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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시퀸 이지 Mar 21. 2022

오십견에 맞서려면 어깨에 저축

“아프냐? 나도 아프다.”

한때의 유행어였다. ‘다모’ 드라마에서 이서진이 했던 명대사다. 사랑하는 하지원의 아픔을 보니 자신은 더 아프단다. 드라마 볼 땐 감흥이 별로 없었다. 감흥은커녕 오히려 반감만 샀다. 너만 “아프냐? 나도 아프다”로. 운동 시작 후 내 아픔이 수그러들면서 그제야 주변이 눈에 들어왔다. 발길이 닿는 곳마다 눈길 꽂히는 장면들이 머릿속에 녹화본을 떴다.


집, 사무실, 길, 어디고 간에 사람들 어깨가 내 눈 속을 파고들었다. 그야말로 ‘어깨너머 타인 어깨’를 담았다. 가만히만 있어도 들린 어깨, 목이 쭉 빠지거나 푹 들어간 말린 어깨. <곰 세 마리> 노래에 맞춰 ‘으쓱으쓱’ 춤추다가 ‘으’에서 끝난 상태다. 어깨가 고개 대신 수그려 인사한다. 그들 뒷모습은 눈에서 멀어졌는데 언덕배기 등이 눈 앞에 맴돈다. ‘아프냐? 나도 아팠다.’라는 독백 명대사가 시야를 흐린다.


함께 일했던 전 부서 부장님과 오랜만에 식사를 했다. 그동안 어찌 지냈는지를 부장님 어깨가 말하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팔을 들어 올리지도 못할 정도로 어깨통증이 심해 약속시간 전에 신경차단술을 맞았던 터였다. 회사 세면대에서 자주 마주치는 옆 부서 팀장이 있었다. 주말 끼고 대구(집)와 원주(사무실) 사이를 오가는 팀장이었다. 같이 일한 적은 없지만 나의 낯가림은 몸 얘기가 돌면 싹 가시기에 먼저 말을 붙였다.


“어디 아픈 곳은 없으세요?”

손 씻는 옆모습을 흘끗 보니 어깨와 허리까지 이어지는 능선이 어째 좀 어색하다. 알고 보니 주말에는 집근처 병원에서 도수치료를 받고 있었다. 열심히 일한 대가를 경치 좋은 곳은커녕 병원 침대에서 남의 손에 이끌리다니, 마음이 아팠다.   


내가 그랬듯 그들도 골반이 틀어져 있었다. 허리뼈도 온전치 못했다. 허리뼈가 상대적으로 커서 그렇지 척추란 엄연히 목부터 꼬리뼈까지다. 목과 어깨는 허리에 묻혀 자칫하면 소홀해질 수 있다. 어깨는 골반과 허리 때문에 문제 되기도 하고 일상에서도 공격 당한다. 예민하기 짝이 없는 어깨를 우린 무심하게 대한다. 어깨 하면 딱 떠오르는 '오십견'은 특별한 원인 없이 통증과 더불어 관절운동범위가 제한되는 병이다. 주로 50대(31.7%)에 나타나 붙여진 이름인데 젊은 연령대나 이후에도 발생한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생활 속 질병・진료행위 통계, 2021.12월』)


흔히 듣는 게 오십견이라 그렇지 석회화 염증이니 어깨충돌증후군이니, 그밖에도 어깨 병은 줄줄이다. 주변에서 어깨 아파 병원 갔다는 말도 많이 듣는다. 통계상으로도 수 백개의 질병 중 어깨(어깨병변, 16위)가 등(등통증, 5위)과 무릎(무릎관절증, 13위)과도 얼추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시발점이 뭔지는 몰라도 어깨, 등, 무릎은 철인3종 경기만큼이나 끈끈한 관계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데 계속 뭉치다간 죽겠다 할 곳이 바로 어깨다.       


100세 시대에 절반 이상을 얼어붙은 어깨(동결견=오십견)로 살다가는 신경까지 고드름이 될 판이다. 그래서 꾸준히 하는 운동이 있다(하단 박스 참조). 우선 나의 일상 자세부터 점검해야 한다. 드러누워 자는 시간 빼고는 대부분 의자에 앉아 있다. 어깨는 자세에 민감하다. 어깨는 잘 지내다가도 움직이질 않으면 거미줄 드리우듯 통증이 기어 나온다. 평소 자세와는 반대급부로 운동한다. 내게 닥친 상황에서도 반대급부를 고려해야 일이 부드럽게 진행된다. 몸은 더하다.


평소 어깨뼈가 앞으로 쏠리거나 위로 들린 모습이다. 뼈도 정렬시키고 주변근육도 단련할 겸 어깨뼈를 앞뒤로 위아래로 움직이는 운동을 한다. 셀프 도수치료라고나 할까. 어깨뼈는 등 양쪽에 튀어나온 날개죽지뼈다. 어깨뼈는 팔이 가는대로 졸졸 따라 움직인다. 손을 반대쪽 어깨뼈에 가져다대고 팔을 위아래, 앞뒤로 움직이면 그 움직임을 느낄 수 있다. 어깨뼈 관리는 오십견 보험상품이다. 치킨의 윙봉이 따봉인 것처럼.


