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을 악착같이 돈을 모았고 모은 돈 안 뺏기려고 수단, 방법 안 가리고 발악을 했지. 그러느라 내 인생 대부분의 시간을 써버렸어. 그래서 무엇이 남았나. 나는 내가 잘못 살았다는 이 고백을 너희에게 유산으로 주고 싶구나. 너희는 나와는 다른 삶을 살기 바란다. 그리하여 허무하지 않은 마지막을 맞이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드라마 '눈물의 여왕'에서 10대 재벌 그룹을 일궈 낸 홍만대 회장의 유언이다. 그는 저택 지하의 비밀 공간에 9천억이나 되는 어마무시한 비자금을 현금으로 쌓아뒀지만 그의 유언은 돈이 아니었다. 돈을 목적으로 인생 대부분의 시간을 허비하지 말라는 것이다. 관 위에 흩뿌려지는 흙을 보며 왠지 모를 공허함이 밀려와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그가 말하는 삶의 지혜는 무엇이었을까?
오늘을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은 바로 생명이다. 내가 오늘 새벽에 눈을 뜬 이유도 심장이 뛰고 호흡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땅에 살아갈 수 있는 호흡을 허락하신 분, 생명을 주관하시는 분을 아는 것부터 이 땅을 살아가는 지혜가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여호와를 경외함이 지혜의 근본이라 그의 계명을 지키는 자는 다 훌륭한 지각을 가진 자이니 여호와를 찬양함이 영원히 계속되리로다. -시편 111편 10절-
어쩌면 매우 단순한 진짜이야기이다. 나의 삶이라는 것이 태어남과 죽음 그 사이 모든 시간을 의미하는 것인데 이 사이의 시간은 반드시 생명이 허락된 것이 전제가 되어야 이뤄질 수 있는 것이니까. 인간은 스스로 생명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능력이 결코 없으니까 말이다.
누군가는 재물이라고 말할 것이고 누군가는 지혜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재물보다 지혜를 얻기가 훨씬 어렵다고 믿는다. 이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재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대부분이기에 많은 사람들이 재물을 얻는 것이 삶의 목적이 되어 재물을 구하는 방법과 노하우가 넘쳐 난다. 마음만 먹으면 돈을 벌 수는 있다.
그런데 지혜를 얻기 위한 비법은 찾아보기가 어렵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지 않을뿐더러 지혜는 숨겨있는 보화 같아서 발견하는 이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숨겨진 보화 같은 지혜의 근간이 되는 하나님을 알고자 하는 사람은 세상에서 보면 정말 미련한 자가 아니겠는가?
이 지혜 하나 얻으려고 치러야 할 것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지혜는 어쩌면 가장 큰 희생을 요구한다.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아들인(그것도 매우 어렵게 얻은 귀한 아들)을 번제로 드리라 하시고 그것을 행하려 할 때 스탑을 외치시며 하신 말씀이 바로 "네 아들 네 독자까지도 내게 아끼지 아니하였으니 내가 이제야 하나님을 경외하는 줄을 아노라"라고 하신다.
나에게 가장 귀한 것을 후 순위로 내려놓아야 하나님이 주시는 지혜가 보일 수 있을 테니까. 자신에게 가장 중요하고 귀한 것, 그것이 돈이 될 수도 있고 혹은 명예가 될 수도 있겠다. 누군가는 자식이 될 수도 있겠지? 사실은 가장 귀한 것을 포기하라는 것이 아니라 가장 우선순위에서부터 내려놓을 수 있냐는 물음이 아닐까?
Dana Choi, 최다은의 브런치북을 연재합니다.
월 [나도 궁금해 진짜 진짜 이야기]
화. 토 [일상 속 사유 그 반짝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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