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모유수유 끝
1989.06.28
2025. 06. 29
엄마.
오늘 날씨는 덥고 습해서 밖에 잠시 서있을 뿐이었는데 등줄기에 땀이 주르륵 흐르더라고. 겨울에 태어나서 그런지 유독 여름에는 맥을 못 추는 나에게 너무 힘든 날씨야. 어쩔 수 없이 에어컨을 항상 키고 있게 돼. 전기료가 걱정이 되지만 그나마 다행인건 출산가정 전기료 감면 혜택을 받는다는 점이야. 아이들은 어른들보다 열이 많아서 그런지 하루 에어컨을 안 키고 창문만 열어두었더니 통통이 해솔이 목에 땀띠가 났더라고. 지구온난화때문에 온도가 높아졌다고 하지만 예전에는 선풍기로 어떻게 무더운 여름을 버텨냈는지 지금의 난 상상도 할 수 없어.
베테랑 보행기 운전수가 된 아기 지은이처럼 돌이 지난 해솔이는 할 줄 아는 일이 많아졌어. 좋아하는 책을 하루에도 열 번 넘게 읽어달라고 가져오기도 하고, 머리빗을 보면 머리 빗는 시늉을 해. 언니 배에 배뽀뽀를 하면서 바람을 불어넣기도 하고. '음마, 아빠, 물' 이런 단어도 가끔이지만 말하기 시작했어. 가장 괄목한 일은 바로 모유를 끊었다는 것이야. WHO 기준에는 24개월까지 모유를 먹는 걸 권장한다고 했지만 모유양이 많이 줄어들기도 하고 갈수록 모유에 대한 집착이 커지는 것 같아서 결단을 내렸어. 잠이 오면 자꾸 내 티셔츠를 들치거나 목을 잡고 늘어뜨리는 바람에 힘이 들었거든.
가끔 육아 상담할게 있으면 지인들이나 책의 힘을 빌리기도 하지만 챗지피티한테 가끔 물어보거든. 챗지피티한테 부탁해 단유 스케쥴도 짜놓았는데 해솔이의 단유는 얼렁뚱땅 갑자기 되었어. 아침에 일어나 모유수유대신 우유를 주었더니 배고팠는지 잘 먹길래 그 날 저녁에도 모유수유 없이 잠을 자더라고. 그래서 그냥 그렇게 단유가 되었어. 이솔이는 내가 일부러 돌까지 먹이고 끝을 냈는데, 해솔이는 생각지도 않게 모유수유가 끝이 나버려 시원섭섭하네. 아이의 젖 먹는 모습은 너무나 귀여운데 말이야. 이제 다시는 볼 수 없다고 생각하니 마음 한 켠이 조금 허전해.
엄마에게 상황 보고를 하니 역시나 다정하게 응원해주는 엄마. 모유수유도 끝났으니 식단 관리도 하고 운동도 해서 아이들에게 건강한 엄마로 거듭나볼게. 이 무더운 여름에도 아이들에겐 활기차고 신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힘을 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