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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꼬리날개 Jun 15. 2022

기압과 당신의 기분 이야기

인생의 여행에서는 건강한 근육도 필요해

질문으로 글을 시작하겠습니다. 비행기의 고도계는 어떤 것을 기준으로 높이를 계산하는 것일까요?  아래에 보기가 있습니다.


1. 바다 높이를 기준으로 고도를 산정한다. 바다에서 얼마나 높게 떠 있는지 계산한다.

2. 산 높이. 가장 높은 산을 기준으로 그 차이의 고도를 계산한다. 

3. 공기가 얼마나 많은지 적은 지 확인하여(밀도) 고도를 계산한다. 


정답은 두구두구! 바로, 3번입니다. 비행기의 고도계는 여러 가지 방법이 동원됩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공기가 많고 적음을 판단하여, 내 높이가 어느 정도인지 판단합니다. 그리고 그 고도 지키며 항로를 따라갑니다. 

1번과 2번이 사용되지 않는 이유는 해수면의 높이가 모두 일정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조수간만의 차 때문에 시간별로 일정하지 않고, 지역별로 상이하기 때문에 잘 사용하지 않습니다. (물론 평균 해수면의 높이도 지상에서 사용하긴 합니다.)



기압과 기단은 생각보다 재미있습니다. 우리가 학교에서 배웠던 시베리아 기단, 오호츠크해 기단, 양쯔강 기단 북태평양 기단은 서로 균형을 이루며 어느 때는 강해지기도 하고, 약해지기도 합니다. 오늘 같이 장마가 시작되는 지점이라면, 오호츠해 기단과 북태평양 기단이 서로 싸움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눈으로도 확인할 수 있는 데요. 뭉개 구름 둥실둥실 떠있는 모습을 잘 보면, 구름의 바닥면이 평평한 경우가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아크릴 판 위에 올라가 있는 고양이의 발바닥 같은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데요. 사실 이는 구름이 기단 위에 올라가 있기 때문입니다. 구름 밑에 있는 단단한 기단이 자리 잡고 있고. 오갈 곳 없는 구름이 그 기단 위에 살포시 앉아 있다고 생각하면, 구름의 형태가 이해되기도 합니다. 


반대로 구름이 뭉개 뭉개 하늘을 향해서 피어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는 구름이 아주 성나서 하늘까지 머리가 뻗친 모양 같다고 할 수 있는데요. 그 구름 속의 기분은 어떨까 생각되지만 실제로는 그 근처만 가도 비행기의 터뷸런스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엄청 흔들려요) 




이제 하늘 위의 구름 말고 땅 위에서의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만약에 그렇게 무거운 기단이 우리를 누르고 있다면 어떨까요? 실제로 우리가 무겁다고 느낄까요? 만약에 가벼운 기단이 우리의 몸을 들어 올린다면, 우리의 기분은 하늘을 나는 기분일까요? 여기에 실제로 이 기단을 예리하게 감지하시는 분이 있는데요. 그분은 바로! 저희 할머니입니다. 


할머니께서는 무릎이 자꾸 시리다며 비가 올 것 같다고 하셨어요. 그리고 정말로... 비가 왔지요. 저는 할머니의 유사 과학을 어렸을 적 믿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어른이 되고 나서 이것이 실제로 그럴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이해했어요. 설명해 보겠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기단의 존재를 파악하고 나면, 무거운 기단과 가벼운 기단이 우리를 감싼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만약에 무거운 기단이 우리를 축 누르고 있을 때는 사실 나쁘지 않아요. 하지만 가벼운 기단이 왔을 때, 우리의 양 무릎의 관절 사이는 벌어지게 됩니다. 강하게 눌리는 게 아니고 벌어지는데요. 이때, 무릎관절에 있는 근육들이 단단히 잡아줘야 하는데 이를 잡아주지 못하면, 그 사이에 공간이 발생하여, 시린 느낌이 드는 것입니다. (좀 더 정확하게는 의사 선생님이 아실 거예요) 그리고 그 약한 기단 사이로, 새로운 기단이 들어오며, 비구름이 빨려 들어오고. 비가 내리게 되는 것입니다.


설명이 조금 길었는데, 요약하자면 저기압 -> 무릎관절 공간 벌어짐 -> 시림 -> 구름층이 딸려 들어옴 -> 비 옴 이렇게 간략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물론 설명을 위한 간략화이고, 정확하게는 조금 더 복잡해요.)


비행기에서는요. 지상에서 기압계를 점검할 때,  날씨에 따라 달라져요. 내가 지하 10m에 있다고 나오기도 하고, 반대로, 공중에 20m 떠 있다고 나올 때도 있어요(조금 극단 적 이긴 합니다.) 저는 그런 기압계를 보며, 오늘 날씨가 안 좋네 지금 현재 기압은 이렇고 여기는 지상 0m 야. 하고 설정합니다. 그럴 때마다, 아 오늘 기압이 높구나, 낮구나 확인을 하게 되고요.




만약에, 어느 날은 내가 땅속에 10m 파고들어 있는 기분이 든다면, 그것은 당신이 우울하거나 마음에 문제가 아닐 수도 있어요. 단순히 날씨가 안 좋은 것일 뿐이니, 툭툭 털고 기운 내고 일어 나서, 활기차게 활동하시기 바랍니다.


당신의 인생도 단단한 근육으로 무장해서, 날씨의 장난에 지지 않기를 바랄게요~! 

삶과 함께 멋진 비행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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