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글은 1편에 이어지는 글이므로 1편을 먼저 읽으시는 것을 권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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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사망검토(Child Death Review) 제도
의료인과 법조인, 수사기관, 아동 복지 전문가, 사회복지사 등 전문가들로 ‘아동사망검토 팀’을 꾸려 0세부터 18세까지 모든 아동 사망 사례를 상세히 조사해 예방책을 만드는 제도가 바로 아동사망검토(Child Death Review) 제도이다. 미국과 영국, 일본 등에서는 이미 도입되어 있다. 미국은 1978년 LA카운티에서부터 시작해서 2002년 모든 주로 확대되었고, 현재 모든 주에서 아동사망검토 제도를 운영하고있고 44개 주는 관련 법도 만들었다.
텍사스 주 베어 카운티의 경우는 검시관, 수사기관 관계자, 응급실 관계자, 교육자, 아동보호단체 관계자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아동사망검토 팀에 참여해 매달 회의를 한다.
아동사망검토 팀은 아이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두 살펴보는데 태어날 때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아이의 가정환경, 학교생활을 모두 시간순으로 재구성한다. 경찰이 신고 전화가 들어온 것에 대해 보고하면 의료인이 병원에서 어떠한 조치를 하였다고 인수인계를 받는 형식이다. 그 후 사망을 과연 예방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 최종적으로 추론해 보는 것이다.
사망을 예방하기 위한 방안 찾기
보통 한 번에 15~20건의 아동 사망을 다루는데 아동학대뿐 아니라 자살, 익사 사고, 교통사고, 병사 등 원인을 모두 살핀다. 예를 들어 수영장에서 숨졌다면 누가 아이를 지켜봤는지, 도움이 됐을 안전조치는 무엇이었는지 등을 논의한다. 이런 사망을 예방하려면 지역사회가 뭘 할 수 있을지 방안을 찾는 게 목적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미국 각 주에서 모인 데이터와 예방 권고안을 모두 활용해서 국가에 연간 보고서를 제출하고 아동보호를 위한 정책을 만들거나 입법도 권고한다. 의사가 '아기를 재울 때 엎드리게 하지 말고 똑바로 눕혀야 한다'라고 부모에게 권고하라는 방침이 내려진 이후에 침대에서 일어나는 영아 사망률을 50% 감소한다. 현재 미국에서 나오는 거의 모든 차에는 후방 카메라가 있는 이유도 아동사망검토를 통해 후진할 때 아이와 충돌하는 일이 빈번하다는 통계로 인한 결과이다. 체계적이고 실질적인 예방정책이 이루어진다.
또한 구체적이고 효용성 있다고 생각한 것 중의 하나는 학대 예방 방침서 중 하나가 '출생 매칭 제도'라는 것이다. 과거 학대 기록이 있는 부모가 아기를 낳으면 이 아이에게 학대나 방임이 일어나지 않도록 추가적인 지원을 제안한다.
우리나라의 아동사망검토 제도 도입 상황
우리나라도 2021년 5월, 17개의 광역자치단체마다 각 분야 전문가들로 팀을 꾸려 '아동사망검토'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국회입법 조사처에 올라온 '아동사망 예방을 위한 아동사망검토 제도 도입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아동 사망의 원인에서 영아의 경우는 18년에 비해 가해에 따른 사망자수 구성비가 커졌고 1-9세 타살이 3위, 10-19세 자살이 1위로 높은 순위에 있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아동사망 현황을 국제적 수치와 비교하면 10대 아동사망 원인이 자살인 경우 평균 5.9명으로 OECD평균 3.4명에 비해 훨씬 높다.
통계로 보면 영아의 경우는 타살 비율이, 10대의 경우 자살 비율이 높아지는 추세라고 추측해 보건대 아동사망현황으로부터 아동 사망 예방의 사각지대를 발굴할 필요가 시급하다. 예방 정책을 위해 정교한 사망원인 조사가 선행되어야 이에 따른 세부적이고 구체적인 대응을 할 수 있으니 말이다.
드디어 우리나라에서도 '아동사망검토' 제도 도입방안과 더불어 관련 내용이 담긴 '아동복지법 개정안'과 '아동사망조사 및 예방법'이 국회에 발의되는데 의결되거나 진전이 있는 법안은 없다고 한다.
2022년 말에 작성된 기사라 현재 상황은 어떠한지 확인해 봤다. 올해 1월 10일 인재근 국회의원, 사단법인온율, 세이브 더칠드런 주최로 '아동사망검토제도 도입을 위한 국회 간담회'가 열렸다는 기사가 확인되었다. 결국 2022년 말부터 지금까지 큰 진전이 없었다는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더 이상 비극이 반복되지 않기를
아동의 생명권은 아동의 기본권 중의 기본권이다. 아동 보호에 대한 특별한 보호의 필요성과 관련하여 모든 아동이 생명에 대한 고유한 권리가 있음을 인정하고 아동의 생존과 발달을 최대한 보장해야 한다. 우리나라에 태어나 살 수 있었던 아이들이 어른과 사회의 방관으로 힘없이 쓰러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 사회는 이점을 간과하고 있다. 지금도 우리가 모르는 안타까운 비극이 어디서 일어나고 있는지도 모른 채 말이다.
필자는 미국 아동사망검토위원 지니슈튤츠의 말을 끝으로 우리도 하루빨리 아이들의 사망을, 그 비극을 자세히 들여다볼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한다. 고통 속에 짧은 생을 살다 떠나야 했던.. 이 땅에 더 이상 끔찍한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간절히 기도하는 바이다.
단 한 명이라도 구할 수 있다면
사회가 모든 노력을 기울일 가치가 있습니다.
<참고문헌>
'아무도 몰랐던 죽음들... 아동사망의 진실' 외 | KBS 시사멘터리 추적 25회 22.11.13 방영
KBS뉴스기사 [추적/아동사망]④ 죽지 않을 수 있었던 아이들… 아동 사망 줄일 대책은?
아동사망 예방을 위한 아동사망검토 제도 도입방안 연구보고서, 박선권, 2021.05.20.
화요일 [건강한 가정은 작은 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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