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일기장을 펼칠 때마다 다짐한다.
조만간 사직서를 던져버리고 하고 싶은 꿈을 찾아 떠나겠다고. 구체적인 계획이 있는 것도 아닌데, 막연할 뿐인데 그래도 하고 싶은 것을 하러 떠나겠다고 말이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잘 모른다. 내가 무엇을 정말로 그려가고 싶은지는. 그래서 일단 써보기로 했다. 쓰면 어떻게 아냐고? 얼마 전 한껏 여유를 부려보겠다고 도서관에 갔다. 적막한 공기 사이로 흐르는 연필 사각 거리는 소리, 스르륵 책장 넘기는 소리, 애써 참아보려다 터져버린 기침 소리가 들렸다. 아무것도 방해하지 않는 그곳에서 나만의 시간을 갖고자 눈에 보이는 책 하나를 집어 들었다. 글쓰기 관련 책이었다.
몇 장 넘겨보니 필자는 글이란 것은 꾸준히 써야 실력이 는다고 말했다. 그리고 글쓰기가 단지 책을 쓰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나를 알아가는 과정에 가장 중요한 도구라고도 말했다. 생각해 보면 우리는 회사에서 온종일을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일, 대표님이 시키는 일, 팀장님이 떠넘겨버린 일을 쳐내라 정신없이 보낸다. 그 속에 나의 생각이란 있을 틈이 없다. 오롯이 그 일에만 몰두하느라 말이다. 하루라는 주어진 시간 내에 내가 느꼈던 것, 생각했던 것 등 많은 것은 찰나의 순간을 스쳐 사라지곤 한다. 그런데 이럴 때 글이란 것을 쓰면 휘몰아치는 생각들이 정갈한 문장이 되어 눈에 들어온다. 나를 진정으로 마주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인 것이다.
그래서 살면서 내가 이뤄내고 싶은 것을 찾기 위해선 '나'를 찾는 작업이 가장 일 순위가 되어야 한다. 나 조차도 일단 뭔지 모르겠는데 쓰다 보면 생각은 정리되고, 감정은 덜어지고, 사실과 해석만이 남게 된다. 그렇게 나를 천천히 받아들이는 과정이 곧 내가 꿈을 위한 첫 시작이 될 것이다.
첫 문장 출처: 내가 한 말을 내가 오해하지 않기로 함 / 문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