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말을 아껴야 한다. 왜요?

소리에게

by 나길 조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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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너와 대화를 하다 보면, 네가 하고 싶은 말을 참지 못하고 다 쏟아내는 모습이 보일 때가 있어. 물론 너의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건 아주 소중하고 멋진 일이란다. 하지만 엄마는 오늘 너에게 ‘말을 아낀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그리고 그것이 왜 중요한지 이야기해주고 싶어.


우리는 매일 수많은 말을 하며 살아가지. 친구와의 대화, 선생님과의 대화, 가족과의 대화… 그 속에서 말은 다리처럼 서로를 이어주기도 하고, 때로는 칼처럼 마음을 다치게 하기도 해. 말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마음을 담아내는 그릇이기 때문에 한마디 말이 누군가의 하루를 밝게 만들 수도 있고, 반대로 아주 무겁게 짓누를 수도 있단다.


그렇기 때문에 말을 아낀다는 것은, 단순히 침묵하는 것이 아니야. 네 마음속에서 튀어나오려는 말을 잠시 붙잡고, “이 말이 정말 필요한가? 이 말이 누군가의 마음을 다치게 하진 않을까?” 하고 스스로 물어보는 거란다. 말은 돌이킬 수 없으니까, 한 번 내뱉은 말은 다시 주워 담을 수 없지. 그래서 말을 아낀다는 건 결국 내 마음을 소중히 지키고, 다른 사람의 마음도 아끼려는 태도야.


엄마도 어릴 때는 네가 지금처럼 솔직하게 말하는 게 좋다고만 생각했어. 하지만 살아가면서 말이 많다고 해서 꼭 좋은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단다. 때론 말하지 않는 것이 더 큰 지혜일 때도 있지. 누군가 나를 오해하거나 나에게 상처를 줄 때, 곧바로 맞대응하는 대신 조용히 기다려보면, 시간이 지나면서 상황이 자연스럽게 풀리기도 해. 침묵 속에서 상대방의 마음을 더 깊이 이해할 기회가 생기기도 하고 말이야.



또 말을 아낀다는 것은 네 마음을 함부로 소비하지 않는다는 의미이기도 해. 말은 마음의 힘을 쓰는 방식이거든. 쓸데없는 말, 화내는 말, 남을 험담하는 말에 마음을 다 써버리면 정작 너를 따뜻하게 지켜줄 좋은 말, 감사의 말, 사랑의 말을 할 힘이 줄어들지. 그래서 네가 하고 싶은 말이 있더라도, 꼭 필요한 순간에 필요한 말만 골라서 한다면 네 마음은 더 단단해지고 따뜻해질 거야.


엄마는 네가 자라면서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더 많은 대화를 나누게 될 거라는 걸 알아. 그 속에서 말은 네가 어떤 사람인지를 보여주는 창이 될 거야. 너의 말투, 너의 표현, 너의 침묵 속에서 사람들은 네 마음의 깊이를 읽게 되지. 그래서 엄마는 네가 말의 힘을 소중히 여기기를 바라. 말이 많다고 해서 너의 마음이 풍성하게 보이는 건 아니야. 오히려 말을 아낄 줄 아는 사람이 마음을 더 크게, 더 깊게 드러낼 수 있어.


마지막으로 외할머니가 들려준 이야기하나 해줄게


옛날 옛날에, 아주 작은 씨앗 하나가 있었단다. 이 씨앗은 그냥 씨앗이 아니라 ‘말의 씨앗’이었어. 누군가 입을 열어 말을 하면, 그 말은 땅에 떨어져 씨앗처럼 자라났지. 좋은 말은 예쁜 꽃이 되고, 따뜻한 말은 향기로운 나무가 되고, 하지만 화내는 말이나 거친 말은 뾰족뾰족한 가시덤불이 되었어. 그래서 지혜로운 사람들은 말을 함부로 하지 않았단다. 왜냐하면 어떤 씨앗이 자라날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지.


외할머니는 이런 구전 동화를 통해 엄마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가르쳐주셨어. 한글도 잘 읽지 못하셨지만 구전동화를 통해 엄마에게 삶의 지혜를 알려주셨던 것 같아. 엄마는 외할머니에게 배운 삶의 지혜를 소리에게 나누어주기 위해 편지를 쓰는 거야.


소리야, 앞으로도 네가 솔직하게 마음을 표현하는 건 좋지만, 동시에 말의 무게를 생각할 줄 아는 지혜로운 사람이 되었으면 해. 말은 단순한 소리가 아니라 마음을 전하는 다리이자, 때론 마음을 지키는 울타리이기도 한단다. 그러니 말을 아낀다는 것은 결국 너 자신을 지키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는 길이라는 걸 기억하렴.


소리를 사랑하는 엄마가

2025.8.16(토)


함께 생각해 볼 질문 3가지


1. 왜 어떤 말은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고, 어떤 말은 상처를 줄까?

2. 말하지 않는 것이 더 지혜로운 순간은 언제일까?

3. 내가 말을 아낄 때, 그것이 내 마음과 다른 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지켜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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