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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a Choi 최다은 May 23. 2024

엄마가 T이고 딸이 F라면

엄마와 아이의 MBTI를 아시나요?


지나치게 맹신하는 것을 경계한다면 MBTI는 재미 삼아 ’나‘와 ’ 너‘의 다름을 구분하는 정도로 도움이 된다. 나는 ENTP로 나오는데 여기서 세 번째 알파벳 자리는 사고형이냐 감정형이냐를 의미하는 것이다. T는 사고형으로 판단하고 의사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 진실과 사실에 분석적, 객관적 판단을 따르려 하는 유형이란다.


T가 공감을 잘 못한다는 인식이 있지만 사실 우리나라에서만 오해하는 부분인 듯하다. MBTI는 자신의 기질을 나타내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T와 F를 타인의 기준에서 공감을 하냐 못하냐 등으로 사용하곤 하니까,


뇌과학에서 구분하는 공감 유형

뇌과학에서 말하는 공감은 다르다. 뇌 안에서도 사람에 따라 완전히 다른 메커니즘으로 공감을 느낀다는 이론이다. 하나는 인지적 공감, 즉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라는 셀프 모니터링을 거친 다음에 판단하고 재고하는 유형이다. 인지적으로 공감하는 사람은 또 다른 유형인 정서적 공감 즉, 바로 감정이 먼저 반응하는 사람보다 즉각적 반응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굳이 T와 F로 나누는 것이 왜곡될 수 있지만 T는 공감을 인지적으로 하는 성향이고 F는 정서적으로 한다는 의미이다. 공감을 하는 방법이 다를 뿐, 둘 다 공감하는 것은 마찬가지라는 것.




인지적 공감하는 엄마가 노력하는 법

인간이라는 신묘막측한 존재를 딱 떨어지게 '인지적이다', '정서적이다'라며 공감하는 성향을 둘로 나눌 수는 없겠지만 스스로 느끼기에 나는 대체적으로 머리가 이해가 되어야 마음이 움직이는 성향이기 때문에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 배우고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 책을 읽는 본능이 발동하는 듯하다.


엄마라는 역할에서 나는 상황에 따라 아이의 마음을 먼저 공감해 줘야 할 때가 있다. 예를 들어 아이가 “학교에서 친구들이 시끄럽게 하고 선생님 말을 잘 듣지 않아 화가 났어”라는 감정을 이야기할 때 마음이 바로 움직이지 않는다. 속으로 “왜 화가 났는데?”부터 나온다.


사실 아이에게 그냥 “속상했겠다. 수업도 제대로 못하고..” 이런 공감의 언어만 해 주면 충분한 것이다. 예전에는 늘 “왜 그랬어? 수업 전에 무슨 일이 라도 있었어?” 등등 상황을 파악하는 질문들을 했기 때문에 딸아이가 엄마에게 이야기하는 것을 피곤해하고 바로 다른 주제로 이야기를 돌리거나 말을 멈추곤 했다.


그래서 사랑하는 딸에게 조차 매우 어렵지만 노력하는 부분이 바로 정서적 공감이다. 그냥 아이의 말에 “그랬구나.. 속상했겠다..” 자동적으로 잘 되지 않는다면 외워서라도 반응하는 것이다. 아이는 공감받았다는 마음에 기분이 나아졌는지 엄마를 꼭 안아주곤 한다. 아이는 이미 엄마의 성향을 다 알고 있기에 엄마가 노력하고 있다는 것도 제일 먼저 아는 존재이니까,




엄마 자신의 성향을 아는 것부터

어쩌면 엄마는 아이에게 정서적 공감이 훨씬 자연스러울 수 있다. 지나치게 아이의 감정에 동요되어 아이의 감정이 오롯이 엄마의 감정으로 전환되곤 한다. 이 경우는 엄마가 아이의 문제를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오류를 범하기 쉽다.


예일대 심리학자 폴블룸 교수의 ‘공감의 배신’이라는 책에서 '끼리끼리 좋은' 정서적 공감을 강조하는 것은 어쩌면 그 외 사람들은 차별하고 소외되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위험하다는 것이다. 스스로가 지나치게 아이의 감정에 동요된다면 한 마디로 "우리 애는 그럴 리가 없어요"의 엄마와 딸만의 공감대가 가장 우선은 아닌지 경계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엄마가 나 자신이 어떠한 성향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을 아는 것과 아이의 기질을 아는 것이 우선적이다. 이런 전문가는 이렇게 해야 한다고 저런 전문가는 저렇게 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그 전문가가 옳다고 생각하는 자기주장일 뿐이다. 도움이 될 만한 것을 참고만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나의 경우는 아이의 감정을 존중해 주고 공감해 주려는 의도적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아이가 상처받지 않도록 늘 경계해야 한다.




아이에게 노력하는 엄마가 될 수 있다면

감수성이 풍부하고 마음이 먼저 동화되는 딸아이에게 엄마가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고 공감해 주는 것만큼 아이를 행복하게 만드는 일도 없을 것이다. 엄마는 오늘도 "그랬구나, 즐거웠겠다" 아이의 말에 동의해 주는 것을 명심한다.


자연스레 나오는 반응을 거스르는 강한 의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엄마인 나에게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무의식한 상태에서는 본연의 모습인 상황을 판단하기 위한 질문이 자동적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무엇보다 딸아이를 사랑하는 엄마이기에, 엄마라서 노력해야 한다고 다짐해 본다. 어떠한 관계이든 먼저 알고 있는 사람이 노력하는 것이 좋은 관계를 위한 지혜가 아닐까?






https://youtu.be/T7 tUm3 yiVmY? si=mEXClLSc_qJDRD6 N 참고​


Dana Choi, 최다은의 브런치북을 연재합니다.


월       [나도 궁금해 진짜 진짜 이야기]

화. 토  [일상 속 사유 그 반짝임]

수       [WEAR, 새로운 나를 입다]

목       [엄마도 노력할게!]

금       [읽고 쓰는 것은 나의 기쁨]

일       [사랑하는 나의 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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