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발라주고 문질러주기

[O] Ointment

by 오환


아기가 태어난 뒤로 가장 자주 눈에 띈 피부 부위는 엉덩이와 살이 접히는 곳들이었다. 통통하게 살이 쪄서 몇 겹씩 되어있는 목 부분도 처음에는 마냥 귀여웠지만, 접힌 탓에 더 신경이 써졌다. 기저귀를 갈아주거나 목욕을 시킬 때 보면, 연약한 살결이 벌겋게 달아오르거나, 땀이 차서 접힌 부위에 발진이 올라오는 날도 있었다. 처음엔 당황했고, 괜히 마음이 아팠다. 기저귀를 너무 자주 안 갈았나, 목욕을 너무 자주 시킨건가, 혹시 우리가 뭔가 잘못했나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그래서 처음엔 신생아 피부에 좋다는 연고를 발라주기 시작했다. Ointment라는 단어는 단순히 약이나 연고만을 뜻하지 않는다. 이 단어는 라틴어 unguentum에서 유래했으며, 그 어근 ungere‘바르다, 문지르다’는 뜻이다. 단어 자체에 ‘어루만지는 행위’의 의미가 담겨 있는 셈이다. 그러니까 연고는 단지 피부에 바르는 물질이 아니라, 누군가를 낫게 하려는 마음이 담긴 손길까지를 아우르는 말이다. 따갑지는 않을까, 차갑지는 않을까, 불편하진 않을까—그런 감정을 헤아리며 손끝에 조심스러움을 담곤 했다. 하지만 연고를 너무 자주 바르는 건 오히려 피부에 좋지 않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피부가 어느 정도 회복되면, 연고 대신 가볍게 보습제를 바르거나 특별한 처치 없이 두는 게 더 낫다고 한다.


실제로 아기의 피부는 생각보다 훨씬 더 예민하고 쉽게 건조해졌다. 처음엔 아기 피부는 촉촉하고 말랑말랑할 거라고만 생각했지만, 하얗게 일어나거나 껍질이 벗겨지기도 했다. 알고 보니, 양수 속에 오래 머물던 피부가 서서히 말라가며 건조해지는, 자연스러운 과정이었다. 그래서 요즘은 목욕도 자주 시키지 않는다. 오히려 목욕을 자주하면 수분을 뺏어가기에 더 안좋을 수도 있다고 들었고, 소아과 의사 선생님도 “일주일에 두세 번이면 충분하다”고 했던 말이 기억났기 때문이다.


여름철엔 기저귀 발진이 더 자주 생기기 때문에, 연고보다 더 중요한 건 통풍이 잘 되게 해주는 것, 그리고 살이 접힌 부위에 습기가 차지 않도록 신경 쓰는 일이라는 것도 조금씩 배워가고 있다. 지금은 연고가 보습제로 대체 되었지만, 여전히 발라주고 문질러주면서 아기를 진정시키는 행위는 계속되고 있다. 며칠이 지나고 조금씩 피부가 나아지면 나도 덩달아 안심하게 된다. '앙앙'하는 옹알이와 함께 지어보이는 웃음이 ‘아 시원해! 엄마, 아빠 나 이제 괜찮아’라고 말하는 듯 느껴지기도 했다. 그 순간, 부모라는 건 뭔가를 고쳐주는 사람이기보다, 계속해서 어루만지는 사람이라는 걸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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