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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가정요리가 너무너무 맛있는 히마리 짱

함께 음식을 먹는 것은 일체감 증진, 음식 베풂은 최고의 공덕

by 리안천인

히마리가 처음 天仁네 집에 놀러 왔을 때는 마침 한국식 김밥을 만들어 먹고 있었다. 점심을 먹었다는 히마리였지만 먹어 보고 싶다고 했다. 히마리는 아이답지 않게 처음 보는 음식에도 용감하게 잘 도전한다. 아이가 먹기 좋게 가늘게 김밥을 말아 주었더니 맛있다며 너무 잘 먹었다. 점심을 먹었다는 것이 거짓말이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함께 준비했던 한국 재래 된장으로 만든 시래기 된장국도 맛있게 잘 먹었다. 재료 준비에 손이 많이 가기는 하지만, 간혹 아내가 김밥을 만드는 날이면 김밥을 좋아하는 히마리네 식구들과 天仁네는 잔칫날이 된다.


히마리가 처음 天仁네에서 먹었던 점심은 떡국이었다. 일본에서는 보통 가쓰오부시(가다랑어)로 다시(맛국물)를 만드는데 아내는 한국식으로 멸치를 사용한다. 天仁이 좋아하는 한국산 물만두도 듬뿍 넣었다. 피가 얇고 소가 푸짐한 한국 만두는 한중일 3 나라의 만두 중 최고의 맛이다. 3살 히마리는 맛있다며 떡국과 함께 만두도 5개나 먹어, 너무 많이 먹는 것이 아닌지 걱정될 정도였다. 배가 부르다며 몸을 뒤로 젖히기도 하고 쉬어가면서, 그야말로 배를 두드려 가며 먹고 맛있어했다. 아침에는 빵, 어린이집에서 카레, 돈가스를 자주 먹을 히마리에게 떡국은 맛있을 수밖에 없는 요리가 아니겠는가.


호박죽을 처음 먹여 본 것은 天仁네에서 놀다 간 뒤 장염을 앓았을 때였다. 호박에는 카로틴이 풍부하고 비타민 A도 들어있어 특히 장염 등 소화기 관련 질병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속이 편치 않았을 텐데도 히마리가 너무 맛있게 잘 먹었다며 “오바상, (호박죽을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인사 영상을 보내오기도 했다. 호박은 단단한 껍질을 벗기기가 쉽지 않아, 힘든 작업은 天仁이 거들면서 아내가 몇 번이나 만들어 주고 있다. 간혹 호박을 쪄서 먹여도 히마리가 잘 먹는다.


계란말이계란찜도 히마리가 아주 좋아하는 한국 음식이다. 일본에서도 아이들 도시락 반찬이라 하면 역시 계란말이다. 그런데 일본 계란말이는 한국식과는 레시피가 조금 다르다. 일본식 계란말이는 다마고야키卵焼き라고 하는데 맛이 있지만 야채를 넣지 않고, 설탕을 넣어 너무 달다. 계란이 싫다고 하던 히마리도 아내가 만들어 주는 한국식 계란찜과 계란말이는 너무 맛있게 잘 먹는다. 귀여운 히마리가 요즘은 요령이 늘어 만들고 있으면 '간을 보자'면서 먼저 먹기도 한다.


계란찜도 마찬가지다. 히마리는 멸치 맛국물을 기본으로 야채를 듬뿍 넣은 계란찜도 한국식을 더 좋아한다. 일본식 계란찜은 차완무시(茶碗蒸し)라고 한다. 차완(茶碗)은 '찻잔'이라는 뜻이고, 무시(蒸し)란 '찜'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차완무시란 '찻잔에 담아 찐 요리'라는 뜻이다. 마치 푸딩 같이 부드러운데, 버섯, 새우 등을 넣어 찐다. 전반적으로 야채 섭취가 적은 일본 식단을 감안하면 아내식 레시피가 훨씬 좋다.


히마리는 부산 팔도시장에서 공수해 온 한국산 어묵도 맛있게 잘 먹는다. 멸치 맛국물에 어묵, 대파, 양파를 넣고 푹 끓여서 소금으로 간을 하면 구수하면서도 깔끔한 맛이 난다. 물론 일본에도 가마보코, 지쿠와, 한펜 등을 넣어 끓이는 '어묵 おでん' 요리가 있다. 우리도 어묵을 '오뎅'이라고 했지만, 일본에서 오뎅은 어묵 한 가지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어묵탕'의 뜻으로 쓰인다. 한국 어묵은 일본의 어묵 가마보코 보다 부드럽고, 끓이면 구수한 국물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코로나로 한국 방문이 어려웠지만, 天仁네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팔도시장의 부산 어묵을 4장씩 비닐봉지에 담아 냉장고에서 얼린 후 가지고 와서 필요할 때 해동시켜 먹곤 한다.


