 실을 사용하여 낱장 곱틱 바인딩으로 엮었다. 그러기 위해서 제본 여백을 1.5Cm로 정하고 편집하였다.

같은 내용, 다른 제본/정통 코덱스 바인딩 제본.

<창문독재, 창문권리>

(이 글은 훈데르트바써가 창문에 대해 쓴 글을 옮겼다.)

Window Dictatorship and Window Rights by Hundertwasser  1990년 1월


 어떤 사람들은 집은 벽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나는 집은 창문으로 이루어졌다고 말한다.

서로 다른 집들이 거리에 서로 잇대어 나란히 서 있을 때, 모두 각각 다른 모양의 창문들을 가지고 있을 때, 예를 들어 꾸밈없이 수수한 4각형의 창문을 가진 현대식 집 옆에 아르누보 (Art Nouveau: 19세기말 - 20세기초에 유행한 미술운동과 그 양식. 곡선의 모티브가 특징) 창문을 가진 아루노브 집이 있고, 그에 잇달아 바로크식 창문을 가진 바로크 양식의  집이 있을 때, 창문의 인종(혈통, 의인화하여 race)에 대하여는 누구도 마음에 두지 않는다.

그러나 한 집에 세 채의 집이 있는데 창문의 종류가 각각 다른 세 가지라면 창문의 혈통적 분리에 대한 위반으로 보인다. 왜 그럴까? 각개의 창문은 그 고유한 생명에 대한 권리를 가진다.


어쨌든, 일반적 관례에 따른다면 만약 창문의 인종이 섞인다는 것은 창문의 인종 분리가 침해된 것이다. 모든(문제가) 것이 바로 여기에 있다. 즉, 인종적편견, 인종차별, 인종적 관점에 의한 정책, 인종적 이념, 인종적 장벽, 창문 인종 분리에 중대한(치명적, 운명적) 충격을 사람들에게 준다. 창문의 인종분리는 중단해야 한다. 왜냐면 반복되는 창문이 좌우로 똑같이 그리고 위아래로 똑같이 마치 쇠창살처럼 반복되는 것은 집단수용소의 특징이다. 위성도시의 새로운 건축물들, 새 관공서 건물들, 은행, 병원과 학교 등에서 똑 같은 창문들이 줄 맞추어 있는 것은 참을 수 없는 일이다.


모든 개인은 결코 서로 똑같지 않으며, 개인적 기질에 따라 능동적이든 수동적이든 그런 강제된 표준화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한다. 즉, 약물이나 알코올 중독에 빠지기도 하고, 도시로부터 탈출, 청소하는 일에 집착하거나 (Cleaning mania), 텔레비전 의존, 설명할 수 없는 육체적 고통의 호소, 알레르기 증상, 우울증에서 자살에 이르기까지, 또는 다른 방향으로 공격적이거나 반달인 기질(예술.문화에 대한 파괴, 적대행위) 또는범죄를 저지르기도 한다.  

독일 플로칭엔, 창문이 다 다른 건물.

임대한 아파트에 사는 사람은 창문 밖으로 몸을 내밀어 팔이 닿는 범위 안에 있는 건물 벽을 긁어낼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긴 브러시로 팔이 닿는 데까지 밖에 아무것이나 자기가 그리고 싶은 것을 그릴 수 있어야 한다. 그러면 멀리에서도 거리에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바로 옆집에 사는 감방에 갇힌, 노예가 된, 표준화된 그런 사람과는 다른 사람이 거기에는 살고 있다는 것이 보일 수 있을 것이다.

독일 아벤스베르그에 있는 훈데르트바써 건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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