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한달살이 하면서 아이들과 정말 많은 시간을 보냈던 곳이기도 해요. 짧으면 짧을 수도 있지만 여유를 갖자면 한없이 여유를 만끽할 수도 있던 한 달 동안 제주 현지인처럼 송악산에 올라 산책을 즐기고, 할 일 없이 송악산 공원에 와서 아이들을 놀리고, 저녁의 송악산 노을을 보며 마음을 비워내고, 천둥번개가 치는 날에는 송악산 공원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는 컵라면을 먹으며 비가 쏟아지는 소리를 들으며 마음에 단단함을 채워 넣기도 하였답니다.
송악산은 완만한 오르막길로 되어 있고 내리막길도 가파르지 않아 아이들과 산책 코스로도 안성맞춤이었어요. 송악산공영주차장의 공원을 시작으로 송악산 산책로를 따라 아이들과 여유 있게 송악산을 한 바퀴 도는 데에는 1시간 30분이면 충분할 정도로 부담스럽지 않은 코스랍니다.
송악산을 오르기 전에 볼 수 있는 바다와 하늘은 당연히 아름답지만, 송악산 산책로를 따라 오르면서 한 걸음씩 나아갈 때마다 시시각각 변하는 바다와 하늘은 더욱더 아름다웠어요.
이날은 제주도에 태풍이 오고 있다는 뉴스에 걸맞게 쉴 새 없이 부는 바람 덕분에 한낮임에도 무척이나 시원하면서 한낮의 쨍한 해 덕분에 먼 곳까지 잘 보였고, 파란 하늘은 물론 바다까지 정말 더 푸르르게 빛나 제 마음속에 영원힌 남길만한 사진들을 남길 수 있는 날이었답니다.
제주의 지형은 참 낮아서 송악산에 오르기만 해도 주변에 볼 수 있는 자연 명소들이 참 많습니다.
아이들과 한달살이 짐을 풀어놓은 산방산과 바다 위의 형제 바위, 그리고 저 멀리 한라산까지 눈으로 담을 수 있어요.
금손이라면 한걸음을 옮길 때마다 수채화 팔레트를 펼쳐서 모두 담아내고 싶을 만큼 아름답습니다.
송악산 산책로를 따라 중간쯤 걷다 보면 멀리 마라도와 가파도를 눈에 담아볼 수 있어요.
그리고 조금 더 힘을 내 걷다 보면 모슬포와 수월봉까지 한눈에 담아볼 수 있어요~!
아이들과 시원한 바람을 앞으로 했다가 다시 등으로 맞아가며 1시간 30분 만에 출발지였던 송악산 공영 주차장에 도착하였어요.
아이들과 편의점 아이스크림으로 열을 식히며 할 일 없이 놀고, 쫓기는 것도 없이 놀고, 아이들이 가자고 할 때까지 놀며 물멍, 하늘멍을 즐겼답니다.
제주 현지인처럼 시간에 쫓기지 않고, 넉넉하게 송악산과 바다를 즐기며 하루종일 놀다 돌아갔어요.
송악산 둘레길을 따라 산책하는 코스 중에서 정말 가장 아름다운 곳은 바로 이곳이에요~! 걷기 시작해서 가장 높은 오르막길을 올랐다가 살짝 내리막기로 접어드는 곳이에요. 이곳에 서면 망망대해가 눈앞에 펼쳐져 있고 나 외에는 나를 가로막고 있는 장벽도, 문제도 없는 평온하고 아름다운 곳이랍니다.
오늘도 제주를 그리다 - 네 번째 드로잉은 송악산 송악산을 여유롭게 걸으며 한걸음마다 변하는 바다와 산을 보며, 나의 삶 또한 한 걸음씩 긍정으로 나아가고, 일궈내겠다는 마음이 생기고, 결심이 생겼답니다.
연필로 간단하게 스케치를 한 다음에
아직 익숙지 않은 문교 10색 오일파스텔을 이용하여 바탕색을 넣어주었어요.
쨍한 색감을 좋아하는데 오일파스텔이 정말 쨍한 느낌을 잘 살려주어 좋네요~!
여기에 붓펜으로 더 느낌을 주니 계획 이상으로 아름답게 표현됐어요
정말 가까이서 보면 너무 허접하게 칠해져 있는데... 실눈 뜨고 멀리서 보면 너무 아름다워요^^
지금의 내 삶의 사건과 순간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자폐 중증 아이의 엄마, 어린이집에서 두 번이나 쫓겨나 오갈 데 없던 아이의 엄마, 어딘가에 부딪쳐서 피가 흘러도 인지를 못하는 아이의 엄마, 긴긴 육아휴직으로 이 세상에 내 돈이라고는 1도 없는 엄마, 자폐중증인 아이를 돌보기 위해서는 결국엔 일을 그만두어야 한다는 압박감을 받고 있는 엄마, 가장 도와주어야 할 아이의 아빠가 아이를 외면하는 현실로 엉망진창이지만...
멀리서 실눈을 뜨고 보면 자페 중증인 동생을 공동육아해 주는 2학년 딸아이 덕분에 오늘을 살아내는 엄마,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기 위해 두 아이의 손을 잡고 제주도로 내려와 여유를 즐기며 삶의 의지를 불태우는 엄마로 잘 이겨내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