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인정 많고 어른스러움도 보여주는 4살 히마리

코로나 격리로 2주 만에 재회한 히마리

by 리안천인

코로나 격리가 끝나고 음성임을 다시 확인한 후 2주 만에 히마리가 놀러 왔다. 복도에 마중을 나갔는데 天仁을 보더니 반갑다고 소리를 지르면 폴짝폴짝 달려온다. 집에서 놀 것이라고 그런지 외투도 입히지 않았다.


“춥지 않아? “

“응, 춥지 않아. 감기는 다 나았어? “

히마리에게는 코로나라는 말이 어려우니 天仁이 감기에 걸렸다고 한 모양이다.


“응, 이젠 다 나았어”

"어떻게 나았어?”

"응, 밥을 많이 먹고, 잠을 많이 잤더니 나아졌어”

"약은 먹지 않았어?”

"응, 약도 먹었지. “
"오바상은?”

"응, 자고 있어. 깨지 않도록 조용히 들어가 보자”
"병 간호하느라 피곤했나 보네 “

히마리의 어른스러운 말에 지금 4살짜리 아이와 얘기하고 있는 것이 맞나 싶다. 2살 동생들과 싸울 때는 틀림없는 어린아이인데, 간혹 어른스러운 말과 행동으로 놀라게 한다. 타고난 것일까, 장난감, 과자 등 나눠 주기를 좋아하는 것을 보면 깜짝 놀랄 정도로 의젓하다. 아내가 아직 자고 있으면 히마리를 데리고 슈퍼에나 다녀올까 하고 우선 집으로 들어갔다. 아내도 코로나 후유증으로 아직 몸이 정상은 아니다.


“오바상에게 나 새로 산 샌들 보여줘야 되는데 “

주의를 줄 틈도 없이 히마리는 거실에 들어서자마자 큰 소리로 오바상을 깨운다.

“오바상, 일어나 봐, 일어나 봐. 파파오지상 병 간호하느라 피곤했구나”

아내도 코로나에 걸렸던 것은 몰랐던 모양이다.


“어, 히마리 왔네. 이젠 괜찮아. 그동안 잘 놀았어? “

“응. 엄마가 샌들 사줬다. 보여줄게, 일어나 봐”

결국 오바상을 일으켜 현관으로 데리고 가서 새로 산 샌들을 자랑한다.

“세마이카라狭いから(좁아서) *주) 엄마가 새로 사줬다~ 하하“


다시 4살 아이로 돌아왔다.


한참 재미있게 놀던 히마리가 베란다 밖을 내다보더니 넋두리처럼 혼잣말을 한다.

“벌써 어두워졌네? 빨리도 밤이 되어 버렸네. “

늘 그렇지만, 오랜만에 놀러 왔기에 더 놀고 싶은 모양이다. 히마리는 어두워지면 엄마가 데리러 온다는 것을 알고 있다.


조금 뒤 엄마가 데리러 왔는데도 히마리는 전혀 집으로 돌아갈 생각이 없다. 天仁네에서 놀다가 집에 돌아갈 때는 늘 시간이 걸린다. 오늘도 10분 넘게 요리조리 도망을 다닌다. 결국 내일 다시 놀러 오기로 하고, 天仁에게 강제로 안겨 집으로 돌아갔다. 히마리도 그렇지만 天仁도 헤어질 때는 늘 아쉽다.(‘23년 1월 29일 일기에서)




주) 1. 히마리는 아직 어리다 보니 옷이나 신발이 '꽉 낀다'는 뜻으로 좁다는 뜻의 '세마이狭い'라고 하지만 사실 잘못된 일본어 표현이다. ‘꽉 낀다’는 뜻의 올바른 표현은 ‘기츠이きつい‘.


재미난 것은, 2차 대전 이후 미군이 통치하였다가 1972년 일본에 반환된 오키나와에서는 옷이 작다라는 표현으로 히마리처럼 세마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고 한다.


잠깐 일본어 공부

'기츠이'라는 형용사에는 여러 가지 뜻이 있어 우리말로는 다양하게 번역할 수 있다.

①꽉 끼다, 여유가 없다 : 服や靴がきつい 옷 신발이 꽉 낀다.

②힘들다 : 仕事がきつい 일이 힘들다.

③심하다 : きつい坂 심한 경사

④날카롭다 : きつい目や顔. 날카로운 눈, 얼굴

⑤빡빡하다 : スケジュールがきつい 일정이 빡빡하다

⑥사납다 : 性格がきつい 성격이 사납다

⑦강하다, 독하다 : 酸味がきつい 산미가 강하다, お酒がきつい 술이 독하다

⑧지독하다 : 匂いがきつい 냄새가 지독하다

keyword
이전 09화히마리 짱의 가려운 곳, 외식 추억 만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