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Jitter
아이는 말을 하지 않아도 수많은 신호를 보낸다. 울음과 몸짓, 표정과 숨결. 그러던 어느 날, 아이의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 아주 작고 짧은 움직임이었지만, 분명히 눈에 보였다. 처음엔 추운 걸까 싶어 온도를 조금 올려봤다가, 아이가 더워서인지 울기 시작했다. 손과 발은 따뜻했지만, 입술 끝은 여전히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무엇이 문제인지 확신할 수 없을 때, 부모는 그저 하나씩 가능성을 지워나가는 수밖에 없다.
입술 떨림(lip jitter 또는 tremor)은 신생아에게 비교적 흔한 반응이라고 한다. 뇌와 신경, 근육의 조율이 아직 완성되지 않아 나타나는 일시적인 현상. 수유를 기다릴 때나 잠들기 전에도 자주 나타나며, 며칠 안에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하지만 처음 겪는 부모에겐 그 짧은 떨림조차 작은 경고처럼 느껴진다. 의사들은 말한다. “정상입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하지만 그 말을 듣고도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 의사분들을 믿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초보 부모의 마음이 그랬었다. 혹시 불편하다는 신호는 아닐까. 기저귀를 다시 들춰보고, 체온을 확인하고, 손끝으로 입 주변을 조심스레 눌러보며 아이의 상태를 살핀다. 할 수 있는 건 많지 않지만, 그런 반복 속에서 감각은 서서히 예민해진다.
문득 처음 아이를 안았을 때의 감각이 떠올랐다. 내 손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떨어뜨리면 어쩌지라는 걱정, 그리고 이 작은 핏덩이를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 등으로 인해 긴장이 되었었다. 육아의 시작은 언제나 이런 떨림과 함께 찾아온다. 아이도 떨리고, 나도 떨리는 순간들. 두 존재의 불완전한 리듬이 맞닿을 때, 우리는 조금씩 균형을 배워간다. ‘Jitter’는 1920년대 미국에서 “신경과민 상태”라는 의미로 쓰이기 시작한 단어다. 중세 영어 chittern—‘지저귀다, 떨다’—에서 유래했고, 작은 자극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상태를 뜻한다.
육아는 그런 떨림 속에서 자리를 잡는다. 나는 아직도 매 순간 조심스럽고, 때때로 과하게 걱정하지만, 그 불안은 결국 아이를 향한 마음이 만든 움직임이다. 완벽해지려고 애쓰기보다, 오늘도 그 떨림을 안아주고, 기다리고, 지켜보며 하루를 보낸다. 작고 짧은 떨림은 끝나지만, 그 감각은 오래도록 몸에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