볶음밥도 잘 먹는다. 아내는 히마리가 좋아하는 새우와 함께 야채를 듬뿍 넣는다. 아이가 먹기 좋게 소시지도 잘게 썰어 넣는다. 일본에도 볶음밥은 있고, '챠한(炒飯)'이라고 한다. 중국의 볶음밥 '챠오판'이 어원이다. '야키메시焼飯"라고도 한다. 한자의 뜻으로 보면, 챠한은 '볶은밥', 야키메시는 '구운 밥'이다. 일반적으로 동일본에서는 챠한炒飯, 서일본에서는 야키메시焼き飯라고 한다.


뭐니 뭐니 해도 팥빙수는 히마리의 최애 한국 음식이다. 물론 일본에도 빙수는 있다. 그러나 대부분 색소 시럽을 넣은 것이고, 팥이 들어간 정통 팥빙수는 만나기 쉽지 않다. 한국식 팥빙수에 과일믹서, 바나나 등의 과일과 우유, 연유까지 곁들이니 히마리가 좋아하지 않을 수가 없다. 찬 음식이라 조심스러워 간혹, 적은 양을 만들어 먹인다. 그러나, 빙수기를 돌리며 얼음을 잘게 가는데 재미를 붙인 히마리는 팥빙수를 만들자고 계절에 관계없이 조른다.


섬나라인 일본과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의 음식 재로는 많이 닮았다. 그러나 먹는 방법, 종류는 많이 다르다. 외식산업의 발전이 우리나라보다 빨랐던 일본은 상업화가 진전되어 음식 종류가 많은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사실 우리나라보다 요리의 종류가 다양하지 않다. 일본 요리는 스시, 소바, 우동, 튀김류, 돈카츠, 스키야키, 라멘 등이 대표적인 것으로 그 종류가 그리 많지 않다. 한국을 자주 여행하는 일본인들에게 한국의 좋은 점에 대해 물어보면 첫 번째가 '맛있는 요리가 많다'는 것이다.


함께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역시 일체감을 가지게 하고, 정도 더 깊어지는 것 같다. 나누어 주기를 좋아하고, 한국 요리를 좋아하는 4살 아이 히마리, 음식 먹는 것을 봐도 히마리는 역시 天仁과 한국과 인연이 깊다는 것을 느낀다.


손이 많이 가지만 김밥은 일본인도 남여노소 모두가 좋아하는 건강식이다.


4살 히마리는 떡국과 만두를 너무 좋아한다. "쫄깃쫄깃한 것이 너무 맛있다"라고 한다. 그래서 "マンド が好きになっちゃった(한국 만두가 좋아졌다.)'라고 말하곤 한다.
아이가 아플 때 몇 번이나 만들어 먹였다. 껍질을 벗기는 것이 쉽지 않지만 영양가 만점의 건강식이다.
계란말이. 히마리가 너무 좋아하니 히마리 엄마가 레시피와 만드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하는 한국 요리 중의 하나다.
야채 듬뿍, 소시지도 넣어 히마리를 사로잡은 아내표 볶음밥.


팥, 과일, 연유, 우유 등 다양한 레시피의 히마리 최애 음식.
일본에서 '오뎅おでん'은 단순히 '어묵'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다양한 어묵이나 부재료를 넣어 끓인 냄비 요리, 즉 '어묵탕'을 뜻한다.
카마보코(蒲鉾)는 흰 살 생선을 잘게 갈아 밀가루를 넣어 뭉친 어묵의 일종이다.
지쿠와(竹輪)는 어육을 으깬 것을 대나무 등의 봉에 붙여서 굽거나 찐 어묵의 하나. 가운데가 빈 통의 형상이 되어, 그 모습이 대나무의 동그란 모습과 닮았다고 붙여진 이름.
한펜(半片)은 대구 같은 흰 살 생선살을 주 재료로 마를 섞어 쪄낸 어묵의 한 종류. 뽀얀 색깔에 묵과 두부의 중간 형태로 튀기지 않고 찌기 때문에 맛이 깔끔하다. 오뎅의 주요 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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