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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rgen Aug 27. 2020

궁금증을 풀다 - 탐구 1

북아트 <풀다>

궁금증을 풀다 - 탐구1


누구에게나 궁금증이 있다. 그 관심의 대상이 무엇인가가 다를 뿐,

사람들은 궁금증을 풀기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나 또한 참 여러 가지에, 이것저것 궁금한 일들이 많다. 멍하니 앉아서 그 궁금증의 근원을 생각하다가 그 생각의 꼬투리를 잡게되면 미친듯이 집중하고 파헤치고 풀어낸다.



<세계적 사과>

세계를변화시킨,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이러한 수식어를 앞세운 사과들이 있다. 현대인으로서 가장 밀접한 관계를 맺고있는 사과는 단연 “애플”사의 애플일 것이다. 스티브 잡스를 생각해내기도 하고, 그 이전의 앨런 튜링을 연상하기도 하는 <애플>을 우선 꼽을 수있다. 유치원아이들에게 물어보면 <백설공주의 독사과>라는 답이 나올 것이고, 초등학교 어린이들은 <뉴턴의 사과>를 말할 것이다. 좀더 이것저것 지식이 쌓인 고등학생쯤 되면<세잔의 사과>를 들 수도 있겠다. 사과 한 알로 파리를 정복한 세잔의 사과는 그 큰 역할만큼 널리 알려지진 않은 듯하다. 아, 가장 기본적인 사과 <이브의 선악과 사과>가 빠졌다. 이야기 책에서 읽은 <윌리엄 텔의 사과>도 있고,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온다해도 나는 한 그루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스피노자의 사과>도 있다.

사과 책 - 세잔, 백설공주, 윌리엄 텔

세상을 변화시킨 위대한 사과들이 많은데 과연 나에겐 어떤 사과가 있을까? 이것이다 하고 말 할 게 없다. 나의 사과를 하나 만들까. <노년의 사과>라고 이름지어 나의 사과도 하나 만들어야겠다. 그동안 살면서 알게 모르게 나로 인해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사과를 하기 위한 사과. 나의 일생에 얼룩진 것이 있다면 깨끗이 지우고 갈 준비를 하는 시절이 왔으니 나는 사과하는 <노년의 사과>를 하나 가져야겠다.


<나의 건축용어 사전> <건물 사진 모음>

건축에 관한 책을 도자도 형식의 책으로 만들었다.

유럽 여행을 다니며 국내에서 보던 건축과 다른 많은 건축물들을 보면서 나름 정리한 것이다. 

건물의 각 부위별 이름과, 건축 용어들을 정리하여 한 권의 책으로. 

찍어두었던 건물 사진을 또 한 권의 책으로. 

이 두 책은 이렇게 한데 묶여있는 dos-a-dos 형식. 사실은 나는 이도자도 형식을별로 좋아하지는않는다.

등을 서로 맞대고 있는 것이 마땅찮고 아쉽고 안타깝기 때문에 그동안 도자도 형식을 한번도 사용하지 않았었다. 그러나 책을 만들면서 한번쯤은 해봐야 할 것 같아 마침 같은 책에 속해있는 이책을 만들었는데 후회가 많다.

건축용어사전은 수년간에 걸쳐(계속은아니고 가끔가끔) 공부한 자료들을 모은 것으로 애착이 많이 가는 콘텐츠인데 형식을 마음내키지 않는 형식으로 했으니 후회가 될수 밖에.

프렌치도어 형식이 훨씬 나을것이라는 생각이 뒤늦게 들었다. 프렌치도어 형식으로 다시 만들어야겠다.

건축용어사전과 건물사진은 서로 상반된 것이 아니라 같은 것이기 때문에 등을 맞대고 있는 도자도 형식보다는나란히 함께 있는 프렌치 도어 형식이 콘텐츠와 더 적합하다.

도자도 형식은 콘텐츠가 서로 상반된, 예를 들면 동양과 서양, 이런 내용의 책이 어울릴 것이다.

다른 나라 여행을 하면 이국적인 건축물들이 눈에 먼저 들어온다.

여러 건축물들을 사진 찍고, 건축의 각 부위에 대한 공부도 하여 <나의 건축용어 사전>을 북아트 작품으로 만들었다. 비록 출판된 책은 아니지만 나는 이 책을 만들기 위해 많은 도시들을 방문했고 책의 콘텐츠가 될만한 사진들을 수없이 많이 찍어왔다.

