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나의 이야기를 공유해보다
엄마!
엄마의 육아일기에 내가 이어쓰기를 시작한 지 6개월.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한 건 3개월 정도 지난 것 같아.
이 육아일기 프로젝트는 나만의 비밀 프로젝트였는데 뜻하지 않게 엄마에게 공개하게 되었어. 우리의 일기가 마음에 와닿았다며 인터뷰를 해줄 수 있냐는 제안이 들어왔거든. 누군가 우리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고 감동을 받았다는 말에 내가 오히려 더 감사했어. 다만, 원작자(?)인 엄마에게 허락을 구하지 않고 내가 내멋대로 글을 올리고 있던 터라 엄마의 반응이 걱정되었지.
엄마에게 커밍아웃을 하고 브런치의 글을 처음으로 보여주며 쥐구멍으로 숨고 싶을 만큼 부끄러웠어. 엄마도 내가 이렇게 일기를 쓰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워했지. 엄마는 엄마의 일기에, 나는 내가 쓴 일기에 서로 민망해하면서도 서로의 일기에 감동을 받아 하는 모습을 보며 우리가 참 많이 닮았다는 생각을 했어.
사전 인터뷰지를 작성하면서 이렇게 엄마와 내가 무언가를 같이 해 본게 처음이더라고. 물론 어릴적 엄마가 나의 숙제나 공부를 봐주고 지금도 나의 육아를 엄마가 도와주고 있기는 하지만, 같은 입장에서 나란히 무언가를 하는 건 이번이 처음인 것 같아. 서로 작성한 답변지도 함께 읽어보며 피드백도 하고 그 일련의 과정이 나에게는 신선하면서도 참 소중했어. 인터뷰 내용이 엄마에게 보내는 또 다른 편지같은 느낌이야.
우리의 이야기에 대한 답례로 빈센트 마켓에서 아이들의 탯줄이 담긴 소중한 도장을 보내주셨어. 실은 탯줄을 어떻게 보관해야할지 몰라 그냥 유리병에 담아 두고만 있었는데 이렇게 멋진 도장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어. 우리의 이야기가 아이들의 중요한 순간에 함께 할 근사한 도장을 선물해준 것 같아 기뻐. 엄마와 할머니가 우리 아이들에게 주는 선물이라 더 의미가 있네. 나중에 이 도장을 선물해주며 해 줄 이야기거리가 생겨 참 좋다.
+ 이 자리를 빌어 저희 모녀의 육아일기를 즐겁게 읽어주시고 좋게 봐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https://vincentmarket.stibee.com/p/6 빈센트레터에 실린 저희 모녀의 인터뷰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