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 데이터로 사람의 마음을 읽는 사람

by 테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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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사람의 마음을 숫자로 읽는 사람입니다.

조금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겠습니다.

마음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고, 숫자는 차갑고 딱딱한 것이니까요.


하지만 저는 연구실과 기업 현장을 오가며 하나의 확신을 얻었습니다. 사람들이 차마 말로 하지 못하는 것들, 설문조사의 빈칸에 적지 못하는 것들, 퇴사 면담에서도 끝내 삼켜버리는 것들이 데이터 속에는 고스란히 남아 있다는 것을요.



조직심리학자가 코딩을 하는 이유


저의 본업은 조직심리학자입니다.

대학원에서 산업 및 조직심리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사람들이 직장에서 왜 웃고, 왜 지치고, 왜 떠나는지를 연구합니다. 직원 경험, 조용한 사직, 심리적 안전감, 리더의 유머… 이런 주제들이 제 책상 위에 늘 펼쳐져 있죠. 그런데 어느 순간, 논문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설문조사에서 "만족한다"에 동그라미를 친 사람이 석 달 뒤에 사직서를 냅니다.

면담에서 "괜찮다"라고 말한 팀원이 실은 매일 밤 이력서를 고치고 있습니다.

사람의 마음은 질문지 위의 5점 척도 안에 온전히 담기지 않더군요.


그래서 학부 때 익혀두었던 코딩 능력을 다시 꺼내 들었습니다. 지난 2018년 이후, 연구실과 기업에서 Python과 R로 데이터를 다루는 일이 일상이 되었고, 그 도구들로 사람의 마음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습니다.


20만 명이 넘는 직원의 마음을 담은 조직문화 진단 데이터와 46만 건 이상의 직원 리뷰를 텍스트 마이닝으로 분석하고, 자연어 처리(NLP)로 수십만 문장 속에 숨은 감정의 패턴을 읽어내며, 머신러닝으로 '마음이 떠나는 순간'을 예측하는 모델을 만들었습니다.


최근에는 생성형 AI를 활용하여 '조직 내 정서적 감염'을 모델링하여 대규모 인력 시뮬레이션을 진행하기도 하고, 조직 전체 직무별 AI Impact를 분석하여, AI Transformation의 밑그림을 그리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프로젝트를 경험하면서, 조직심리학의 이론과 데이터 사이언스의 기술이 만나는 지점에서

비로소 사람들의 진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스스로를 'People Data Scientist', 즉 사람에 대한 데이터를 다루는 과학자라고 부릅니다.


왜 이 글을 쓰는가


연구에서 발견한 것들을 논문으로만 남기기에는 너무 아까웠습니다. People Data Scientist로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면서 깨닫게 된 놀라움과 즐거움을 조금이라도 더 많은 분들과 나누고 싶었습니다.


"조용한 사직을 하고 있는 건 나만이 아니었구나."

"생성형 AI 시대에, 불안한 마음을 갖는 것이 당연한 거였구나."

"우리 팀에 당장 필요한 건 새로운 AI 도구가 아니라 심리적 안전감이었구나."


이런 깨달음이 논문의 각주 속에만, 프로젝트 보고서에만 묻혀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부터 연재되는 저의 글은 직장에서 매일 크고 작은 전쟁을 치르는 당신을 위한 글입니다.


연구 데이터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통해, 당신이 겪는 어려움의 원인을 이해하고, 내일의 출근길이 조금이라도 가벼워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씁니다. 어렵고 딱딱한 학술 용어는 최대한 풀어서 쓰겠습니다. 대신 모든 이야기에는 실제 연구 데이터와 검증된 이론이 뒷받침되어 있습니다.


'감'이 아닌 '근거'로 직장 생활을 이해하는 새로운 렌즈를 함께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이런 분들에게 권합니다


오늘도 출근길에 한숨을 쉬었다면.

AI가 내 자리를 대신할까 봐 불안하다면.

"우리 팀원들은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고민하는 리더라면. 혹은 그저 직장이라는 복잡한 세계를 조금 더 객관적으로 이해하고 싶다면. 데이터 분석하는 조직심리학자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세요.


숫자 뒤에 숨은 사람의 마음, 함께 읽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