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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a Choi 최다은 Feb 13. 2024

우리 아이들이 행복하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즐거운 세상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가 할머니에게 말한다. “할머니 나 북한 가서 살고 싶어!” 할머니는 깜짝 놀라 묻는다. 왜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이냐고. “친구들이 북한에는 학원이 없대. 그래서 친구들은 북한 가서 살고 싶다고 하더라”


현실을 피하고 싶은 아이들

친정어머니에게 전해 들었던 주변 이야기이다. 아이의 말에서 현실을 도피하고 싶은 마음, 무기력함이 느껴지는 것은 지나친 공감일까? 물론 필자는 사교육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꼭 필요하다면 사교육을 잘 활용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고 생각하는 바이다.


딸아이 주변을 보아도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이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 세상을 호기심 있게 탐구해 보고 알아가며 궁금해야 하는 어린아이들이 왜 벌써부터 사는 것이 힘들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일까? 이와 같은 흐름이 과연 맞는 것일까? 다들 그렇게 사니까 우리도 그렇게 사는 거라고 스스로 자위하며 흐름에 동조해야만 할까? 필자는 우리나라 아이들의 행복지수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해 보고자 한 연구를 인용하고자 한다.

 

어린이 청소년 주관적 행복지수는 22개 국 최하위

2021년 발행된 <한국 어린이 청소년 행복지수>는 한국방정환 재단이 주최하고 연세대학교 사회발전연구소 염유식 교수팀에 의뢰하여 유니세프 행복지수 모델로 비교한 국제비교 연구 결과이다. OECD국가와 비교해 봤을 때 우리나라 어린이 청소년 주관적 행복지수는 22개 국 최하위이다. 주관적 행복지수를 6가지 항목으로 나누어 봤을 때 주관적 건강, 삶에 만족, 주변상황 적응 못함(어울림)은 모두 최하위였고 소속감 못 느낌, 외로움은 끝에서 두 번째이다. 학교생활 만족도만 유일하게 5위로 상대적으로 높은 순위였다.



주관적 행복지수를 구성하는 항목 중 삶의 만족, 주관적 건강, 어울림 등에서 모두 최하위



주관적 행복지수를 구성하는 항목 중 소속감, 외로움에서 마지막에서 두번째



객관적 행복지수는 높고 주관적 지수는 낮다

주관적 행복지수로 보았을 때 우리나라 아동 청소년은 OECD국가들과 비교해서 대체로 스스로 건강하다 느끼지 못하고, 삶의 만족도가 낮고, 주변상황에도 적응하지 못한다.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며, 외롭다. 


안타까운 것은 주관적 행복지수를 제외한 다른 영역에서는 많은 부분이 최상위권이다. 물질적 행복지수 영역이 한 예를 들어보면 문화적 결핍은 가장 낮고(집에 책 10권 이하 있는 아동 비율) 학업성취 부분은 많은 부분이 최상위이다.


가족관계 형태도 홀부모나 의붓가정 비율이 22개 OECD국가 중 우리나라는 제일 낮다. 행동과 생활양식의 면에서도 흡연, 음주, 마약, 성관계, 십 대 출산율 등등이 모두 제일 낮은 수치로 최상위이다. 다만 운동은 하위 2번째로 운동이 부족하다.


그렇다. 우리나라 아이들은 물질적 행복지수를 채워줄 수 있는 많은 부분이 이미 채워져 있고 학업성취도 높고 행동과 생활양식도 최상위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외롭다. 우리 아이들의 마음이 건강하지 못하다는 것이 현실이다.


어린이청소년 우울증 환자 급증

이러한 주관적 행복지수가 입증하듯 2020년 우리나라 5~14세 우울증 환자는 불과 3년 만에 6,421명에서 9,621명으로 거의 50% 증가하였다는 통계로 나타나고 있다. 물론 코로나 19를 겪고 변화의 폭이 커진 것도 원인 이겠지만 유독 초등학생의 변화가 눈에 띈다.


코로나19 이후 어린이 우울증 환자가 급증하였다는 것은 그 나이 또래 특성상 부모에게 영향을 많이 받는 시기이기 때문에 부모의 스트레스지수 또한 높아져 있음을 추측해 볼 수 있다.


어린이답게 키웁시다

어디서부터 우리나라 가정들이 힘들어진 것일까? 맞벌이는 기본이며 아등바등 살아가는 3040세대가 낳은 아이들은 왜 많은 것이 갖춰진 부모의 진짜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라는 것일까? 반짝이는 새싹 같은 아이들은 삶을 시작하기도 전에 어째서 무기력을 느낄 수밖에 없는 것일까? 필자는 눈으로 확인된 수치를 보니 가슴이 아프다.


100여 년 전 발표된 '세계 최초의 아동인권선언문'이라 불리는 소파 방정환 선생의 '어린이날 선언' 중에 이런 말이 있다.


어린이의 생활을 항상 즐겁게 해 주십시오. (중략)
희망을 위하여, 내일을 위하여 다 같이 어린이를 잘 키웁시다.




3040세대를 살아가는 대한민국의 한 가정의 엄마로서 어떻게 하면 나의 아이가, 내 아이의 주변이 행복해질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다음 세대인 우리 아이들이 마음이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을까?







<참고문헌>

한국 어린이 청소년 행복지수 국제비교연구 조사결과 보고서, 2021, 한국방정환재단


**Dana Choi, 최다은의 브런치북을 연재합니다. **


화요일 [건강한 가정은 작은 천국]

수요일 [새벽독서, 책과 나를 연결 짓다]

목요일 [판도라 상자? 열어야겠지?]

금요일 [브랜드 시야로 나 세우기]

토요일 [현실과 이상의 연결, 지혜로 말하다]


14일마다 [다나의 브런치 성장기록] 매거진이 발행됩니다. 한 달간 브런치 성장기록을 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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