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23
엄마.
어제는 정말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 시간을 보냈어. 정말 고맙게도 남편이 편하게 시간 보내라고 이솔 해솔이를 시댁에 데리고 갔지. 점심을 먹고 저녁즈음 헤어졌는데 시간이 어떻게 간지 모르겠어.
대학생 때부터 예쁘던 내 친구는 여전히 미모를 유지하며 예쁜 모습으로 나타났어. 힙하게 짠 하고 나타난 친구를 보며 세월이 친구만 비껴간 것 같았다니까. 나도 정말 오랜만에 공들여 화장도 하고 마음이 설렜지. 하지만 출산 후 확 찐 살과 바뀐 체형에 바지가 맞지 않아 옷을 몇 번을 갈아입었는지. 마음이 울적했어. 그래도 이솔이는 엄마가 세상에서 제일 예쁘다고 속삭여주는 다정한 아이야. 이모랑 좋은 시간 보내라며 맛있는 점심 먹고 커피도 마시고 맛있는 디저트도 꼭 먹으래. 그리고 다음엔 자기도 데려가달래.
차에서 잠이 든 해솔이를 안고 집으로 들어갔는데, 이솔이는 그게 서러웠나 봐. 다급히 뒤를 따라와서는 엉엉 울기 시작하더라고. 이솔이를 달래려고 해솔이를 눕히자 해솔이는 앙앙 울기 시작. 두 아이가 엉엉 울어서 이솔이를 한 번 꼭 안아준 후 왼쪽 무릎에는 이솔이 오른쪽 무릎에는 해솔이를 앉혀놓고 토닥거렸지. 두 아이를 양 무릎에 앉힌 모습이 꼭 선녀와 나무꾼 속의 선녀 같았어. 둘 다 엄마 품이 그리웠는지 안아주니 울음을 뚝 그치더라고.
해솔이를 먼저 재우고 이솔이를 재우려고 나란히 누웠어. 이솔이가 좋아하는 옛날이야기도 들려주고 잠이 오라고 등을 쓰다듬으며 '엄마가 이솔이 많이 사랑해'라고 하고 뽀뽀를 해주니 갑자기 이솔이가 울기 시작했어. 깜짝 놀라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니 엄마가 자기를 많이 사랑하는 것 같아서 슬퍼졌대. 그러면서 서럽게 훌쩍이더라고. 놀랍기도 하고 귀엽기도 한 이솔이를 그저 꼭 안아줄 수밖에 없었어. 아직은 품 안에 쏙 들어오는 이솔이가 아기 같아서 이솔이가 더 어릴 때 불러주는 자장가를 불러줬지.
나도 마음에 들지 않는 내 모습까지 사랑해 주는 존재가 있다니 참으로 황홀한 느낌이야. 누가 날 이렇게 사랑해 줄 수 있을까. 내가 사랑한다는 말에 이렇게 눈물을 흘려줄까. 대문자 F인 이솔이 덕분에 나도 사랑의 감정을 마음껏 느끼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