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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환 Aug 30. 2020

왕관의 무게를 언제까지 버텨야 할까

7. Corona Virus 코로나 바이러스

1. Corona Virus(코로나 바이러스) : 라틴어 corona(왕관) + virus(바이러스)

2. Pandemic(팬데믹) : 그리스어 pan(모든) + demos(사람). "(전염병이) 모든 사람에게 퍼진 상태"

3. Vaccine(백신) : 라틴어 vacca(소)에서 유래

 

 요즘 많은 사람들이 가장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이슈는 뭐니 뭐니 해도 코로나 바이러스일 것입니다. 인터넷이나 어플을 통해 매일, 아니 매시간마다 확진자 수 및 동선을 확인하며 정보를 공유하지요. 회사에 출근하면 첫마디가 "오늘은 확진자 몇 명이나 나왔노?" "어디 돌아다녔다드노?" 등의 '코로나 인사'로 대체된 지도 꽤 오래되었습니다. 지난 3월 WHO에서 '팬데믹(Pandemic, 감염병 세계적 유행)'을 선언했으나 그전부터 코로나는 우리 일상생활에 영향을 끼치고 있었으니 벌써 반년이 넘는 시간 동안 지속되고 있는 것이지요. 


 Corona는 원래 라틴어로 '왕관'의 뜻입니다. 그런데 왜 '왕관(코로나) 바이러스'라고 부르는 것일까요? 그 이유는 현미경으로 자세히 바이러스를 들여다보면 입자 표면이 마치 왕관 또는 태양의 코로나처럼 보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사실 지금과 같은 사태가 터지기 전에도 우리는 이 단어를 종종 접하곤 했었습니다. 레몬을 곁들여 병째로 마시는 강한 탄산 맛의 멕시코 맥주 브랜드 이름이 바로 '코로나'이기 때문이지요. (병에 붙어있는 상표를 자세히 보면 'La cerveza mas fina', 즉 '최고의 맥주'라는 문구와 함께 왕관 그림이 그려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을 겁니다) 유럽 여행 당시 프랑스 니스 해변에서 물놀이 후 마셨던 코로나(맥주)는 피로를 확 풀어주는 청량감을 줬었는데, 지금 코로나(바이러스)는 답답함과 무기력함만 가져다줍니다. 참 씁쓸한 상황이죠.


 셰익스피어는 그의 희곡에서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라고 한 적이 있는데, 지금 현재 상황을 봐서는 별로 좋지도 않은 이 왕관(코로나)을 언제까지 써야 할지 전혀 알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강제적으로 그 무게를 견뎌내야 하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우리는 이 왕관을 원한적이 없는데 말이죠! 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이놈의 바이러스는 끝을 모른 채 증식하고 있습니다. 그 덕분에 우리는 왕관에 더불어 마스크라는 면사포까지 뒤집어쓰게 되었습니다. 이 무더위에...! 이러다가 왕관의 무게로 인해 목이 부러지거나 마스크 때문에 숨 막혀 쓰러지는 건 아닌지 걱정되기도 합니다.

우리의 숨통을 옥죄는 마스크 (출처 : Unsplash)


 코로나 바이러스 창궐로 인해 피해 입은 분들은 수없이 많습니다. 음식점이나 카페 사장님들부터 운동선수들, 전시회나 행사 준비하는 주최사들, 결혼 준비하는 예비 신혼부부들, 유치원이 폐쇄되며 아이들을 맡길 곳 없어진 맞벌이 부모님들, 그리고 수능을 준비하는 고3 학생들 등 거의 모든 사람들이 힘겨워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모두들 신경이 많이 날카로워지며 예민해져 있습니다. 기침을 하거나 약간의 발열 증상만 생겨도 '혹시 코로나 걸린 것 아니야?'라고 하며 거리를 두며 이상한 눈초리로 쳐다봅니다. (이로 인해 윌리엄을 통해 유명세를 얻기 시작한 'HOXY(혹시)'라는 유행어가 다시 활기를 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확산 방지를 위해 증상이 보이면 의심하거나 검사를 권하는 것이 나쁘진 않지만, 너무 지나치게 반응해야만 한다는 사실이 슬프기도 하네요.


 마스크 착용 관련해서도 많은 사건사고들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더 이상의 상황 악화를 방지하기 위해 실내외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되어 있습니다. 그렇기에 택시나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 이용하시는 분들은 이를 당연히 지켜야 합니다. 폐쇄된 공간일 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택시나 버스 기사님들이 마스크 미착용 손님에게 착용을 부탁했다가 오히려 폭행당하는 사건들이 하루에도 몇 건씩 생기고 있다고 합니다. 


 본인이 답답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엉뚱한 곳에 화풀이를 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짓은 없어 보입니다. 다들 힘들지만 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참고 노력하고 있지 않습니까. 아무리 힘들더라도 가만히 있어도 땀나고 불쾌지수 올라가는 이 무더위에 보호장구 갖춰 입고 일선에서 방역 및 치료 업무를 담당하는 의료진분들만큼 힘들지는 않을 것 아닌가 말입니다.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선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이 발명되어야 하지만 아직까지는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합니다. 참고로 vaccine이라는 단어는 '소'를 의미하는 라틴어 vacca에서 유래되었는데, 예전에 어느 영국 의사가 당시 유행하던 천연두를 예방하기 위해 소의 천연두(우두)를 이용하여 백신 접종법을 개발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소의 천연두로 사람의 천연두를 예방'한다는 획기적인 방법이 발견되기 전까지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렸었고, 그로 인해 천연두는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목숨을 앗아간 질병이라는 악명을 얻게 되었습니다. 물론 지금은 당시에 비해 의료기술이 고도화되었지만, 그래도 안전한 백신 개발까지는 시간이 어느 정도 걸릴 것입니다. 그렇기에 지금 우리에게 남은 유일한 방법이자 가장 확실한 예방법은 '사회적 거리두기'이지요.


 현재 수도권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까지 격상되었으며, 상황이 더 심각해지면 전국에 걸쳐 3단계까지 올라갈 가능성도 있습니다. 만약 3단계가 되면 사람들 간의 대면은 거의 불가능해집니다. 그렇기에 지금부터라도 '물리적 얽힘'은 최대한 피해야 합니다. 하지만 오히려 '정신적인 얽힘'은 더 필요해 보입니다. 원래 공공의 적이 있으면 내부적으로 똘똘 뭉쳐지지 않습니까. '코로나'라는 적 하나만 두고 모두가 한 마음으로 이 상황을 타개해야 합니다. 방역지침 잘 지켜서 모두가 '정신적 얽힘 3단계'를 시행하면 사회적 거리두기는 1단계로 내려가거나 원래 정상적인 상황으로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 2020년 8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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