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배분 전략을 사용하여 투자를 시작하기로 했다면 바로 다음 질문이 떠오르게 될것입니다.
- 어떤 자산을 얼마나 사야 합니까
이번 글에서는 위의 질문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어떤 자산이 투자하기에 좋은 자산인지 아닌지를 어떻게 판단할까요. 여러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많이 사용하는 기준이 바로 자산의 '변동성'과 '평균 수익률'을 동시에 보는 것입니다. 어떤 자산 A가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A는 매일매일 등락을 반복할 것입니다. 어떤 날은 3%가 오르는 날도 있고, -2% 손실이 나는 날도 있겠습니다.
과거의 일별 등락폭을 모두 모아 평균을 냈다고 해볼까요. 비록 복리수익률과는 다르겠지만 일별 평균 등락폭을 구할 수 있겠습니다. 이 평균 값을 '평균 수익률'이라고 합니다.
또한 일별 등락폭의 표준편차를 구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표준편차란 앞서 구한 평균 수익률 값에서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를 나타냅니다. 그래서 이 값이 바로 '변동성'이라고 합니다. (만약 일별 평균 수익률이 1% 였는데 매일매일의 등락폭 역시 변함없이 1%였다면 변동성은 0이 됩니다.)
어떤 자산도 과거 데이터만 있다면 변동성과 평균 수익률을 구할 수 있고, 이를 좌표평면에 한 점으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위의 그림은 펀드 슈퍼마켓에서 참조한 각 펀드별 성과를 나타낸 좌표평면입니다. x축이 변동성 (표준편차), y축이 평균수익률이 되겠습니다. 당연히 평균 수익률은 높을 수록 좋고, 변동성은 낮을 수록 좋겠지요. 그래서 평균수익률/변동성이 클 수록 좋은 자산이 됩니다. (이 말은 좌표평면에서 원점과 해당 자산을 연결한 직선의 기울기가 가파를수록 좋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위에 좌표평면에서 KOSPI200의 위치를 빨간점으로 표기하고 있습니다. 원점과 KOSPI200을 연결한 직선에 있는 펀드들은 KOSPI200과 동일한 성능을 가진 펀드라고 이해하면 되겠습니다. 그리고 가장 기울기가 가파른 파란색 직선에 위치한 펀드 하나가 보입니다. 이 펀드의 성능이 가장 좋았다 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미래에도 저렇게 성과를 낸다는 보장은 물론 없습니다.)
만약, 두 개의 자산을 포트폴리오에 반반 담았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두 자산을 섞어 만든 포트폴리오도 변동성과 기대 수익률을 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더 필요한 정보가 있습니다. 바로 두 자산의 '상관관계'입니다.
상관관계란 두 자산의 일별 등락폭이 과거에 얼마나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였는지, 무관하게 움직였는지, 또는 반대로 움직였는지를 나타내는 값입니다. 자세한 수식은 적지 않겠습니다. 다만 -1 ~ 1 사이의 값을 가지며 1일때는 동일한 방향, 즉 오를 때 같이 오르고 떨어질때 같이 떨어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0일때는 서로 무관하게 움직였다는 의미이고 -1일 때는 서로 반대로 움직였다는 뜻입니다.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자산으로 구성한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은 줄어들게 됩니다.
위의 표를 볼까요. 먼저 자산 A,B,C가 있다고 가정해보았습니다. 이 때, A와 B 자산은 과거 6일간 동일한 방향으로 움직였습니다. C 자산은 정 반대로 움직였습니다. 포트폴리오를 (A,B) 또는 (A,C)로 구성하였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두 포트폴리오의 평균 수익률은 1%로 같습니다. 그런데 변동성이 크게 차이가 납니다.
따라서 상관관계가 작은 자산들을 사용하여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 적은 변동성으로 높은 평균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게 됩니다. (포트폴리오의 성능과 자산들간의 상관관계를 이용하여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방법에 대해 연구한 분이 바로 해리 마코위츠입니다. 마코위츠는 1952년에 "Portfolio selection"이란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고 후에 이 논문으로 노벨 경제학상까지 수상하였습니다.)
- 자세한 수식이 필요한 분들께.