작가노트

유럽의 거리에서 내게 말 걸어오던 많은 건물들.

시선을 사로잡던 그 건축물들에 대한 예의로 이 책을 만든다.

볼 수 있는 기회

느낄 수 있는 감성

알게 된 기쁨

모든 것에 감사하며.

사진을 찍기 위해 함께 유럽 거리를 헤맨 Y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전한다.


<박석깔기>  < Cobblestone road>

<나의 건축용어 사전>은 이미 완성하여 북아트 첫 개인전에서 선보였는데 그 때 함께 수집한 자료들을 추가로 책을 만든 것이 <박석깔기>와 <잡상>이다.


우리나라의 박석깔기와 유럽의 보도를 사진으로 함께 엮어보았다.

사진은 2단으로, 내용은 별도로 적어 표지 안쪽에 붙였다.

표지는 안쪽에 흐린 연두색, 겉쪽에 까만색 2중지를 구긴 후 샌드 페이퍼로 갈았다.

 

유럽의 여러 도시들은 보도블럭이 단단하고 매끈매끈한 돌들로 된곳이 많다.

가끔 옛 도시의 바닥을 보수하는 모습을 보았는데 내가 보아왔던 길의 표면은 육면체 돌의 한 면만 본 것이었다.눈에 보이지 않는 나머지 5면이 땅 속에 묻혀있는 것이다. 그리고 정말 아주아주 옛날에 있던 길, 언젠가 그때 깔았던 돌들이라 생각했던 바닥이 보수하는데 보니까 지금 새로 깔면서도 옛날 것과 같은 모습으로 깔고 있는 것을 보았다.


유럽의 길 바닥 사진 모음과 그(pavement)에 대한 내용을, 그리고 우리나라 궁궐, 릉의 참도, 박석깔기에 대한 자료를 한 책으로 모아본다.

정형적인 책 모양보다는 서로다른 두 가지 자료를 한꺼번에 볼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본다.

플래그 북이 어울린다.

사진은 아래 위 두 단으로 서로 다른 방향으로 붙여서 유럽과 우리나라를 한 눈데 볼 수 있다.

작업중에 있는 박석깔기

텍스트 자료는 인쇄하여 표지 양쪽에 연결한다.

박석깔기는 왼쪽에 붙일 것이므로 왼쪽에서부터 페이지가 시작되고, 코블스톤 길은 오른쪽에서부터 페이지가 시작되도록 편집했다. 사진은 직접 방문한 장소에서 찍은 것들이다.


 <잡상> <Sculpture on the roof>

유럽의 건물들은 많은 조각작품들을 보여주는데, 나는 특히 지붕위에 있는 조각들에 관심이 많다.

우리나라에서는 궁궐 지붕위에 있는 조작품을 <잡상>이라고 부르는데, 유럽 건축물의 지붕 위에 있는 조각들은 특별히 부르는 이름은 없다고 한다. 그냥 Sculpture일 뿐이다.

지붕 위에 있으니 당연히 Sculpture on the roof가 된다.

지붕 위의 그 조각품들과 우리 궁궐의 잡상들을 함께 모아 하나의 책으로 만들었다. 프렌치도어 스타일이다.



나의 북아트 작업은 여행에서 얻어온 것들이 많다. 위에도 언급했듯이 내게 볼 수 있는 기회, 느낄수 있는 감성, 알게 된 기쁨을 준 것에 감사하며 나의 여행 기록물들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누기 위해 열심히 책으로 만들었다.

물론 그런 생각으로 엮어진 출판물들도 많이 있지만, 나는 비록 공식적인 출판을 하지 않더라도 내가 알게 된 것을 주변의 가까운 사람들과 나누고자 아름다운 북아트 책을 만든다.


건물을 배경으로 내가 들어가는 사진은 별로 없다. 내가 필요한 사진을 부분부분 테마를 정하여 찍었기 때문에 남들이 다 가진 멋진 여행사진 하나 변변한 게 없다. 그러나 내가 만든 책을 보면 흐뭇하다. 책을 들여다보면서  지나온 여행길을 다시 더듬는 재미가 쏠쏠하다.


젊어서는 악착같이 문화탐방을다녔지만 이제는 좀 편안한 여행을 하고싶어진다. 경치 좋은 곳에서 맛있는 것 먹고 발장구치며 편안히 있고싶어진다. 이 게으름을 어쩌나….


궁금증을 풀다 - 탐구 2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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