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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제보다 나은 오늘 Jun 17. 2024

카탈루냐 미술관에서 바라본 야경

 시체스를 마지막으로 출발지로 복귀.

 다시 바르셀로나 Espanya역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6시가 살짝 넘는다. 아직 저녁이라 하기엔 좀 이른 시간 같지만 해가 무척 빨리 진다. 밖은 벌써 깜깜하다.


 나는 여행지에서의 모든 시간을 관광에 할애하는 타입. 앞으로 다신 오지 않겠다는 비장한 각오로, 오늘 못 보면 평생 못 본다는 생각으로 돌아다니는 전투형이다. 오후 6시밖에 안 되었는데 벌써 숙소로 돌아가서 쉬는 건 내 철학과 안 맞지.


 애매한 밤 시간이네. 어쩐다.


 사전공부 하기론 벙커에 가서 야경을 보면 예쁘다던데, 가는 길도 너무 멀고 혼자 여행객이라 밤길이 위험할 것 같기도 하고 그냥 이틀 전날 낮에 가봤던 카탈루냐 미술관에 한번 더 가보기로 했다.



 미술관 가는 길에 있는 웅장한 건물. Fira de Barcelona. 

[ 우리의 역사 ]
피라 데 바르셀로나는 1888년과 1929년의 대형 전시회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긴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1932년에 공식적으로 설립되었으며, 그것은 항상 국가의 기업 활동과 사회 변화를 반영하고, 다양한 산업의 혁신을 보여주고, 기업들의 경제적 홍보와 국제적 노출을 촉진하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https://maps.app.goo.gl/D6QxS4qG7VcFD9n7A


 유서 깊은 박람회장이라고 한다. 한국으로 치면 코엑스쯤 되겠네. 이미 시간이 많이 늦어 무슨 전시가 있는지 들어가 보진 못했다.



 Espanya역에서 카탈루냐 미술관으로 걸어가는 길의 야경.

 야경은 무척이나 예쁘지만 행인들이 많지 않아 살짝 무서웠다.


 카탈루냐 미술관 바로 앞의 저 동그란 공원이 세계 3대 분수쇼로 유명한 "몬주익 마법분수"인데, 가뭄의 영향으로 무기한 가동중단이 되었다고 한다. 이번 생애는 못 보겠군. 어쩔 수 없지요.



 카탈루냐 미술관으로 오르는 길에는 에스컬레이터가 있다. 오르는 곳 내리는 곳 두 곳 있지만, 오르는 쪽만 가동되고 있었다. 에스컬레이터가 없다면 살짝 등산하는 기분이 들 수도 있겠다.



 오렌지색 조명과 석조건물의 조화가 아름답다. 낮에 봐도 예쁘지만 밤에 봐도 참 예쁘다.



 꼭대기인 미술관 정문에 다다를수록 음악이 점점 커진다. 귀에 익은 올드팝송인 Boney M의 Daddy Cool이다. 가사 없이 무명의 키보더가 즉석에서 연주하고 있었다. 관객이 많진 않지만 충분히 낭만적이다.

 (사족이지만, Boney M의 Daddy Cool은 한국 댄스가수 DJ DOC의 Run to you 노래와 도입부가 완전히 똑같다. 어쩐지 더 귀에 익더라...)



 전자 키보더 아저씨는 내가 자리 잡고 감상을 좀 하려고 하니 짐 싸서 가버린다. 살콤 아쉽다. 공연비 낼 마음이 충분히 있었는데.



 각각 밤에 본 뷰, 이틀 전 낮에 본 뷰. 찍사 동일 장비 동일.



 멀리서 줌으로 땡겨본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초점이 살짝 나갔다.



 청백색 조명보단 오렌지색 조명이 확실히 따뜻한 기운이 있다.


 대충 다 봤으니 집에 가야지.



 요 동그란 게 몬주익 마법분수인데 분수쇼가 벌어지는 날이면 인산인해가 된다고. 나는 이번 생애에는 못 보는 걸로 패쓰.



 밤에 봐도 위풍당당 웅장한 카탈루냐 미술관.



 몬주익 분수대 앞에 설치된 커다란 네 개의 기둥. 이거, 지진나도 괜찮나? 괜한 걱정이.



 짓다 만 것 같진 않고 기둥에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 같긴 한데 말해주는 사람이 없어 모르겠음.



 다시 왔던 길을 총총 돌아 걸어오면 에스파냐 역. 이제 전철 타고 숙소로 돌아갈 시간.



 숙소 근처의 까사 바뜨요는 오늘도 조명쇼를 하고 있고 건물 앞 도로에는 무료 야간쇼를 즐기는 사람들로 붐빈다.


 바르셀로나 4일 차 여정 종료.


 무려 6개월 전 일이라 이미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이번 여행기는 완주할 수 있으려나... 에너지 고갈되기 전에 후딱 마무리했었어야 했었거늘....




 브런치북 "바르셀로나 두바이 배낭 여행기 1편"은 여기서 마칩니다.


 분량 관계상 "바르셀로나 두바이 배낭 여행기 2편"으로 이어집니다.

https://brunch.co.kr/brunchbook/barcel-dubai-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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