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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도추억쌓기 Dec 02. 2023

제주 한달살이 내내 위로를 건낸 산방산

육지에서 제주도 목적지까지의 12시간 여정의 목적지

아깽이와 아지와 함께 제주로 출발하는 퀸메리호 배에 오르자마자 완전 신세계를 경험하였어요.

배 안에 들어서자마자 여기가 배인가? 건물인가 싶을 정도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선실로 들어가는 것도 신기했고, 차가 실리는 층이 3층, 사람들이 생활하는 객실도 3층으로 총 6층으로 이루어진 어마어마한 배의 크기에 다시 한번 놀랐어요.



배의 구조도 가운데 큰 홀을 중심으로 답답하지 않게 개방된 구조였고, 숙소와 쇼핑몰이 있는 6층 건물에 들어온 듯한 착각이 계속 들었답니다.



배를 타고 3-4시간 동안 가는 긴긴 항해에 아이들과 실 수 있도록 침대나 다인실을 예약하는 것이 정답이겠지만 긴긴 육아휴직으로 이 세상에 나의 돈이 1도 존재하지 않던 시절이라 이코노미를 예약하였고 차에 머무를 생각이었으나, 이코노미 객실에도 사람이 없을 정도로 배안은 너무 한산하고 여유롭고 좋았답니다. 이후로 코로나에 적응기를 거치면서 매년 여름 배에 타는 사람들이 늘어나 2023년 여름 제주여행 때는 이코노미 선실에 발 디딜 틈도 없는 것까지 경험하게 되었답니다.


배가 안개등으로 잠시 지연되는 동안 아지는 잠들고, 아깽이와 함께 한적한 배안을 돌아다니면서 배안을 구석구석 둘어보고 배의 모든 갑판에도 올라가서 주변의 경치를 구경하였어요..



정말 2020년 여름의 제주여행을 말 그대로 힐링, 한산, 여유 그 자체였어요.

그리고 정말이지 목포항에서 배의 간판으로 나와 망망대해의 바다를 바라보니 지금 죽어도 여한이 없다는 생각마저 들 만큼 바다는 넓었고 푸르렀고 저를 한없이 안아주고 토닥여주었답니다.

 


배에다가 차를 실어야 해서 자폐증증인 7살 아들의 손을 18개월 먼저 태어났다고 누나 노릇 하고 있는 초등학교 2학년 딸아이에게 잡게  뒤 사무실에 남겨두고 걸아나 올 때는 정말 심장 쫄깃하게 괴롭고 힘들고 숨 가쁘게 달려왔지만, 배에서 내릴 때는 아이들을 모두 차에 배우고, 짐도 차에 모두 실린 채 목적지로 바로 출발할 수 있어서 참 좋았답니다.


배에서 내려 우리의 한달살이 목적지인 산방산에 도착하였어요.



이 아름다운 산방산 뷰를 한 달 내내 감상하며 제주살이를 하였어요~!



왜 무조건 제주였을까? 왜 차로 제주를 갔을까? 아빠 없이 자폐중증인 아들과 딸을 데리고 제주로 갔을까? 여러 가지 질문의 해답은 바로 제주에 와서 제주살이를 하고 있는 남동생네 가족이 산방산 아래 살고 있어서랍니다. 아빠의 사랑을 진정으로 경험해보지 못한 아지는 애정 많은 외삼촌이 자기 진짜 아빠인 줄 알았는지 아빠라는 소리가 첫 만남에서 나오고 아깽이도 3명의 사촌들을 만나서 너무 행복해했어요. 가장 행복한 건 엄마였어요~ 매일 산방산 뷰를 보면서 아침 먹고, 점심 먹고, 저녁 먹고, 노을보고, 밤마다 바다 위와 산 위에 있는 하늘의 별 보러 다니며 정말 정말 행복했어요. 육지에서는 아이와 선교원 생활을 하면서 밀착 보육과 교육을 해야 하고, 오후에는 초단위로 센터를 다니고, 집에 와서는 항상 미안한 큰 아이의 공부와 마음을 읽어주면서 쉴 틈 없이 혼자서 발을 동동 굴렀는데, 제주에 오니 모든 것이 한가하고 여유롭고 아름다웠고 무엇에 쫓기지 않아서 좋았답니다.



오늘도 제주를 그리다 - 세 번째 드로잉은 바로 산방산
제주 한달살이 내내 위로를 건낸 산방산
연필로 스케치 후 문교 오일 10색 파스텔과 다이소 붓펜을 이용하여 채색



연필로 간략하게 스케치를 한 뒤



먼저 교 10색 오일파스텔로 대충 색을 잡아주었어요~



다이소 붓펜 중에서 연두색과 초록색 붓펜으로 음영을 조금씩 주면서 색을 입혀 봅니다.



건물 가까이에 있는 나무들은 붓펜으로만 색과 음영을 주었어요.



건물들은 약하게 색을 입히고, 간단하게 음영을 넣어주었어요.



넓은 마당도 그냥 쓱쓱 붓펜으로만 색을 담아 올리고



마지막으로 이 얼렁뚱땅 막 그리고 막 색을 칠한 그림을 살려주면서 성공 포인트로 이끌어줄 하늘 차례입니다. 저는 하늘과 바다를 그릴 때가 가장 행복해져요.


인생에 저마다의 사연이 있고 스토리가 있듯이

하늘과 바다를 그리고 색을 올리는 것도 나만의 느낌, 나만의 색을 올리면 되는 거라 정답이 없어요.

그저 그리는 이가 마음에 들면 가장 좋은 그림이라고 생각해요.


눈에 보이지 않지만 하얀색 오일파스텔로 구름을 먼저 그리고, 하늘색 오일파스텔로 전체적으로 살짝 칠해서 밑작업을 먼저 했어요.



1차로 하늘색 붓펜으로 색과 적당한 음영을 넣어주고



2차로 파란색 붓펜으로 다시 한번 선명한 음영을 넣어주었어요.



하늘에 힘을 주고 나니, 그제야 바닥 부분이 심심한 듯하여 색을 조금 더 넣었더니 그림이 좀 더 생기 있어 보입니다♡



산방산과 하늘의 색이 마음에 들어요♡



간단하게 그린 나무들도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니 합격입니다.



제주 한달살이 내내 나에게 위로를 건넨 산방산과 하늘을 그려보았어요.



미술 전공자도 아니고, 고급 미술재료로 그린 그림도 아니지만...

내가 경험한 제주의 아름다움을 이렇게 그림으로 남겨보는 것이 무척이나 즐겁고 행복한 시간입니다.


그리고 내가 경험한 제주를 그림으로 남기니 이때의 감동이 더 깊게 여운으로 전해지고, 그때의 행복감으로 설레이는 마음이 살아납니다^^



오늘도 제주를 그리다 많은 응원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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