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어색했지만 신기했던 맨살끼리의 만남

[K] Kangaroo Care

by 오환

아기를 처음 품에 안았을 때, 나는 그저 안아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그 작고 따뜻한 몸이 내 품에 안기면, 신기하게 울음도 조용해졌다. 물론 안겨서도 짜증을 부릴 때도 있었지만. 그 짧은 평화 속에서 나는 ‘내가 뭔가 해냈다’는 안도감을 느꼈다. 그러다 어느 날, 피부 대 피부로 안아주는 것이 단순한 체온 조절을 넘어 수면 안정과 부모와의 애착 형성에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한 번쯤 해보고 싶었다. 아내는 “추우면 어떡해” 같은 걱정보다는, “한번 해보시지”라는 분위기였다. 전적으로 믿는 눈치는 아니었지만, 내심 나도 확신은 없었다. 그래도 아기와 조금 더 가까워지고 싶었다. 그렇게 나는 마음의 준비를 한 뒤 상의를 벗고, 기저귀만 찬 아기를 품에 안았다. 어색하고 적응이 잘 되진 않았지만 그래도 한번 기다려봤다. 그 순간 아기가 내 젖을 찾듯 입을 가져다댔다. 본능적인 반응이었지만 신기했다. 하지만 금세 불편해하는 기색을 보여, 결국 5분도 채 안 되어 다시 눕혔다. 유튜브 영상에서 본 그대로 따라 해봤지만 실전은 달랐다. 역시 육아는 쉬운게 하나도 없다. 아내는 ‘제대로 배워서 다시 해보라’고 했지만, 그날 이후로는 굳이 무리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자주 많이 안아주기로 마음먹었다. 옷을 입고.


짧은 접촉이었지만, 손으로 안는 것과는 전혀 다른 감각이었다. 피부로 전해지는 체온, 맞닿는 심장 소리, 말 없는 교감. 아기를 달래기 위해서가 아니라, 함께 있으려는 마음이 얼마나 중요한지 잠깐이나마 깨달았다. 이런 돌봄 방식을 ‘캥거루 케어(Kangaroo Care)’라고 부른다고 한다. 캥거루는 미완성 상태로 태어난 새끼를 품속 주머니에 넣고 기른다. 그 주머니는 세상과의 완충지대이자, 어미의 체온과 심장 박동이 닿는 공간이다. 부모의 품 역시 그런 공간일 수 있다.


그 이후로는 꼭 맨살이 아니어도 자주 안았다. '그러다보면 아기 등센서가 더 심해진다'는 말을 들었음에도, 아내와 나는 이 때 아니면 아기를 이렇게 품에 안을 시간이 그렇게 많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충분히 안아주곤 했다. 육아는 특별한 기술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그냥 함께 있으려는 마음에서, 그리고 그 온기를 주고받는 순간들에서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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