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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a Choi 최다은 Jun 06. 2024

넌 머지않아 예쁜 꽃이 될 테니까

봄이에게


민들레가 어디서든 잘 자랄 수 있다는 건

어디로 데려갈지 모르는 바람에

기꺼이 몸을 실을 수 있는

용기를 가졌기 때문이겠지


어디서든 예쁜 민들레를 피워낼 수 있는 건

좋은 땅에 닿을 거라는 희망을 품었고

바람에서의 여행도 즐길 수 있는

긍정을 가졌기 때문일 거야


아직 작은 씨앗이기에

그리 조급해하지 않아도 괜찮아

그리 불안해하지 않아도 괜찮아


넌 머지않아 예쁜 꽃이 될 테니까





박치성 님의 시이다. 민들레 같은 마음, 나의 딸아이에게 들려주고 싶은 엄마의 진심이랄까?

나의 외동딸아이를 민들레처럼 용기 있게 소망을 가진 사람, 넘어지고 아파도 중심이 단단하여 완전히 무너지지 않는 여유를 가진 어른으로 키우고 싶다.


그렇게 양육하는 일은 나의 능력 밖의 이야기다. 그래서 나는 지혜를 구할 수밖에 없다. "엄마인 나는 할 수 없습니다. 지혜를 주세요."


어떤 지혜가 필요할까? 어디로 데려갈지 모르는 바람에도 기꺼이 몸을 실을 수 있는 용기는 어떻게 가질 수 있을까?


기꺼이 몸을 실을 수 있는 용기

세상을 살아가는 기준이 분명한 것, 그러한 건강하고 올바른 가치가 분명할 때 아이는 모두가 yes를 외쳐도 소신 있게 no를 이야기할 수 있지 않을까?


엄마인 나는 아직 경험이 부족한 아이에게 이야기해 주는 것으로 간접적으로 전달해 주곤 한다. 너의 살아가는 기준이 너 자신만이 높아지는 것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네가 가진 것이 설사 많아지더라도 얼마나 많이 베풀 수 있는지에 따라 너의 인생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해준다.


좋은 땅에 닿을 것이라는 희망

엄마인 나는 아이가 세상에 태어나서 살아가는 모든 순간 스스로의 존재 자체를 사랑할 수 있도록 응원하려고 노력한다. 엄마인 내가 감수성이 최고치에 이르는, 자기 전에 꼭 하는 말이 있다.


"주아야, 엄마에게 와줘서 고마워"

부족한 엄마에게 와줘서 너를 키우면서 엄마가 하나하나씩 배우고 성장하고 있는 것 같아.


언성을 높인 날도 돌아보면 아이는 큰 잘못이 없다는 것을 안다. 엄마의 몸이 피곤해서 감정을 절제하지 못했을 뿐이다. ”엄마가 아까 소리를 높여서 미안해"


아이가 엄마의 진심을 알고 있을까? 나는 아이가 엄마의 모든 노력을 바라보며 자라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 엄마의 노력을 따스한 눈으로 바라보는 아이가 있어서 아이에게 먼저 미안하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니까,


바람에도 즐길 수 있는 긍정

아이 앞에 어렵고 힘든 일을 엄마가 인위적으로 놓아줄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아이가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을 스스로 될 때까지 해보도록 엄마가 한 발짝 뒤로 물러나 있는 것부터 시작이 아닐까?


눈을 찔끔 감아버리는 지혜가 필요한 것 같다. ‘저러면 좌절할 텐데. 분명 고생할 텐데’ 엄마 눈에는 빤히 보여도 스스로 힘들어서 엄마에게 도움을 요청할 때까지, 옆에서 언제나 두 팔 벌리고 기다려 주는 것이다. 눈을 찔끔 감는 연습을 하면 할수록 더 잘할 수 있겠지?



이런 양육 가치관은 공감받기가 어렵다. 쯧쯧 나중에 후회하려고, 세상 물정 모르고 이상을 추구한다며 엄마들의 일그러진 표정이 대신 답해주곤 하니까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민들레 같은 인생을 추구한다.


왜냐하면 엄마가 먼저 민들레 정신으로 살아가는 것을 보여줄 테니까,






Dana Choi, 최다은의 브런치북을 연재합니다.


월       [나도 궁금해 진짜 진짜 이야기]

화. 토  [일상 속 사유 그 반짝임]

수       [WEAR, 새로운 나를 입다]

목       [엄마도 노력할게!]

금       [읽고 쓰는 것은 나의 기쁨]

일       [사랑하는 나의 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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