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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꼬리날개 Jul 03. 2023

(7) 좌석벨트 신호, 이후

SIGMET

(이전 이야기)

비행기가 된 한 남자.

오키나와행 비행에서 폭풍우를 만나게 되는데.




[B-4 좌석벨트 신호, 이후]


  갤리 밖 조그만 창문을 통해 바라본 하늘은 심각하다. 비구름이 너무 장대 하다. 경험상 이러한 형태의 열대 저기압성 태풍은 심하게 흔들린다. 비행 전 브리핑에서 기장님이 조금 흔들린다고는 했다. 그런데 지금 너무 많이 흔들린다. 심상치 않다. 


  비행기가 '살려 주세요'라고 말하는 것 같다.

  그때, 소리가 울린다.


  "띵"

  좌석벨트 사인이 켜졌다.


  

  윤지는 신속하게 서비스를 중단하고, 자리에 앉아 기내방송을 실시했다.

  "손님 여러분 착석해 주시고, 좌석 벨트를 매 주시기 바랍니다"


  크루 브리핑에서 흔들리면 '비행기 꼬리를 놓지 말고 꼭 잡고 있으라고'. 농담으로 건넨 말이 너무 무책임하다. 기내에 불안한 기운이 채워지고 있다. 


  얇고 잦은 진동이 계속되더니, 항공기는 크게 한번 위아래로 흔들렸다.


  "쿠궁"

  기내 겔리에 있는 카드들이 부딪치는 충격음이 제법 크게 났고, 일부 손님들의 음료가 흔들려 넘어졌다.


  "띵... 띵...."

  싯벨트 사인이 두 번 연속으로 울렸다.


  "손님 여러분, 즉시 착석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캐빈승무원도 모든 서비스를 중단하여 주십시오."

  기장의 기내방송이 나왔다.


  비행기 뒤편에 앉은 속헹은 원래 겁이 없는 편이지만, 최근 항공사고 유튜브를 조금 봤다. 마음의 동요도 조금 있었다. 항공기가 흔들리는 빈도가 잦아지자, 포안도 무서움이 조금 번지기 시작했다. 혹시나 하는 두려움은, 비행기 꼬리 쪽부터 앞자리까지 성큼성큼 이동하고 있었다.



[B-5 야자 기름]

  흔들리는 비행기는 아랑 곳 하지 않고, 비행기 앞쪽에 앉은 손님 둘은 이야기에 열 중 하고 있었다. 비즈니스 좌석에서 사업 이야기를 하고 있었으니, 윤지는 그곳이 적소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심하게 비행기가 흔들리는 상황에서도 진지하게 얘기할 수 있는 것은 대단한 담력이라고 생각 들었다. 돈은 공포를 진정시키는 안정제 인가 보다.


  둘은 동남아에 있는 팜유 공장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였다. 팜유는 주로 식용으로 쓰이지만, 바이오 디젤과 화학 제품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국내의 정제기술을 개발도상국에 이전하여 현지에서 직접 완제품을 수출할 수 있다고 하였다. 

  동남아의 적합한 기후, 넓은 대지, 값싼 노동력은 이들에게 완벽한 조건이었다.


  한 사람이 다른 이에게, 동영상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포르투갈에서 열린 EU 친환경연료추진연합 모임 연사라고 했다.

   "우리는 미래 세대를 위해서 더 이상의 탄소 배출을 늘리지 않겠습니다. 우리는 친환경 연료 바이오디젤의 사용을 적극 추진 하겠습니다. "

  EU에서는 일정량의 바이오디젤 친환경 연료를 사용을 합의했다고 덧 붙였다.



[A-10. 실속! - STALL ]


  날개가 떨어질 것 같이 아프다. 태풍 힌남노가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한다. 공기층이 얇아져 추력이 약해지고, 엔진은 맥을 추리지 못한다. 나는 있는 힘껏 배기를 뿜지만, 속도는 자꾸 줄어들어 양력이 감소한다. 

  곧바로, 스톨 스피드로 떨어져 비행 보호 모드가 작동된다. 

  경보음이 올린다.


  "WIWI, STALL, STALL."

  "WIWI, STALL, STALL." 

  경보음과 함께 조종석 화면은 경보메시지로 빨갛게 물든다. 


  "알파플로. TOGA. "

  기장이 엔진을 최대출력으로 바꾼다. 


  요란한 엔진 배기음은, 태풍소리에 묻혀 소리 없이 비명 지른다.

  칵핏은 아비규환이다. 

  캡틴은 매뉴얼 플라잇으로 간신히 균형을 잡고 있고, 부기장은 패닉으로 동작이 부산스럽다. 계기판은 빨간 메시지와 노란 메시지. 그리고 경고음이 날카롭게 울린다.


  "MAYDAY MAYDAY MAYDAY, 베르네 172, HEADING 270, Deceding Altitute FL310 to FL180"

  부기장이 항공통신을 시도한다.


  이미 태풍의 영향권에 있는 항공기는 라디오 통신이 먹통이다. 강한 잡음과 노이즈만 울릴 뿐이다. 


  무선통신에서는 잡음만 들린다. 간혹 신호가 잡히는데, 알아듣기 힘들다.

  "살려주세요. 도와주세요..."


  '큰일이다'

  요란한 폭풍 속에서는 일정한 패턴의 노이즈가 발생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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