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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 연휴

by 차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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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8월 15일


엄마!

오늘은 80주년 광복절이야.

44번째 광복절이라니... 엄마의 육아일기가 오래되었음을 새삼 느끼게 되네.

80주년이라 기념행사를 크게 했을 것 같은데, 집에 TV가 없고 두 아이 육아에 바쁘다 보니 바깥 소식에 덜 관심을 두게 되는 것 같아. 이젠 이솔이가 제법 커서 이솔이에게 광복절의 의미도 알려주었어. 이번 광복절은 금요일이라 사람들에게 황금연휴를 선물해 주었어. 다들 여름을 즐기러 멀리 나갔는지 서울시내에 차가 없는 것 같더라고. 젊은 시절의 아빠와는 달리 우리 남편은 바쁘지 않아 연휴를 네 가족이 오붓하게 보낼 수 있었어.


두 아이를 데리고 서울대공원을 가봤어. 집에서 가깝기도 하고 늦은 오후에 가면 선선할 것 같아서 바깥공기를 즐기기 좋을 것 같았지. 근데 이게 웬걸. 날씨가 너무 더워서 등 뒤로 땀이 줄줄 나더라고. 두 아이들은 벌겋게 얼굴이 익어 버렸지. 낮의 열기가 너무 뜨거웠는지 오후가 되었는데도 열기가 식질 않더라고. 엄마의 일기에 묻어있는 가을의 향기를 맡으려면 지금의 우리는 더 기다려야 할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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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시 반 정도가 되었을까.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어. 아이들도 그제야 유아차에서 내려와 걷기 시작했지. 사람들이 다 빠져나간 서울대공원의 잔디밭은 아이들이 뛰놀기 참 좋았어. 해솔이도 이제 잘 걷기 시작해서 넘어지지 않고 걸어 다니더라고. 집에 가자고 유아차를 태우려고 하니 몸을 활처럼 휘면서 거부하더라니까. 잠깐이었지만 두 아이들이 손을 잡고 잔디밭을 거니는 모습이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느껴졌어. 유독 더위에 약한 나지만 아이들이 있기에 여름의 뜨거움도 온몸으로 느끼는 거겠지. 80번째 광복절, 우리는 다른 의미로 뜨겁게 보낸 하루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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