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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티 Oct 27. 2024

아 드디어 계획 다 세웠다, 내일부터 해야지



미루기라는 단어는 라틴어 'pro (지지하는)'와 'crastinus (내일의)'의 합성어에서 유래한다. 영어 Procrastinate은 이를 한마디로 '미루다, 끌다, 지체하다'라는 뜻으로 매듭짓는다.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 최선의 결과를 도출하고자 하는 현대인들에겐 '내일로 미루기'라는 고질병이 있다. 능력이 부족해서는 아니고, 또 게을러서도 아니다. 실은 더 잘해내고 싶다는 욕심에서 일어난 일종의 예열작업이라 하는 것이다. 하나의 큰 프로젝트가 던져지면 대부분은 이를 달성해내기 위한 계획부터 세운다. 실행력이 좋은 사람이라면 단 시간에, 최적의 동선으로 계획을 세우고 치고 나아가지만 그렇지 못한 이들도 많다. 일단 A-Z까지 해 봐야지! 하고 야심찬 전략을 세웠으나 아쉽게도 계획은 실행까지 가기엔 뒷심이 부족하다. 


아무생각 하지 말고 그냥 해! 일단 하고나서 수정하면 돼! 라고들 말하지만, 느린 사람들에겐 이 역시 꽤나 어려운 일처럼 느껴진다. 전체적인 그림이 그려지지 않았는데 설사 시작했다가 만약 잘못된 출발이라면? 또 그만큼의 시간이 낭비될 것처럼 느껴져 더딜 수 밖에 없는거다. 뿐만 아니라 맡은 프로젝트를 멋지게 완수하고싶은 바람도 크고 완성도 높은 결과물로 느껴질 황홀한 성취감이 꽤나 맛있어서 쉬이 시작하기 어려운 것. 미뤘다는 행위는 사실이지만, 어쩌면 내일 번뜩일 새로운 아이디어를 지지하고 있던 게 아닐까 생각되기도 한다. 


흔히들 실행히 빠른 자는 목표 지향적이라 칭하고 그 반대를 과정 지향적이라 부른다. 그렇다고해서 서로가 각자의 중심 영역에 관심이 없는것도 아니다. 전자는 눈 앞에 보이는 결과를 빠르게 확인하기 위해 과정 자체를 결과로 여기는 거라면, 후자는 과정의 흐름을 물흐르듯 자연스레 연결시켜 더 정확하게 깃발을 내리꽂는데 집중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첫 문장 출처: 게으른 완벽주의자를 위한 심리하 / 헤이든 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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