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ana Choi 최다은 Apr 14. 2024

부부는 같이 사는 것이 기적입니다!

Love is will to love(사랑은 사랑하고자 하는 의지입니다)


아슬아슬한 했던 주말 저녁, 부부의 큰 싸움은 없었다. 싸움닭인 아내와 감정제어가 어려운 남편이 한 집에 살면서 어찌 이런 희한한 일이 일어났을까?


결혼 10년 차, 아내의 심정을 진심으로 아파하며 어떻게든 해결해 주고 싶은 남편이 있다는 것이 감사한 날이다. 싸움 직전, 감사로 변했던 기적 같은 날의 기록이다.




모든 아내가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보통의 아내들은 남편들보다 감정변화의 폭이 크고 감정의 요동을 느끼는 순간 배우자에게 나누면서 공감받기를 원한다. 아내인 나 또한 감정의 폭이 매우 큰 사람이다. 그러나 감정의 변화를 타인에게는 되도록 노출하지 않는 사람이다. 그리하여 1부터 1000까지 오르락내리락하는 감정의 널뛰기의 상태를 매우 세세하고도 신랄하게 오. 롯. 이. 배우자에게만 표현한다.

나의 남편은 모든 감각이 매우 열려있고 아내에게는 유독 깊이 그 감각을 연다. 아내의 감정의 널뛰기에 대한 상세 설명을 들으면 예민한 그의 감각이 심하게 파동 된다.


아내의 감정을 완벽하게 정리해 줘야 하고 제대로 주파수를 맞춰줘야 한다는 책임감이 매우 강한 그에게는 심각한 스트레스로 다가오게 된다. 결론적으로 그는 아내의 말을 결코 그냥 흘려들을 수 없는 남편이라는 것이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그는 감정조절이 매우 어려운 사람이다. 결론은 아내의 감정상태의 세세한 나눔은 그를 매우 화나게 한다. 그는 말한다.


“너 또 싸우자는 거지?”


그는 싸움닭인 아내가 스스로 받는 스트레스를 매우 자세하게 리포트 함에 따라 남편인 자기에게 싸움 한 판을 하자는 선포로 들리는 것이다. 예전 같았으면 여기서부터 우리의 한 판은 시작되었다.



하지만 아내인 나는 브런치에 달라지겠다는 다짐의 글도 썼고 실제로 ”달라지고 싶다, 달라져야 한다 나부터”라는 결연한 의지로 남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려는 아내 아닌가? (상당히 힘들지만 개인적인 깨달음이 크기에 노력 중이다.)


“내가 정말 싸움닭인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남편하고 한 판을 하면서 그 스트레스를 되려 푸는.. 그런 싸움닭이 맞는가 “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나는 싸움닭이 맞다. 나는 스트레스가 쌓이면 매우 큰 싸움(토론 혹은 논쟁이라고 포장하고 싶다)으로 누군가 나를 자극하면 역설적이게 스트레스가 릴리즈 되는 효과가 있는 사람이 맞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진실이다.


그러니까 남편이 주장한 대로 아내인 나는 싸움닭이 맞다.


“내가 싸움닭이 맞았어 남편 미안해.

이제부터 멍멍 순종적인 강아지가 돼 볼까? “


아내의 반응에 어이가 없지만 자신의 의견을 옳다고 인정해 준 아내가 밉지는 않은 표정으로 웃더니 딸아이에게 말한다.


“ 딸아 네 엄마가 지금 힘드니 꼭 안아주라”




결혼 생활은 부부가 자신의 연약하고 부족한 점을 돌아보고 상대에게 상처가 될 수 있는 부분을 발견하고 배려해 주는 것, 끊임없이 서로 맞춰가는 것 밖에는 정답이 없다는 것을 몸으로 경험하는 중이다.


싸움닭인 아내와 감정조절이 힘든 남편이 함께 맞추어 간다는 것은 꽤나 고통스러운 일이다. 왜 이렇게 어려운 조합이 만나게 되었는지 묻는다면… 모른다.


괴로운 순간이 자주 있음에도 우리 부부가 헤어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이 때문에 사는 것일까? 결혼에 실패하기 싫어서 어쩔 수 없이 살고 있는 것일까?


어쩌면 이토록 쉽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함께 한다는 것이 바로 진짜 사랑한다는 의미가 아닐까?


진짜 사랑한다는 것이 어떠한 의미인지 깨닫는 모든 순간을 위해 부부라는 인연이 허락된 것은 아닐까?







Dana Choi, 최다은의 브런치북을 연재합니다.


월. 수  [나도 궁금해 진짜 진짜 이야기]

화. 토  [일상 속 사유 그 반짝임]

목       [엄마도 노력할게!]

금       [읽고 쓰는 것은 나의 기쁨]

일       [사랑하는 나의 가정]


15일마다 [다나의 브런치 성장기록] 매거진이 발행됩니다. 한 달간 브런치 성장기록을 담습니다.








이전 11화 ’눈물의 여왕‘에서 말하는 결혼제도의 모순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