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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제보다 나은 오늘 Aug 14. 2024

두바이 엑스포 2020 행사장 탐방기

Dubai Expo 2020

 여정 9일 차. 2023년 12월 16일 토요일 오전 11시.


 느긋하게 아침 먹고 체크아웃하고 짐 맡겨놓고 두바이 관광하는 마지막 날.

 여기저기 많이 돌아다닐 거니까, 먼저 전철권부터 삽니다. 종일권(Daily Pass) 22 디르함(AED). 한화 약 8천2백 원. 이거 하나면 전철, 트램, 버스 등 어지간한 건 다 탈 수 있다. 단, 팜 주메이라 모노레일처럼 인기 있는 별도의 어트랙션은 따로 발권해야 한다. 일반권과 골드티켓이 있는데 한 푼이라도 아껴야 하는 나는 고민 1도 없이 일반권 구매함.


 첫 목적지는 두바이 2020 엑스포 행사장.

 엑스포 끝난 지가 언젠데 여길 왜 가냐면, 굳이 여기가 목적이라기보다 바닷가 1자로 조성된 도시 전체를 그냥 조망해보고 싶었음. 두바이 전철만 왔다 갔다 하면 어지간한 도시 전경은 다 볼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런데, 생각보다 거리와 시간이 만만치 않다. 편도 50km. 환승시간 포함 대충 1시간 반.



 가는 동안에는 세계 7성급 호텔(사실 호텔 공식 등급은 5등급이 최고임. 7성급이란 말은 그냥 자체 마케팅 문구)이라는 버즈 알 아랍 주메이라 호텔도 보이고,



 큼지막한 삼성 스마트폰 광고판도 보인다.



 어마어마한 빌딩숲들이 끝없이 펼쳐진다. "돈으로 지은 도시"라는 위엄이 팍팍 느껴짐.



 골드 클래스 캐빈 대기장. 타고 싶으면 돈 내시오.



 이슬람 국가답게 여성 전용칸도 있다.



 빌딩 스카이라인만 봐도 부자나라 맞는 것 같다. 인정인정. 저거 다 지으려면 얼마나 많은 노동자들이 갈려 나갔을까...



 골드칸 잠시 엿보기. 비수기라 일반칸도 텅텅 비는 마당에 골드티켓 살 이유가 없지. 아무도 없다.



 종점에 거의 다다르니 전철이 텅텅 비었다. 늘 이런 건 아니고, 팜 주메이라나 부르즈 할리파 등 붐비는 장소 가까이 가면 콩나물 시루 되는 건 서울이나 여기나 똑같다.



 전철도, 전철역도 상당히 깔끔하고 현대적 느낌인 두바이. 역시 돈이면 다 된다.



 EXPO 2020 Metro Station에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두바이, 작은 도시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멀구나... 여기서 왔던 만큼만 더 가면 아부다비가 나올 만큼 두 도시 간 거리는 멀지 않다.



 당연히 엑스포는 끝났고, 내가 도착한 날은 아무것도 안 하던 관계로 역사 및 주변은 한산하다. 이렇게 방대하고 비싼 인프라가 이렇게 놀고 있어도 괜찮나 괜한 걱정이 된다.(누가 누굴 걱정하는 건가. ㅡㅡ... 돈 많대는데.)



 만국기 게양대. 대한민국 국기를 찾아보세요~



 엑스포 행사장은 엄청나게 넓다.

 특이한 건물이라도 몇 구경하고 올까 했는데, 입구에서 아예 열어주지도 않는다.



 더워 죽겠구만 전혀 안 어울리는 "Winter City"행사를 준비한다고 했다. 아직 개장 준비 중이라고.



 야외 돔이 정말 으리으리하다. 이거 지으려면 돈이 또 얼마가 들었을까.



 놀이동산 온 것 같네. 아이들 좋아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바이 EXPO 2020 행사장은 정말 넓고 웅장했다.

 엑스포 행사 때 왔으면 볼거리가 정말 많았으리라.

 하지만 내가 갔을 땐, 외곽 접근로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 다 꽁꽁 닫혀있었고 인프라가 전혀 활용되지 못하고 있었다. 이런 류의 국제행사를 한 번 치르려면 인프라 조성에 어마어마어마한 비용이 들 텐데 그거 원가회수가 다 되려나 싶은 걱정이 다시 들었다. 행사 당시의 관광수익 말고도 국격 자체가 올라가는 부수적 이익이 있겠지만, 당장 2020년도에 두바이에서 엑스포를 했는지 말았는지 기억하는 한국인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2024 파리 올림픽 한국 방송 3사 평균 시청률이 1%도 안 된다는 기사를 봤다.

 올림픽 말고도 즐길 거리가 너무 많고 보고 싶은 영상은 유튜브만 찾으면 방송시간 기다릴 필요가 없는 요즘, 공중파 시청률이 안 나오는 건 당연한 일 같다. 시청률뿐만 아니라 파리 올림픽 관광객도 기대에 영 미치지 못해 망작이라는 얘기가 들린다.


 우리나라가 2023년도에 2030 부산 엑스포 유치에 힘쓰다가 사우디에 밀려 처참하게 실패한 것은 대부분이 잘 알고 계실 것 같다. 그런데 사후 엑스포 행사장을 보면, 과연 엑스포 유치가 국가경제에 도움이 될까 하는 의문이 든다.


 당장 있어 보이는 국제행사 유치, 국가와 지명 브랜드를 높이는 계기가 되고 행사를 기점으로 국비를 땡겨와서 사회 인프라를 한 번에 강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겠지만, 행사 이후 시설물에 대한 사후 활용을 어떻게 할 것인지 미리 고민하고 계획하지 않는다면 "예쁜 쓰레기"로 전락하지 않으려나 걱정스러운 마음이 크다.


 두바이 관광하다 말고 괜한 걱정 괜한 쓴소리.

 다른 나라는 모르겠다만, 우리나라는 내 세금이 쓰여서 신경이 안 쓰일 수가 없어 한 마디 해봤다.


 암튼 잔소리만 잔뜩 늘어놓은 "두바이 엑스포 2020" 행사장 탐방기는 여기까지.




 다음 행선지 : 두바이 마리나 & 팜 주메이라 모노레일 탐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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