포트폴리오 이론에 따라 상관관계가 작은 자산들을 선별한 후, 각 자산의 변동성, 평균 수익률, 자산간 상관관계를 구하면 수학적으로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찾아낼 수 있습니다. 정확히는 아래의 수식을 최소화하면 됩니다.
너무 복잡해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위와 같은 수식을 활용하여 투자하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가장 쉽게 최적 포트폴리오를 구하는 방법은 portfoliovisualizer.com의 portfolio optimization 기능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상관관계가 적은 자산들을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요. 두가지 방법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 모든 자산의 과거 수익률을 검색해서 찾아내는 방법
- 경제 메커니즘을 관찰하여 상반된 상황에 잘 작동하는 자산들을 선택하는 방법
결론만 말씀드리면 저는 후자 (경제 메커니즘을 관찰하는 방법)을 더 옳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코위츠의 이론에 따르면 자산들의 변동성과 평균 수익률, 자산간의 상관관계만 알고 있으면 언제나 최적의 자산 배분 방법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문제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자산들의 변동성, 평균 수익률, 자산관 상관관계가 매년 크게 바뀐다는 점 입니다.
매년 자산들의 변동성과 수익률, 상관관계가 변한다는 의미는 주기적으로 자산 배분 전략 (투자 자산과 비중)이 바뀐다는 말입니다. (상당히 크게 바뀝니다.) 그리고 이 것은 과최적화 된 전략을 찾았다는 의미로 생각이 됩니다.
따라서 저는 경제 메커니즘에 기반한 자산군을 선택하는 방식이 더 안전하다고 생각됩니다. 예를 들면 이렇게 생각하는 방식입니다. 인플레이션이 오를 때는 물가 연동채권이 상대적으로 안전하며, 인플레이션이 낮을 때는 미국채가 안전하므로 인플레이션이란 항목을 놓고 봤을 때, 물가연동채권과 미국채를 포트폴리오에 함께 담는 것 말입니다.
유명한 자산 배분 포트폴리오는 정말 많습니다. 그 중 아래와 같은 전략을 소개드리고자 합니다.
- Permanent portfolio (영구 포트폴리오)
- Golden butterfly portfolio
- All weather portfolio
먼저 영구 포트폴리오는 단순히 주식과 장기채권, 금과 현금을 4등분하여 각각 25%씩 가져가는 방식입니다. 컨셉이 간단하여 따라하기도 쉽고 생각보다 성능이 좋습니다. 아래 portfoilovisualize.com에서 제공하는 성과를 보겠습니다.
어떻습니까. 생각보다 괜찮지 않습니까. 1978년부터 현재까지 약 40년간 연복리 8% 이상을 달성하면서도 가장 많이 떨어졌던 최대낙폭 (MDD)가 -13.52% 밖에 되지 않습니다. 복잡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지 않아도 위와 같이 안전한 부의 증식이 가능합니다.
All weather 포트폴리오와 Golden butterfly 포트폴리오는 모두 경제 상황을 "경제 성장률"과 "인플레이션" 을 사용하여 해석합니다. 경제가 아래와 같이 변한다는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All weather 포트폴리오와 Golden butterfly 포트폴리오에서는 각 국면에 적합한 자산을 아래와 같이 소개하고 있습니다.
다소 복잡합니다. 그렇지만 두 포트폴리오 모두 비슷한 자산군을 활용합니다. 바로 아래와 같은 자산들입니다.
- 주식 (미국 주식, 전세계주식, 신흥국 주식)
- 채권 (미국채권, 이머징 국가채권, 선진국 채권, 회사채권, 물가연동채권)
- Commodity (금, 원자재)
- 리츠 (부동산)
사실 위의 리스트는 전세계 모든 자산이라고 봐도 무방할 만큼 폭넓은 자산들입니다. 전세계 GDP 성장률을 따라가기 위한 우리의 목표와도 부합합니다. 각 자산의 비중을 정하는 것에 정답은 없겠지만 경제상황을 골고루 분산하여 자산을 가지고 있어야 하겠습니다. (물론 자산을 정한 뒤, 마코위츠의 최적 포트폴리오를 구하셔도 됩니다.)
다음 글에서 제가 임의로 만든 포트폴리오와 그 성과에 대해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