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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제보다 나은 오늘 Dec 31. 2023

바셀 남서쪽 해양가 휴양도시 시체스

어감은 좀 별로지만 아기자기 예뻤던 해양 소도시

 다음 여정지는 바르셀로나 남서쪽에 위치한 휴양도시 시체스.

 역시 그다지 멀지 않다. 몬세라트에서 약 75km, 차로 한 시간 거리.


 차장 밖으로 보이는 몬세라트 돌산의 웅장한 모습은 봐도 또 봐도 질리지 않는다. 소개가 좀 늦었지만, 몬세라트는 카탈루냐어로 "톱니모양의 산"이란 뜻이라고 한다. 그럼, 몬세라트 산이라고 하면 안 되겠네. 외국인이 "지리산 마운틴", "한라산 마운틴" 하고 부르는 느낌과 같을 테니까.(그런데, 국문의 외래어 표기 규정에는 저게 공식 규정이 맞긴 하다.)



 한 시간 쯤 달려 도착한 오늘의 마지막 여정지. 시체스.

 해변까지 가려면 대형버스 주차장과는 거리가 좀 된다. 1km 쯤 걸어야 한다.



 우리 일행을 태워줬던 투어버스. 기사님도 인사도 잘 받아주시고 친절하셨음.



 딱 봐도 범상치 않아 보이는 시체스 조형물.

 이 또한 단순화와 직선이 작품의 특징인 수비락스의 작품이다.



 바닷가 위치한 휴양도시 시체스(Sitges).


 원래 그리 유명한 곳이 아니었는데 언젠가부터 알려지기 시작하면서(아마도 1992 바셀 올림픽?) 휴양도시로 유명해져서 지금은 집값이 엄청나게 비싸졌다고. 이름에서 괜히 시체+s, 시체들이 가득한 좀비의 도시 같은 느낌이 떠오르는데, 선입견은 지우자. 엄청나게 예쁘고 또 예쁜 곳이다.


 시체스 도착 후 첫 행선지.

 바다가 훤히 보이는 Església de Sant Bartomeu i Santa Tecla 성당.

 성당은 그 일대 그 동네에서 가장 고급스럽고 성스럽고 아름다운 건물.

 성당이 늘 사진 맛집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


https://maps.app.goo.gl/jf328qo2wyWaPiYbA



 크지 않지만, 바닷가 풍광과 잘 어울리는 예쁜 성당.



 깔끔한 돌벤치에 앉아 사진도 찍어보는데, 역시 혼자라 심쿵한 감성은 좀 안 살아나는 듯.

 배경은 좋은데 왜 나만 사진에 들어가니 금방 그 블링블링한 감성은 다 어디 가고 "노인과 바다"가 떠오르는 거냐고. ㅠㅠ



 저도 이렇게 재기발랄 예쁘게 찍어주세요 했는데,


  

 안 재기발랄 안 예쁨. ㅡ_ㅡ;



 동상의 의미는 정확히 잘 모르겠지만, 하반신이 물고기 모양인 외계 종족을 형상화한 것으로 추정됨. 아니면, 물고기도 소중한 생명이니 회 쳐먹지 마세요 하는 물고기 의인화 퍼포먼스일 수도 있음...



 저 건물 지붕은 내가 모자이크 한 게 아니고 진짜 저렇게 생겼음. 슈퍼마리오 게임 디자인이 생각나게 한 건물.



 바닷가와 잘 어울리는 건물들도 모두 예쁨 예쁨 하고 있다. 베이지색과 나무색이 이렇게 고급진 느낌이 나는 조합이었구나~~~



 시체스 해변의 예쁜 풍광들. 이런 데는 연인과 와서 서로 사진 찍어주며 와 예쁘다 예쁘다 예쁘다 연발을 해줘야 하는 건데 솔로 중년 여행객은 마음만 아리다.



 뷰 포인트에서 인생샷 건져주시는 가이드님. 나도 저렇게 하나 찍어봐야지.



 소나무 배경샷이 좀 한국적같다는 생각을 해봤다.



 역시 나만 들어가면 배경을 다 망치는 것 같다.

 블링블링한 맛은 싹 사라지고 설명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외로움. ㅠㅠ



 원래 이렇게 예뻤던 곳이란 말이다.



 요 놀이터에서 동쪽으로 조금만 가면 보이는 교회.

https://maps.app.goo.gl/UaVqLa2KjcmiC33k9

 파사드에 아무것도 없어도 무척 깔끔하고 예쁘다.



 집도 거리도 동상도 다 예쁜 시체스.

 다 예뻐서 더 마음 상했던 시체스. ㅠㅠ

 이런 곳은 젊을 때 연인과 와야 하는 곳이라고 빡빡 우겨본다.(혼자 가기 비추...)


 아까 몬세라트에서 시음주 조금과 빵 한 조각 먹은 게 다인데 좀 허기가 진다. 뭘 좀 먹어볼까...

 맛집 몇 곳을 미리 찾아보긴 했지만 찾아가려니 귀찮고 다리 아프다. 심지어 태반이 시에스타 시간 또는 휴무일이라 영업도 안 한다. 그냥 가는 경로 눈에 보이는 곳 아무데나 들어갔다.


 https://maps.app.goo.gl/FkSdPwSvy7VzenYHA


 나쁘지 않은 분위기의 음식점.


 마침 우리 투어팀 일행 한 분이 혼자 자리에 앉아계시길래, "일행 없으시면 합석해도 될까요? 불편하시면 거절하셔도 괜찮아요~" 했더니 흔쾌히 반겨줘서 밥친구 구했음. 혼자 여행객이 혼자 밥 먹지 않으려면 먼저 말 거는 용기는 필요하다.(일종의 생존 스킬...)



 각 맥주 한 잔과 홍합 요리(Mejillones a la mari), 감자 요리(Patatas Bravas) 시켜서 배부르게 먹고 왔음. 평상시라면 비싸다 생각했을 텐데, 바셀 가격에 비하면 이만하면 값도 착한 편. 도합 25.4유로, 인당 12.7유로씩 공평하게 계산.



 석양지는 시체스 풍광도 아름다웠고



 거리 곳곳도 아기자기 예뻤다.



 수비락스가 만든 시체스 조형물 앞에서 인증샷 남기는걸로 시체스 투어는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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