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 Mucus
아이의 리듬에 조금씩 익숙해져 갈 무렵, 이번엔 콧구멍 하나가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 그 조그마한 콧구멍 안에, 마른 점처럼 붙어 있는 작은 덩어리, 코딱지. 그게 혹시 아기의 숨결을 막고 있는 건 아닐까 걱정이 되었다. 숨은 잘 쉬고 있었지만 뭔가 불편해 보였다. 자다가 '그렁그렁'하는 소리가 들리면 그렇게 불안할 수가 없었다. 그 뒤로는 가끔씩 묽은 콧물도 보이기 시작했다. 신생아는 입으로 숨 쉬는 게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코가 막히면 먹는 일, 자는 일, 모두에 방해가 된다. 코딱지 한 덩어리, 콧물 한 줄기가 아기에게는 너무나 큰 장벽이 될 수 있다는 걸, 그제야 알게 되었다.
마음같아선 시원하게 코를 '헹' 풀어주고 싶었지만, 절대 그래서는 안된다는 걸 알기에 또 유튜브를 보고 검색을 하고 여러 사람들에게 물어봤다. 이후 우리는 알코올 없는 식염수를 구비했고, 신생아 전용 면봉도 준비했다. 식염수를 살짝 묻힌 면봉으로 콧속을 조심스럽게 건드리면, 눈에 잘 띄지 않던 코딱지가 천천히 떨어져 나왔다. 겨우 그것 하나 떼어냈을 뿐인데, 아기가 편하게 숨 쉬는 모습을 보면 큰일을 해낸 것처럼 안도감이 밀려왔다. 그 하나하나에 나름의 기술과 배려가 들어 있었다.
‘Mucus’는 라틴어 mucus에서 유래된 단어로, 원래는 점막에서 나오는 끈적한 분비물을 의미한다. 이 어원의 뿌리에는 ‘미끄럽고, 젖어 있는 상태’를 뜻하는 인도유럽조어 meug-가 깔려 있다. 인간은 아주 오래전부터 이 점액질과 함께 살아왔지만, 부모가 된 뒤 처음 마주한 그것은 단순한 분비물이 아니었다—아기의 편안한 호흡을 위해 주기적으로 신경 써야 할 또 하나의 숙제가 되었다. 조금 더 자라면 ‘콧물 흡입기’를 써도 된다고 들었다. 입으로 직접 흡입하는 제품도 있었지만, 신생아에게는 위험할 수 있다는 말에 조심스러웠다. 무엇보다 아기의 코에는 적당한 점액이 필요하다고 한다. 콧물을 다 없앤다고 좋은 게 아니라, 필요한 건 남겨두고 불편한 것만 걷어내는 일—그 균형을 맞추는 것이 생각보다 까다롭다.
콧구멍 하나를 두고도 수없이 검색을 하고, 다시 아기의 반응을 살핀다. 별일 아닐 수 있는 일이지만, 부모가 되고 나면 그 사소함에 매일 마음이 머문다. 아이가 숨을 잘 쉬고 있는지, 편하게 잠들 수 있는지—그 작은 안정을 위해 온 신경이 집중된다. 아기의 작은 코는 어른이 무심히 지나치는 숨결 하나에도 민감한 신호를 보낸다. 그리고 우리는 그 작은 신호 앞에서 살피고, 기다리고, 배운다. 육아는 결국 그런 반복이다. 작은 코딱지 하나 앞에서 시작되는 ‘살피고, 기다리고, 조심하는 마음’이 부모의 하루를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