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여름, 육지를 덮친 코로나로 인해 오도 가도 못하고 실내 생활에 지친 어느 날, 12년생 딸과 14년생 자폐스펙트럼 아들과 함께 아빠 없이 차 트렁크에 짐을 가득 실고 급작스럽게 떠난제주 한 달 살이.
2020년 8월 19일 새벽 3시 30분, 용인에서 목포여객터미널까지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는 새벽안개를 해치고 330km를 쉬지 않고 4시간을 운전하여 도착하였어요.
특히 서해대교를 지날 때는 안개가 무척이나 심해서 반쯤 일어선채로 앞 유리에 코를 박고 운전하여 무사히 건넜답니다. 새벽의 안갯속에서 엄마는 목숨을 걸고 운전하는데, 조수석에서는 2학년 딸아이가 베개를 베고 쿨쿨 자고 있고, 뒷좌석에는 7살 아들이 편히 누워서 이불까지 덮고 자는 평온한 분위기. 무사히 목포여객터미널에 도착해서야 엄마는 자동차 시트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을 수 있었답니다.
아빠 없이 고생길 훤한 4시간 자차 운전에, 편한 비행기를 두고 왜 배일까 의아스럽죠?
자차로 제주도 여행을 결심한 이유는 14년생 둘째 아이 덕분이랍니다.
14년생 자페스펙트럼, 자폐 중증을 진단받은 둘째 아지(애칭)와 함께 아빠 없이 제주를 갈 수 있는 방법은 자차가 유일했어요! 12년생 2학년 아깽이(딸의 애칭), 14년생 자폐중증이면서 7살인 아지(아들의 애칭)의 손을 잡고, 2-3개의 캐리어와 다양한 짐까지 들고 비행기를 타려면 손이 한 10개여도 모자랄 것 같다는 결론에 이르러, 필요한 짐도 가득 실어 나르면서 아이들도 안전하게 실어 나를 수 있는 자차 + 배를 선택하게 되었답니다.
자폐 중증인 아이와 매일 한번 산책을 나가서 에너지를 소비해야 잠을 자는데... 코로나로 나가지를 못하니 아지는 새벽까지 잠들지 못하고, 더불어 온 가족도 잠들지 못하는 악순환으로 너무 괴로웠고, 큰 아이도 코로나로 인해서 집에서 온라인 수업을 할 수 있게 되면서 제주로 무작정 떠났답니다.
더 몇 마디 보태자면 여행을 위해 제주로 간 것이 아니라, 죽기 살기로 제주로 떠났다는 표현이 맞기도 하는데... 이 재미없고 슬프고 괴로운 이야기는 차차 조금씩 풀어볼게요!
오늘도 제주를 그리다 첫 번째 그림 용인 - 목포여객터미널 - 퀸메리호 타고 제주
용인 - 목포여객터미널 자차 운전 펜으로 드로잉 후 붓펜으로 채색하기
목포여객터미널에서 제주도까지 타고 갈 배인 퀸메리호 역시 펜드로잉 후 붓펜 채색
다음에는 목포여객선터미널에서 자동차를 선적하고 발권 후 두 아이들과 안전하게 배에 탑승하기까지의 여정을 드로잉으로 담아 보여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