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 Urine
아이를 키우는 초반, 우리는 똥에 꽤 집착한다. 무슨 색인지, 얼마나 자주 나오는지, 묽은지 되직한지—그 모든 것이 아기의 건강을 알려주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초록빛이면 초조해지고, 황금빛이면 안도한다. 같은 황금빛이라도 농도에 따라 안심하거나, 다시 초조해지기도 한다. 아내의 말처럼 내가 다른 누군가의 똥에 이렇게 희노애락을 느끼며 집착하게 될 줄은 몰랐었다.
기저귀 가운데 노란 꽃무늬가 하늘색으로 변해 있다면, 혹시나 하고 기대에 찬 손길로 기저귀를 연다. 하지만 종종 그 안에는 똥 대신 누런 소변만 담겨 있을 때가 종종있다. ‘또 오줌이네’ 싶은 가벼운 실망. 물티슈로 닦고 새 기저귀를 채우며, ‘다음엔 꼭 똥파티하자~’라며 중얼거린다. 그런데 소변도 대변 못지않게 중요한 신호다. 아이가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있는지, 탈수 증상은 없는지—기저귀의 젖은 정도 하나로 판단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Urine’이라는 단어는 14세기경 영어에 등장했으며 라틴어 urina에서 유래했는데, 그 뿌리를 더 거슬러 올라가면 인도유럽어 어근 ur-, 즉 ‘물이나 액체, 우유’를 뜻하는 말에서 비롯되었다. 우리 삶에서 물이 생존의 기반이 되듯, 소변은 생명의 흐름이 멈추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는 증거다.
최근엔 ‘신생아도 요로감염이 생길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오줌의 색이나 냄새, 양과 빈도 같은 사소한 변화가 이상 신호일 수 있다는 사실. 똥만큼이나 소변에도 민감해져야겠다고 다짐했다. 아직 말을 하지 못하는 아기에게, 그것만큼 직관적인 건강의 언어도 드물다. 하루에 수십 번씩 기저귀를 확인하며, 우리는 아이와 대화한다. 흐름이 계속 이어진다는 건 생명이 건강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이제는 소변에도 작은 칭찬을 건넨다. “아이구 많이도 쌌네, 잘했어요~.” 언젠가는 아이가 대답도 할 테지만, 지금은 그저 흘러나온 따뜻한 물줄기 하나에도 안심하며 하루를 넘긴다. 똥이든 오줌이든, 이 아이가 잘 먹고 잘 자라고 있다는 증거. 그러니 실망보다는 감사에 가까운 마음으로 기저귀를 갈아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