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ecomingsoo Jun 07. 2022

바다 수영

그리스 일상

6월로 접어들면서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었다. 아직은 아침저녁으로 선선하지만 낮에는 30도가 넘는 뜨거운 날씨가 지속된다. 바람이 부는 날은 그나마 시원하다. 요 며칠 동안은 다행히 바람이 많이 불었다.

매일 하던 산책도 더위로 힘들어졌다. 이른 저녁을 먹고 근처 바다로 가서 수영하는 것으로 운동을 대신한다. 6-7시에 가도 여전히 태양은 뜨겁고 수영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리스 사람들은 바다 수영이 일상이다. 아이들도 바다에서 처음 수영을 배우는 것이 자연스럽다. 엄마와 할머니가 어린 아기를 데리고 바다에 왔다. 아이는 바다가 처음인지 무서워서 울음을 터뜨린다. 엄마가 옆에서 바다는 무섭지 않다고 보여주려는 듯 바닷물에 뛰어들고 할머니 품에 안겨있는 아기는  모습을 본다. 물에서 나온 엄마가 할머니로부터 아기를 건네받고 곧이어 할머니가 아기를 보며 이것 보라는  물에 뛰어들었고 고개를 들어 웃어 보인다. 아기는  모습을 본다. 수영을 가르칠  말로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수영을 하는 것이 교육이라는 들뢰즈의 말이 생각난다.


수영 후에 근처 카페에 들러 따뜻한 차를 한 잔 마셨다. 해가 진 후 아직 태양의 기운이 서려있는 밝은 저녁, 카페와 식당의 테라스는 활기차다. 낮의 뜨거움에 움츠러들었다가 저녁에 다시 피어나는 밤의 꽃처럼.

 

작가의 이전글 Nafpaktos에서의 짧은 시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