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 Weaning food
우리 아이는 아직 백일도 채 되지 않았기에 분유를 먹으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고, 이유식은 아직 먼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그 단어가 낯설지 않게 다가왔다. 머지않아 우리도 그 단계를 겪게 될 거라는 예감 때문일까. 주변에선 육아의 진짜 고비는 이유식이라고들 했다. “모유 수유는 그냥 튜토리얼일 뿐”이라는 말도 들었다. 이유식은 또 다른 세계라고.
지금까지는 젖이나 분유처럼 액체로 된 음식만 먹던 아이가, 언젠가는 밥과 반찬이라는 고체의 세계로 들어서야 한다. WHO에서는 생후 6개월부터 이유식을 권장하지만 아이마다 적절한 시점은 다르며, 너무 일찍 시작하면 소화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는 말도 들었다. 아직은 그저 정보를 찾아보며 조심스레 예열하는 단계. 낯선 재료, 예상치 못한 반응들, 흘리고 뱉고 울음을 터뜨리는 장면까지—곧 마주하게 될 시행착오들이 아득하게 떠오른다.
‘이유식(離乳食)’이라는 말은 말 그대로 ‘젖에서 떨어져 새로운 음식을 먹는 과정’이다. 익숙한 방식에서 조금씩 이탈해 가는 시간. 음식만 바뀌는 것이 아니라, 관계의 형태도 조금 변화한다. 엄마의 품에서 얻던 영양과 위안을, 점차 스스로 감당해 가야 하는 첫걸음이다. 영어로는 ‘Weaning food’이라고 하는데, 이 단어도 비슷한 의미를 품고 있다. 고대 영어 wenian, 즉 ‘익숙한 것에서 점차 떼어내다’에서 유래했고, 더 오래된 인도유럽어 어근 wen-은 ‘갈망하다, 원하다’는 뜻을 가진다. 젖을 원하던 아이가, 그 갈망을 새로운 방식으로 전환해 가는 일. 그 과정은 단지 먹는 법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의존으로부터의 부드러운 독립이다.
아직 시작하지 않았지만, 생각만으로도 마음이 조금 울렁인다. 떨어짐을 준비한다는 건, 한편으로는 연결을 새롭게 만든다는 뜻이기도 하니까. 이제는 품에서 벗어난 손이, 그만큼 더 자주 마주 잡힐 것이고, 눈맞춤과 말이 더 많아질 것이다. 젖에서 멀어지더라도, 우리와 아이의 관계는 더 가까이 다가올 수 있다. 그 일상의 변화를 함께 겪어내며 우리는 또 한 번 자라날 것이다—부모로서, 아이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