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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comingsoo Nov 08. 2022

11월. 아침.

그리스 일상

낮 기온 20도에서 23도. 11월 초의 아티키는 참. 좋다.

아침에 눈을 뜰 때, 닫아두었던 덧문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는 하얀 햇살에 기분이 좋다. “나야, 나. 아침 햇빛. 얼른 열어서 나를 맞이해.”라고 말하는 것처럼 한가득 찬란한 빛이 창문으로 쏟아진다. 물을 한 잔 마신 후 천천히 일어나 햇살의 재촉에 못 이기는 듯 창문을 열고 덧문을 열어젖히면 신선한 공기와 함께 햇빛이 우수수, 어둠에 잠겨있던 방을 생기로운 기운으로 가득 채운다. 그때마다 나는 행복하다. 전날 그리 잘 자지 못 했어도, 늦게 잠들어 늦게 일어난 때라도 창문을 열 때마다 나를 힘껏 안아주는 것 같은 생기 가득한 바깥공기와 햇살 덕분에 나는 다시 살아나고 다시 행복하다.

 매일 아침 일어나 쏟아지는 햇살을 온몸으로 느끼며 나는 역시 지중해의 태양빛을 사랑하는 것이 확실하다고, 슬픔과 비참이 간간히 거들먹거리며 나를 툭툭 쳐도  햇살 때문에 나는 매일 행복할  있다고 오늘의 나에게 말한다.


‘깨끗한 공기야, 여기로 들어와서 내 방을 정화해주렴.’ 창문을 십 센티미터쯤 공손히 열어두고 화장실에 다녀온다. 그리고 다시 방 문을 열면 전혀 다른 공기가 코 끝에 가득 맴돈다. 새로운 하루가 시작되는 냄새와 색깔들이 나를 휘감고 나는 이들을 느끼며 천천히 깨어난다. 창문 틈새를 비집고 들어오는 햇빛에 마음이 깨어나고 신선한 공기에 몸이 깨어난다. 매트를 깔고 매일 아침 하는 스트레칭은 몸과 마음을 깨우는 거룩한 리추얼이다. 이들의 정성 어린 도움으로 나는 매일 깨어나고 움직일 힘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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