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OO님, 요즘 힘든 일 있어요? 얼굴이 안 좋아 보이네요.
리더의 따뜻한 말 한마디에 울컥했던 경험, 누구나 한 번쯤 있을 겁니다. 리더의 직관과 공감 능력은 때로 놀라울 정도로 정확합니다. 하지만 만약 수백, 수천 명의 직원들이 각자 다른 이유로 힘들어하고, 생성형 AI가 내 일자리를 대체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면, 과연 몇몇 리더의 '감'만으로 이 거대한 파고를 넘을 수 있을까요?
'대퇴사(The Great Resignation)'와 '조용한 사직(Quiet Quitting)'을 지나, 이제 '생성형 AI'라는 더 거대한 변혁의 한복판에 서 있는 우리에게는 새로운 도구가 필요합니다.
제가 추천드리고자 하는 도구는 바로, 조직심리학(Organizational Psychology)과 데이터 기반의 인적자원관리(People Analytics)입니다.
많은 리더들이 생성형 AI 도입을 서두르고 있지만, 그 결과는 기대와 사뭇 다릅니다.
가트너(Gartner)의 2026년 보고서에 따르면, AI 관련 투자 50건 중 단 1건만이 조직의 판도를 바꾸는 '변혁적 가치'를 제공합니다. [1] 게다가 5건 중 1건만이 측정 가능한 투자수익(ROI)을 낼 뿐입니다. AI 도입의 성패가 기술 자체가 아니라 기술을 사용하는 '사람'과 '조직'의 문제임을 보여주는 수치입니다.
실제로 맥킨지(McKinsey)의 2025년 연구에 따르면, 직원들은 리더가 인식하는 것보다 3배나 더 적극적으로 업무에 AI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2] 현장에서는 이미 AI가 업무 방식의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고 있는데, 리더들은 그 사실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죠.
이런 상황에서 리더의 직관에만 의존하는 과거의 인적자원관리는 더 이상 통하지 않습니다. 구성원들이 AI와 어떻게 상호작용하고, 그 과정에서 어떤 감정을 느끼며, 무엇이 그들의 동기를 저해하는지를 데이터에 기반하여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대응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피플 애널리틱스의 핵심입니다. 조직 내 인적자원과 관련된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지원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과학적 접근법이죠.
구글(Google)이 '피플 애널리틱스' 팀을 통해 '훌륭한 관리자의 8가지 습관'을 데이터로 밝혀내고 리더십 교육에 활용한 것은 이미 고전으로 취급되는 유명한 사례입니다.
AI 시대에는 이러한 데이터 기반의 접근이 더욱 정교해지고 중요해질 것입니다.
피플 애널리틱스는 분석의 깊이와 목적에 따라 크게 4가지 단계로 나눌 수 있습니다. [3] 이는 조직이 데이터를 활용하는 성숙도를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합니다.
People Analytics가 우리나라에 소개된 이후, 많은 기업에서 여러 시도를 하고 있지만, 아쉽게도 대부분의 조직은 아직 1, 2단계에 머물러 있습니다. 하지만 진정한 피플 애널리틱스의 가치는 3, 4단계, 즉 미래를 예측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데 있습니다.
한편, 최근 연구는 이미 경고 신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BR) 연구에 따르면, AI와 협업한 직원들의 내재적 동기가 11% 감소하고 지루함은 20% 증가했습니다. [4] 이런 변화를 미리 감지하고, 핵심 인재가 번아웃되기 전에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이것이 바로 AI 시대, 피플 애널리틱스가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피플 애널리틱스는 더 이상 HR 부서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제 모든 직장인에게 데이터 리터러시(Data Literacy), 즉 데이터를 읽고 해석하며 그 안에 담긴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는 능력이 요구됩니다.
생각해 보세요. "제 생각에는…", "제 느낌에는…"이라고 말하는 대신, "데이터에 따르면 AI 도입으로 우리 팀의 업무 효율은 높아졌지만, 동시에 구성원들의 심리적 안정감은 하락하고 있습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라고 말할 수 있을 때, 당신의 제안은 완전히 다른 무게를 갖게 될 것입니다.
AI가 내 일을 대체할까 불안한 밤, 이력서를 고치며 한숨 쉬는 새벽. 그 마음은 당신만의 것이 아닙니다. 수많은 직장인들이 같은 감정을 느끼고 있고, 그 감정은 데이터 속에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나의 성과를 객관적인 데이터로 증명하고, 팀의 문제를 데이터로 진단하며, 데이터에 기반한 합리적인 제안을 할 수 있는 사람. AI 시대에 조직이 가장 필요로 하는 인재상입니다.
데이터는 차가운 숫자가 아닙니다. 조직과 구성원들이 보내는 솔직한 목소리입니다. 그 목소리에 귀 기울일 때, 우리는 비로소 기술과 사람이 함께 성장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당신은 AI가 바꾸는 조직의 미래,
그 안에서 구성원들이 보내는 데이터의 목소리에 얼마나 귀 기울이고 있나요?
다음 글에서는 AI 시대에 더욱 중요해진
'직원 경험(Employee Experience)'에 대해 파헤쳐 보겠습니다.
AI는 우리의 직장 생활을 더 행복하게 만들까요, 아니면 불행하게 만들까요?
References
[1] Aykens, P., Lowmaster, K., McRae, E. R., & Shepp, J. (2026, February 2). 9 Trends Shaping Work in 2026 and Beyond. Harvard Business Review.
[2] Roth, E. (2025, August 13). Reconfiguring work: Change management in the age of gen AI. McKinsey & Company.
[3] 정보영, 김광태. (2022). HR 애널리틱스 개념적 틀 제안. HRD 연구, 24(3), 211-251.
[4] Liu, Y., Wu, S., Ruan, M., Chen, S., & Xie, X.-Y. (2025, May 13). Research: Gen AI Makes People More Productive—and Less Motivated. Harvard Business Re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