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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제보다 나은 오늘 Jul 15. 2024

바르셀로나 개선문 야경 감상

비슷한 듯 조금씩 다른 각 국의 개선문들

https://brunch.co.kr/@ragony/411




 아직 끝나지 않은 2023년 12월 13일 이야기 계속.


 바르셀로나 근교 소도시 지로나, 피게레스, 카다케스 3곳을 당일에 찍고 오는 단체투어는 아침에 출발했던 바르셀로나 버스 정류장 근처에 관광객을 내려주는 것으로 공식적으로 끝났다. 버스 출발 아침 08:30, 바셀 다시 도착 19:30. 대략 11시간이 걸리는 여정이었고, 짧은 시간에 매우 압축적으로 꼭 봐야 할 곳만 돌아보고 온 느낌이라 만족도가 높았다. 개인적으로 저 세 곳을 돌아보자면 돈도 돈이거니와 시간상 하루에 돌아보기 벅찼을 테니 내가 골랐지만 참 잘 골랐던 단체투어라고 생각한다.


 많이 피곤했지만... 온 김에 가 봐야 할 곳이 있다.

 500여 m만 걸어가면 바르셀로나 개선문이 있다. 동선상 오늘 안 가보면 다시 가보기 어려운 곳.

 피곤하고 밤이지만 그렇다고 잠들 시간은 아니니 힘을 내어 보자고.



 가는 길에 잠깐 들렀던 시민회관.

 도서관과 전시공간이 있다.

 전시장을 가려고 마음먹고 찾아간 게 아니라, 그냥 화장실 쓰려고 찾다 보니 불 켜진 커다란 공간이라서 들어감. 대부분이 유료화장실인 유럽이지만, 여기만큼은 돈을 받지 않았다.



https://maps.app.goo.gl/VH8YDUYCWNGCkR4t9



 지하에 위치한 현대미술 전시회. 에너지가 넘쳤다면 들어가서 찬찬히 봤을 텐데, 로비에서 내려보며 아 저런 거도 있구나 하고 그냥 나왔음.



 곳곳의 거리 야간조명이 오늘도 예쁘다.



 위용을 드러낸 위풍당당 바르셀로나 개선문.

 "1888년에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박람회의 주 출입문으로 건설한 고전적인 아치형 문"이라고 구글에 소개되어 있다.

 어디선가 많이 본 것 같은 느낌이 들 수밖에 없는데, 로마에 있는 티투스 개선문콘스탄티누스 개선문이나, 프랑스에 있는 에투알 개선문이나 형태나 규모나 배치에서 다 고만고만하기 때문이다. 바르셀로나 개선문은 그중 가장 신상이며 역사적 의의에서 로마나 프랑스에 비해선 좀 밀리는 편이라 덜 유명한 것 같다. 프랑스 에투알 개선문이 하얀 고급 대리석으로 지어진 반면, 바르셀로나 개선문은 붉은 벽돌로 조적 하여 만든 것이라 형태적으로는 비슷하지만 느낌은 다르다. 에투알 개선문은 하얀 대리석 바탕에 단순하면서도 웅장한 느낌이 드는 반면, 바르셀로나 개선문은 화려하면서 섬세한 느낌이 있다.



 양 옆으로 팔을 쫙쫙 늘어뜨린 듯한 가로등이 시원시원한 도로와의 조화가 참 잘 맞다는 생각을 해봤다.



 도로 맨 끝에 위치한 개선문. 시각적으로도 조화롭다.



 이왕 온 거, 시우타델라 공원에도 가 보기로.


 https://maps.app.goo.gl/n36zcWaQfSPTKRyk7


 늦은 시간에 외국인 혼자 공원에 배회하다 불량배에게 끌려가서 삥 뜯기면 어쩌나 걱정을 안 한 건 아닌데, 산책 & 운동하러 나온 시민들이 좀 보이는 편이라 큰 길만 돌아보고 나와야지 하고 들어갔다.



 공원 규모는 무지무지 넓다.

 공원 한가운데 있는 호수에 가면 수면에 비친 야경이 예쁘겠지 해서 가봤는데, 주변에 아주 화려한 조명이 많은 건 아니라서 기대만큼은 아녔다(사진을 다시 보니 예쁘기도 하고...).

 밤 시간, 한적한 공원에서 퍽치기당하면 안 되니까 언제든 전력질주 할 생각하며 긴장감 100% 유지하며 돌아봤던 시우타델라 공원. 밤에는 성인 남성이 가도 사실 쫌 무서우니까, 웬만하면 모자쓰고 낮에 유유자적 돌아보시길 추천드린다.


제일 아래 사진은 구글맵 불펌... 밤에 전경을 다 담아 찍을 수 없었기에 기억을 회상해서 찾아봄...


 무언가 또 엄청 장엄하고 화려해 보이는 건축물.

 구글링을 해보니 "건축가 루이스 도메네크 이 몬타네르(Lluís Domènec i Montaner)가 1888년 만국박람회를 기념하여 카페 레스토랑으로 지은 이 건물은 오랫동안 대중에게 공개되지 않았습니다."라고 나온다. 바르셀로나는 여기저기 예쁜 건물들이 널리고 널려서 건축학 전공하는 학생들에게는 물론 나 같은 일반 관광객에게도 볼거리를 끝없이 안겨주는 도시다.


 상대적으로 우리나라는 네모 빤 듯 개성 없는 건물만 너무 많은 것 같은데, 장기적으로 도시 미관을 고려해서 도시와 조화를 이루면서도 심미적 기능적으로 훌륭한 건물을 지을 수 있도록 장려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주요 지자체마다 도심경관 심의위원회가 있다는 것도 알고는 있다). 하지만, 설계한 철근도 다 안 넣고 빼먹는 관행이 여전한 마당에 저렇게 돈 들어가는 건축을 스스로 하겠다는 건물주와 사업주가 과연 있을까 생각하면, 그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라는 거 모르는 건 또 아니다. 그래서, 건축가는 그래서 사업가보다는 예술가가 먼저 되어야 한다고 우겨본다.



 낮도 예쁘지만, 밤거리는 구석구석 더 예쁜 바르셀로나.

 하지만 바셀은 소매치기 악명 높기로 유명한 도시라서 밤 산책은 정말 조심하셔야 한다. 저렇게 예쁜 도시인데, 치안 좀 강화해서 안전한 도시라고 소문이 먼저 나면 참 좋으련만.


 2023년 12월 13일 길었던 당일 투어 이야기는 여기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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