세상이 무너져도 꼭 하는 동작은 ‘오프닝’이다. 팔을 연다는 뜻인데 이거 하나만 하더라도 개운한 아침을 맞이할 수 있다. 진정한 ‘굳’모닝. 피자마저 여러 맛이 어우러진 ‘어깨 피자(알볼로)’가 있다. 어깨는 통증을 떠나 옷맵시 측면에서도 남녀노소 관심이 많다.


5년 운동하니 통증과 맵시가 어깨동무 한다. 맵시 근육(삼각근)으로 뽕 들어간 옷을 걸친 것 같다. 민소매 옷이 더이상 민망하지 않다. 어깨를 사이에 두고 가슴과 등 운동까지 되니 팔 근육은 덤. 우리 몸에서 가장 자유롭게 360도 회전할 수 있는 곳도 어깨 관절이다(고관절도 360도지만 해부학적으로 어깨만 못하다). 회오리처럼 팔에게 자유를 부여할지, 아니면 단단히 구속할지, 어깨하기에 달렸다.


내 눈에 포착된 어깨 통증, 굽은 등을 보면 나도 같이 오그라든다. 마음은 몸으로 표현된다. 동병상련 기전이 작동한다. 반대로 함께 운동하는 사람들끼리는 같은 동작에서 강한 유대감을 느낀다고 한다(켈리 맥고니걸 『움직임의 힘』, 3.집단적 즐거움, 100-101p). 동작을 함께 한다면 ‘동병상련(同病相憐)’이 ‘동운상희((同運相喜)’가 될 터. 모두가 활짝 편 어깨로 삶을 기쁘게 껴안길.




< 어깨뼈 위(거상) 아래(하상)로 >


1. 덤벨 풀 오버

겨드랑이 아래 톱날 모양인 ‘전거근’을 풀어 어깨의 안정성을 돕는다. ‘대흉근’까지 발달시킨다.

① 벤치나 매트, 폼롤러 위에 천장 바라보고 눕는다.

② 두 손으로 약간 무거운 덤벨 하나를 든다.

③ 세로로 세운 덤벨을 양손바닥 대고 네 손가락과 엄지를 벌려 덤벨 기둥에 끼워 받쳐 든다.

④ 팔을 천장으로 뻗어 가슴 위에서 정수리 근처까지 넘겨 제자리로 돌아온다.


2. 렛풀다운(홈트)

휘트니스센터 기구를 대체해 엎드린 자세에서 시작한다. 말린 어깨도 열고 척추기립근, 광배근, 하체를 한꺼번에 쓴다.

① 수건 등을 양손 넓게 벌려 잡고 양 발등과 엉덩이에 힘 줘 하체 고정해 상체 올리면서 양팔 접는다.    

② 수건 등을 쇄골 부근에 갖다 대고 양 팔꿈치는 옆구리 부근으로 팔을 접는다.

   


< 어깨뼈를 (전인)앞 뒤(후인)로 >


1. 플랭크 또는 푸시업 자세

① 플랭크에서는 바닥에 댄 전완근을, 푸시업에서는 팔꿈치를, 접어 어깨뼈가 뒤로 빠지도록(후인) 한다.

② 전완근이나 손바닥을 바닥에서 밀어 등을 동그랗게 말아 어깨뼈가 앞으로 빠지도록(전인) 한다.


2. 다운독 자세

① 양손과 양발은 매트에 붙이고 팔다리 펴 꼬리뼈는 천장 향해 올린다.

② 팔꿈치를 구부려 전완근을 바닥에 붙여 후인하고 팔꿈치를 펴서 전인한다.

③ 다운독 자세에서는 상체를 최대한 아래로 눌러 어깨가 열리도록 한다.



< 어깨뼈 360도 회전 >


오프닝 동작

① 옆으로 누워 두 무릎을 90도로 접는다

② 바닥쪽 팔은 접은 두 무릎 위에 손을 얹어 잡아 고정한다.

③ 반대쪽 팔은 손등을 하늘로 해 앞 3시 방향으로 찔러 바닥에 댄다.

④ 손바닥으로 바닥을 쓸면서 머리 위 12시 방향으로 회전 한다.

⑤ 손바닥을 천장으로 뒤집고 고개도 뒤를 바라보며 팔을 9시 방향으로 내려 되돌아온다. 척추와 복근에 힘 줘 등은 눕지 않도록, 팔은 바닥으로 내리도록 한다.  

⑥ 앞 방향 12시까지는 들이마시고 뒤 방향 제자리로 돌아올 때는 내쉰다.

⑦ 반대쪽 팔도 똑같이 각각 10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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