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그러지 말고 웹소설을 써봐. 요즘은 책보다 웹소설 시장이 훨씬 잘 되고 있어. 인세보다 더 많이 벌 수 있고, 언니는 계속해서 뭔가를 써야 하는 사람이잖아.
동생의 말에 처음에는 그냥 웃어넘겼다.
웹소설? 내가? 한 번도 제대로 읽어본 적 없고,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도 모르겠는데? 뭔가 낯설고 어색했다.
에이… 내가 그런 걸 어떻게 해.
나는 대충 넘기려 했지만, '웹소설'이라는 단어가 자꾸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궁금증이 생겨서 결국 어느 날, 초록창에 ‘웹소설’이라는 단어를 천천히 입력해봤다.
상상했던 것보다 더 많은 장르와 다양한 이야기들이 쏟아졌고, 그중에서도 로맨스 판타지와 현대 판타지가 특히 눈에 띄었다. 신작부터 베스트셀러까지, 작품마다 수백, 수천 개의 댓글이 달려 있었고, 독자들은 각자의 반응을 남기며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었다.
이게 바로 웹소설의 세계구나…
그제야 그 세계가 조금씩 나에게도 실감 나기 시작했다.
그러다 ‘웹소설 시장’을 검색했을 때는, 정말 깜짝 놀랐다.
수조 원 규모의 시장? 억대 연봉 작가들까지 있다고?
웹소설을 잘 써서 대박 나면… 정말 이렇게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걸까? 진짜 가능할까?
처음에는 그저 취미 정도로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더 큰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이 점점 더 현실감 있게 다가왔다.
정말 나도 그렇게 성공할 수 있을까?
믿기지 않으면서도, 웹소설의 세계가 생각보다 더 큰 가능성을 품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결국 나는 웹소설이 연재되는 플랫폼들을 기웃거리기 시작했다.
네이버 시리즈, 카카오페이지, 리디북스와 같은 플랫폼들이 독자들 사이에서 특히 인기가 있었다.
처음에는 웹소설의 제목과 자극적인 내용이 조금 부담스럽기도 했다.
“회귀해서 다 씹어먹는 남자”라거나 “막장 재벌 3세로 살아남기” 같은 제목들이 너무 유치해 보였고, 솔직히 거부감이 들었다. 일반 문학에서 보던 고상한 분위기와는 너무나 다른 이런 직설적이고 가벼운 이야기들이 과연 재미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겼다.
그러다 '회빙환'이라는 단어를 알게 됐다. 회귀, 빙의, 환생의 줄임말 이었는데, 그동안 인기 있었던 이야기들이 바로 이런 설정들을 바탕으로 한다는 걸 깨달았다.
주인공이 과거로 돌아가서 새로운 선택을 하거나, 다른 사람의 몸으로 살아가는 이야기가 독자들을 끌어당기는 이유가 바로 이거였구나.
나도 자연스럽게 상상을 하게 됐다.
"내가 과거로 돌아가면 뭘 다르게 할 수 있을까?" "다른 사람의 몸으로 산다면 어떨까?"
사이다 전개라는 말도 처음엔 낯설었는데, 웹소설은 복잡한 설명이나 답답한 전개가 없고, 빠르게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독자들에게 큰 매력이라는 걸 알게 됐다.
고구마 같은 답답한 이야기가 아닌, 시원하게 풀리는 이야기가 독자들에게 즉각적인 만족감을 주는 것이었다.
처음엔 유치하게 느껴졌던 자극적인 제목들도, 그게 바로 독자들을 끌어당기는 중요한 요소라는 걸 점차 이해하게 됐다.
처음에는 직설적이고 가벼운 내용이 낯설고 어색했지만, 웹소설의 세계를 알아가면서 그 매력을 조금씩 느끼기 시작했다.
결국, 웹소설의 직관적이고 빠른 진행, 독특한 설정들이 나에게 새로운 도전처럼 다가왔고, 점점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동시에 걱정도 됐다.
이게 진짜 내 길일까? 아니면 그저 순간적인 호기심일 뿐일까?
나는 항상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열정이 넘쳤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흥미를 잃고, 금세 다른 것에 눈을 돌리곤 했다.
그러한 나의 기질이 스스로를 불안하게 했다.
그리고 내가 오랫동안 싸워왔던 조울증과 ADHD로. 감정이 급격히 오르내리거나, 집중하지 못하고 중간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동안 이런 내 상태 때문에 많은 일들을 끝까지 해내지 못한 경험들이 떠올랐다.
그런데 또 곰곰이 생각해보니… 글쓰기는 예외였다.
글쓰기는 항상 내 곁에 남아 있었고, 그것만큼은 포기하지 않았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웹소설이든, 어떤 형식의 글이든 결국 글을 쓰는 일이라면 끝까지 해낼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조금씩 생겨났다.
그래, 어쨌든 난 글 쓰는 사람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